내 몸속의 새를 꺼내주세요 - 문정희 페미시집
문정희 지음, 김원숙 그림 / 파람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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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아름다운 여성을 생명의 원형이라고 생각한다.
자유와 고독의 새가 바닷가 검은 바위를 향해 온몸을 부딪칠 때 생겨 나는 파도를 나는 아름다움이라고, 창조라고 부른다.
ㅡㅡㅡㅡㅡ
새들아 대신 울어 다오
나 기은 울음 더 퍼내기 싫어
앙상한 광채로 흔들리는 갈대들아
하늘 향해 미친 손을 휘저어 다오

봄은 가는데
꽃들은 얼마를 더 소리쳐야 무덤이 될까
.
.
여성상과 생명의식, 시와 그림의 우아하고 매혹적인 만남.
문정희 시인의 페미니즘 시와 김원숙 화가의 그림이 콜라보를 이룬 시집.
꽤나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읽는 시집인데, 그 주제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어 더 흥미롭다.
제법 오랜시간 곱씹으며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읽는 내내 고독감과, 아련함, 먹먹함이 공존하는 책이기 때문인듯 하다.
어둡지만, 따뜻하고, 어렵지만, 공감되는 시구들.
여성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가도 느껴진다.
책 머리에 이 글은 펜으로 쓴게 아니라, 피로 쓴 시라는 문정희 작가의 말처럼 여성의 삶이, 보고 들었던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꾹꾹 담아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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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123 바둑이 아이 자람 그림책 1
밤코 지음 / 바둑이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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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매개체로 1부터 10까지 가족이 탄생하는 순간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
이미지로만 구성된 네 페이지의 긴 그림은 엄마와 아빠의 만남, 부모와 아이의 만남을 서정적으로 표현하여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며, 짧은 글들은 사랑과 따뜻함이 가득가득 담겨 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책♡
너무나 다정한 그림책♡
너무나 따뜻한 그림책♡
이 세줄이면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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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 이상의 소설 문득 시리즈 1
이상 지음 / 스피리투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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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나는 내가 행복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다고 불행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날그날을 그저 까닭 없이 펀둥펀둥 게을르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이었던 것이다.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뒹굴면서 축 처져 있는 것은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나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
나에게는인간 사회가 스스러웠다. 생활이 스스러웠다. 모두가 서먹서먹할 뿐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ㅡㅡㅡㅡㅡㅡㅡㅡ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굽이 뜨내기 세상
그늘진 심정에 불 질러버려라 운운
.
.
우선 책표지가 너무 예쁜데다, 아담사이즈라 휴대하기 간편한 책~!!!😊
절친을 소설 속 주인공으로 구상했고, 그 첫번째는 희유의 투사로 등장하는 김유정이라고 한다.
구어체인데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표현들, 처음 보는 표현들이 있어 처음에는 낯설어 진도가 안 나가 좀 힘들었는데, 읽다보니 이것도 조금씩 적응된다.
이상의 소설이라....
표현들이 위트가 넘쳐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게 만들기도 하고,
촌철살인에 놀라기도 하며 읽었던 소설.
그 시대에 이런 문체에 이런 내용들이라면 꽤나 파격적이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워낙 유명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구절의 날개는 그 옛날 읽었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인데,
그때는 몰랐던 저 첫 구절이 어찌나 멋있게 다가오던지....
맨 끝의 "김유정"이란 소설 이외의 소설은 로맨스소설(이라고 하기엔 치정소설인듯 하고;;;;)이라고 해야하나~;;;;
독특한 표현들로 인간 내면이나 감정들을 이야기 한것과 기발한 소재들이 이래서 이상을 극찬하는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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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말이죠… -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심상덕 지음, 윤근영 엮음, 이예리 그림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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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름다운 옛 추억을 담고 있는 서울일기!
그리운 서울, 보고 싶은 서울이 펼쳐집니다. -박원순 시장-
ㅡㅡㅡㅡㅡㅡ
사람 운명이란 것은 결국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것이죠.
장미꽃 이름을 백합꽃으로 바꾼다고 장미향 대신 백합향이 나지 않습니다.
이름을 바꿔도 장미는 장미일 뿐이요.
ㅡㅡㅡㅡㅡㅡ
우리들은 대한의 아들딸이다
일어나는 새 서울 더울 빛내자
쓰러진 집터에도 우리 손으로
옛 모습 찾아주자 우리 국민반
우리들은 서울의 국민반이다
명랑한 서울거리 자랑하노라
손을 잡고 굳세게 이겨나가자
집집마다 웃음도 우리 국민반
.
.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고들 한다. 참 야박하다고들 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하나도 없는 그때 그 시절 서울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우리 부모님들이 공감하며 옛추억들을 소환할 수 있게 서울의 모습들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
정 많고, 나누기 좋아하고, 따뜻한 이야기들과 지금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다른 동네, 건물들.
영상이나, 사진으로만 접하던 옛 모습을 글로 만나게 되어 또 색다른 느낌.

예전에는 임산부에게 밀가루 수제비를 먹이는 풍습이 있었는데,수제비처럼 미끄럽게 순산을 하라는 의미란다.
나쁘다는 말이 밥 양이 부족할 때 쓰였었고, 근사하다라는 말이 양복입은 모습이 진짜 멋쟁이와 비슷하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우표 붙일 돈이 없어서 그냥 우체통에 넣어도 편지는 무조건 배달이 되었다고 한다.(수신자가 우표값을 부담 ㅋㅋㅋ)
고향에서 돈 부쳐왔다며? 하고 묻는 말은 호떡을 사달라는 의미이기도 했다는...
이렇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고, 골목골목 인정 가득한 그 시절 이야기가 이 추운 겨울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비록 굴렁쇠를 굴려본적도, 유리병에 담긴 우유를 먹은 기억도 없는 나는, 그런 이야기들이 응답하라1988 을 보는 기분이었달까.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그때 그 시절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 부모님들께 선물하면 무척이나 좋을듯 하다.
읽으면서 계속 생각나던 응답하라1988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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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척 이야기하고 싶어요 - 신모래 아트북
신모래 지음 / 현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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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갔는데도 너무 좋아해서 버릴 수 없어 가지고 있던 유리컵이 깨지면서 손을 베었다.
분리된 조각은 내가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
나는 그 영역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ㅡㅡㅡㅡㅡ
줄곧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어하는 데서부터 모든 문제가 시작되는 것 같아.
.
.
상실감과 고독을 표현한 아트북이랄까?
어두운 색채의 그림과,짧지만 강렬한 글들이 묵직하고 먹먹하게 다가온다.
그 고독에 외로움에 나까지 푹 꺼지는 느낌.
자신의 모든 것들을 말하고 싶다고.
사소한 것마저도 무척 이야기 하고 싶다고 고백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다가오는 화집이다.
고독하지만, 잔잔하고 오롯이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 가만가만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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