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소금처럼 그대 앞에 하얗게 쌓인다
정끝별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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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함>
주소 하나 다는 데 큰 벽이 필요 없다
지팡이 하나 세우는 데 큰 뜰이 필요 없다
마음 하나 세우는 데야 큰 방이 왜 필요한가
언 밥 한 그릇 녹이는 사이
쌀 한 톨만 한 하루가 지나간다 -신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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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겨울이 오자
풀잎들이 서둘러 사후 시신기증서를 써서 내게 전해준다
시든 꽃잎들도 사후 각막기증서를 써서 어머니에게 전해준다
나도 잎을 다 떨군 겨울나무들에게 사후 시신기증서를 써서 건네준다.
봄이 오자 어머니도 김수환 추기경처럼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 데 칠십년 걸렸다고 하시면서
산수유에게 사후 장기기증서를 써서 건네주고
휠체어에 앚아 고요히 미소 지으신다 -정호승-

정끝별 시인이 선정한 삶과 죽음, 나이듦을 표현한 시 60편.
그리고 그 시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고, 그녀의 생각들을 더해 시에 대한 감성이나 감동을 한층 더했다.
읽으며 시인들의 남다른 언어유희에 또 한번 놀라고,
은유적 표현들에 또 한번 감동하고.
역시 시인들은 표현에 있어 남다른 유전자나 뇌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틀림없다며 감탄!
감성이 다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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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 나이들어감을 표현했기에 조금은 쓸쓸하고 묵직할거라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어둡지만도, 무조건 슬프지만도 않게 노화를 자연스레 받아드리는 삶의 지혜와 유연성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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