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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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슬픈 일>
팔리지 않는 물건
쓰이지 않는 능력
사르지 않는 능력
행하지 않는 지식
내주지 않는 사랑
빛나지 않는 영혼
보이지 않는 희망

<경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오늘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
미래를 위해 오늘을 유보하지 말 것

<더없이>
진리에 대해서는 더없이 냉철하게
사람에 대해서는 더없이 사려깊게
자연에 대해서는 더없이 겸허하게

탐욕에 대해서는 더없이 엄정하게
불의에 대해서는 더없이 용기있게
저항에 대해서는 더없이 지혜롭게

시인, 노동운동가, 혁명가, 사회운동가 박노해님의 12년만의 신작 시집!
그는 안기부에 체포되어 고문을 당하고, 사형수로 무기징역에 처해졌었다. 감옥에서 시집과 에세이를 출간했고, 7년 6개월만에 석방되어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고 한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는 취지로 비영리단체를 설힙하고 가난과 분쟁현장에서 평화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시인의 감성이나 담겨 있는 은유들이 제법 어려워, 시를 멀리하는데, 그런 내가 읽는 몇 안되는 시집 중 하나가 박노해 시인의 시집이다.
이번 시집 역시 역사가 담겨 있고, 사회문제가 담겨 있고, 인권이 담겨 있고, 차별과 혐오, 기근과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용기를 부어주고,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도 언제나 희망을 이야기한다.

표지마저도 너무 예쁜 책!
시가 어려운분들고 쉽게 읽을 수 있고, 사랑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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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상회의 집사들
이경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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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몰래 키우다 고시원 총무에게 들켜 퇴실 통보를 받은 백수 민용, 졸업을 유예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연후, 편의점과 당구장에서 투잡을 뛰는 휴학생 저커는 노량진 뒷골목에 살다, 서초동의 다 쓰러져가는 오로라 아파트에 입주한다.
오로지 고양이 유로를 키우기 위해서.

셋은 월세를 N빵 하면 그다지 부담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함께 살기를 결정하고, 이렇게 남자 셋과 고양이 유로의 동거생활이 시작된다.

다 쓰러져가는 오로라 아파트의 상가에 홀로 불빛을 밝히고 있는 묘한 분위기의 오로라 상회에 들어간 민용은 그곳에서 말도 짧고 세상 모든게 지루하다는 표정의 주인을 만나, 맥주 한잔을 하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자 주인은 묵직한 한방의 조언을 해주며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든다.
그 곳에서 이안을 만나 민용, 주인, 이안 셋이서 매일 오후에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친해진 이안 역시 오로라 아파트의 하우스메이트로 합류하게 된다.

함께 하면서 조금씩 서로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 그리고 피로감을 느끼며 의도하지 않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사회의 주역이 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 전전긍긍하며, 불안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노력해도 더더더를 외치고, 버텨도 변화하는 것은 없고, 평범한 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를 겪으며 분노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더라도 내 곁의 사람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내가 믿고 나를 믿어주는 이들, 내게 손을 내밀어주고 어깨를 빌려주는 이들이 있기에 무너질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어선다.
서로가 서로에게 다정한 위로가 되고, 휴식이 되는 모습들이 잔잔한 감동과 따뜻함을 전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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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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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가 된다. 혐오는 이분법을 타고 흐른다. 남성/여성, 문명/야만, 장애/비장애, 젊음/늙음… 이분법에는 위계가 있고 혐오는 은유를 타고 확장된다. 젊음은 혁신의 은유, 남자답다는 용기의 은유, 아름다움은 선함의 은유가 된다. 은유에는 논리가 없고 설명이 필요 없다. 스며들 뿐이다. 맞서 싸우기 힘들다. 그래서 몸의 차이를 근거로 차별하면 쉽게 오래 착취할 수 있다. 착취당하는 사람 스스로 자신을 혐오하게 되니까.p10-11

우아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요구하지 않아도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행운’, 말만 해도 다들 귀기울여주는 ‘행운’을 물고 모두 태어나지 않았을 뿐이다.p141

누구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를 당연하게 여겨야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싸워야 겨우 쟁취할 수 있고, 그 마저도 불가할때가 허다하다.
성별, 인종, 국적, 취향, 장애, 가치관 등 많은 것들이 흑백의 논리로 구분지어지고, 분류된다.
이 책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렸다고 구분 짓는 사회의 여러 차별들 중 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노화, 장애, 가난, 질병을 가진 몸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누구든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우리사회는 그러한 몸을 구분해 사회적 약자로 분류하고, 배제하고, 소외시킨다.
그렇게 몸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시키고 차별을 합리화 시킨다.
외모, 외향, 생김새에 대한 비하와 그로 인한 판단이 난무한 세상속에서 오늘도 하루를 열심히 살아낸 나의 몸을 사랑하고 존중해한다.
우리는 존재자체만으로도 빛이 나는 존재이니까.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마땅히 지켜져야 하는 권리가 지켜지지 않는 세상.
존엄과 생존권이 무너진 사회에 굵직한 메시지를 남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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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알아야 할 바이러스와 팬데믹 이야기 - 동화로 보는 바이러스, 변이 바이러스, 팬데믹, 백신과 의료 불평등, 건강한 생활 습관 이야기! 공부가 되고 상식이 되는! 시리즈 20
정유리 지음, 박선하 그림 / 팜파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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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은 보이지 않는 재앙 ‘바이러스’!
아이들에게 바이러스에 대한 올바른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준다. 앞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와 치료 기술을 위해 인간과 사회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와 협력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바이러스와 팬데믹에 얽힌 과학적, 역사적, 경제적, 인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양한 관점에서 바이러스와 팬데믹을 살펴볼 수 있다.
인류를 위협해 온 바이러스의 습격이 이전에도 수차례 있었으며 바이러스의 습격에 잘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생활 수칙과 시민 의식에 대해 일깨워 주며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아야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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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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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키친은 말 그대로 책들의 부엌이에요. 음식처럼 마음의 허전한 구석을 채워주는 공간이 되길 바라면서 지었어요. 지난날의 저처럼 번아웃이 온 줄도 모르고 마음을 돌아보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맛있는 이야기가 솔솔 퍼져나가서 사람들이 마음의 허기를 느끼고 마음을 채워주는 이야기를 만나게 됐으면 했어요. 그리고 누군가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글쓰기를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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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테이와 책방을 하고 싶은 유진은 시골 소양리에 '소양리북스키친'을 연다.
이 곳을 방문한 다양한 사람들의 저마다의 사연들이 챕터별로 펼쳐지는데, 무엇보다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사는 20-30대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지금의 청년들에 공감을 건넨다.

소란한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서 보내는 여유로움과 봄내음이 느껴지는 힐링소설이다.
마음의 안정과 격려를, 인정과 칭찬을 바라는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따스함과 포근함을, 여유로움과 작은 행복을, 치유와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불편한 편의점을 시작으로(사실 이미 그 전에 위저드베이커리, 나미야잡화점의 기적, 츠바키문구점, 시간을 파는 상점이 있었지만) 달러구트 꿈 백화점, 휴남동 서점, 책들의 부엌까지 상점을 장소로 한 소설들이 유행처럼 많이 출간되고 있다.

누구에게나 친근한 공간, 추억이 가득한 공간, 그리고 따스하고 치유받을 수 있는 공간.

모두가 꿈 꾸는 힐링의 공간이 필요해서가 아닐까.
장소든, 사람이든, 누구에게든, 무엇에게든 위안 받고 삶을 살아갈 희망을 얻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도 많은 곳에 존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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