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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상회의 집사들
이경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4월
평점 :
길고양이를 몰래 키우다 고시원 총무에게 들켜 퇴실 통보를 받은 백수 민용, 졸업을 유예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연후, 편의점과 당구장에서 투잡을 뛰는 휴학생 저커는 노량진 뒷골목에 살다, 서초동의 다 쓰러져가는 오로라 아파트에 입주한다.
오로지 고양이 유로를 키우기 위해서.
셋은 월세를 N빵 하면 그다지 부담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함께 살기를 결정하고, 이렇게 남자 셋과 고양이 유로의 동거생활이 시작된다.
다 쓰러져가는 오로라 아파트의 상가에 홀로 불빛을 밝히고 있는 묘한 분위기의 오로라 상회에 들어간 민용은 그곳에서 말도 짧고 세상 모든게 지루하다는 표정의 주인을 만나, 맥주 한잔을 하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자 주인은 묵직한 한방의 조언을 해주며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든다.
그 곳에서 이안을 만나 민용, 주인, 이안 셋이서 매일 오후에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친해진 이안 역시 오로라 아파트의 하우스메이트로 합류하게 된다.
함께 하면서 조금씩 서로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 그리고 피로감을 느끼며 의도하지 않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사회의 주역이 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 전전긍긍하며, 불안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노력해도 더더더를 외치고, 버텨도 변화하는 것은 없고, 평범한 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를 겪으며 분노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더라도 내 곁의 사람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내가 믿고 나를 믿어주는 이들, 내게 손을 내밀어주고 어깨를 빌려주는 이들이 있기에 무너질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어선다.
서로가 서로에게 다정한 위로가 되고, 휴식이 되는 모습들이 잔잔한 감동과 따뜻함을 전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