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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평점 :
이제부터 슬픔은 끝나는 즉시 없애 버려야겠어.
그나마 분노 상자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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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분노 상자를 가져와 열고, 그 속에 담긴 분노를 수천 조각로 갈기갈기 찢어 하나하ㅏ땅에 묻었다.
만약 누군가 그 분노 조각을 발견하더라도 조금은 화가날 수 있겠지만, 결코 크게 분노하거나 격노하지는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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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다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그럼, 행복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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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날개도 보이는 것 같았다, 어딘가 날개를 놓아두고 잊어버려서 매일 하늘 높이 떠올라 날개를 찾아다니는 것도, 세상 아래 어둠 속에 숨어 있는 것도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타는 듯 간절했으나, 태양은 끝내 날개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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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대시느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지내니?
혼자와 함께, 그 사이 어딘가쯤에 있는 우리들에게 건네는 인사.
네덜란드의 동화작가로, 어른을 위한 동화로 유명한 톤텔레헨.
책은 작고, 두껍지 않지만, 제법 생각하며 읽게 되어 시간을 들여 읽었다.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사랑, 외로움, 상처, 위로 등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철학적이고,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표지는 귀엽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묵직하고 심각한 내용은 아니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
서툰 표현들, 서툰 관계, 서툰 마음.
인위적이지 않게 표현하는 것도 톤텔레헨의 장점인듯 싶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감정을 표현하고, 위로받고 위안받는 것.
소통의 중요성을 표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