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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속의 새를 꺼내주세요 - 문정희 페미시집
문정희 지음, 김원숙 그림 / 파람북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슬프고 아름다운 여성을 생명의 원형이라고 생각한다.
자유와 고독의 새가 바닷가 검은 바위를 향해 온몸을 부딪칠 때 생겨 나는 파도를 나는 아름다움이라고, 창조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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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아 대신 울어 다오
나 기은 울음 더 퍼내기 싫어
앙상한 광채로 흔들리는 갈대들아
하늘 향해 미친 손을 휘저어 다오
봄은 가는데
꽃들은 얼마를 더 소리쳐야 무덤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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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상과 생명의식, 시와 그림의 우아하고 매혹적인 만남.
문정희 시인의 페미니즘 시와 김원숙 화가의 그림이 콜라보를 이룬 시집.
꽤나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읽는 시집인데, 그 주제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어 더 흥미롭다.
제법 오랜시간 곱씹으며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읽는 내내 고독감과, 아련함, 먹먹함이 공존하는 책이기 때문인듯 하다.
어둡지만, 따뜻하고, 어렵지만, 공감되는 시구들.
여성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가도 느껴진다.
책 머리에 이 글은 펜으로 쓴게 아니라, 피로 쓴 시라는 문정희 작가의 말처럼 여성의 삶이, 보고 들었던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꾹꾹 담아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