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에 곰이라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5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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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깨고 한 걸음씩 내딛고, 한뼘씩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이 뭉클했고,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정도로 재미있고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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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에 곰이라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5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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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 그게 사람만 하는 건 줄 알아? 자기들이랑 조금만 이상하면 따돌리고 괴롭히는 거, 그거 그냥 살아 있는 모든 것의 본성이야."p188

"좋은 부모가 되는 건 너무 어렵거든. '엄마'는 애를 낳으면 쉬 불리는 이름이지만, '좋은 엄마'는 참 난감한 이름이잖아."p253

기린이었어도, 비둘기였어도, 뒷다리가 짧은 하이에나였어도 우리는 태어난 존재이고 자라나는 힘든 과정도 축복이라 그 힘든 시기를 겪는 것이다.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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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갑자기 동물화가 되는 정체불명의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아이들은 시간차를 두고 곰, 비둘기, 하이에나, 기린, 원숭이, 들개, 라텔(꿀벌오소리) 등등의 동물로 변한다.
동물화가 된 아이들을 알아보지 못한 보호자들은 그저 아이들을 내쫓기도 하고, 국가에서 동물화된 아이들을 잡아가 시설이나 농장에 가두기도 한다.
동물화된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보호자들은 국가에서 시설에 감금한 아이들을 위해 시위를 하는 등의 활동으로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 등교하기 시작한다.
동물화 된 아이들과 아직 동물화가 되지 않은 아이들, 그리고 사람인 교사들과 뒤 섞인 학교는 반인반수가 되고, 가정에서는 사람인 보호자와 동물화된 아이들이 같이 지내게 되면서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동물화가 된 아이들은 자신이 그간 알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직면하기도 한다.
곰으로 변한 태웅은 농장에 감금되어 파리가 들끓는 썩은 음식들을 배식 받아야 했고, 비둘기로 변한 세희는 도시의 불빛 때문에 갈 곳을 잃고 잠들 수 없는 밤을 보내기도 하지만, 자신을 지켜주던 동물화된 비둘기 지훈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풋풋한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 와중에 하이에나로 변한 상욱은 아이들을 위협해 돈을 빼앗고 괴롭히기도 하고, 들개로 변한 가출팸은 마을을 초토화시키며, 누군가를 해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등의 악랄함을 보인다.

원숭이로 변한 아이가 동물원에 갇혀 식음을 전폐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고나서야 동물화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모습들은 누군가가 목숨을 잃어야 그제서야 관심을 갖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동물화된 아이들은 서로의 말을 알아듣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사람은 그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것들은 소통의 부재, 혹은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어른의 모습을 빗대어 표현한 것은 아니었을까.

소통의 부재, 열악한 동물권, 환경오염, 권력을 쟁취하고자 하는 검은 욕망, 누군가를 짓밟는 행위, 군림하고자 하는 마음, 범법행위들의 이야기를 담아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하고, 동물화된 아이들이 저마다의 사연들을 가지고 분투하는 모습과 자신을 보호하고, 또 누군가를 위해 연대하고, 함께 싸우는 모습들과 도전하는 모습들이 따뜻하게 그려져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자신을 깨고 한 걸음씩 내딛고, 한뼘씩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이 뭉클하다.

중간중간 그려져 있는 동물 일러스트도 너무 귀엽고, 반전이라면 반전이라 할 수 있는 입양이나, 라텔(꿀벌오소리)이야기도(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너무 영특하고 귀여운 캐릭터! ) 너무 재미있었다.

청소년문학을 주로 쓰는 추정경작가는 몇년 전 #검은개 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내용도, 문체도, 담긴 메시지들도 너무 좋아 그 뒤로도 몇 작품을 찾아 읽었었다.
읽을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녀의 글에는 사회적 메시지들이 담겨 있어 묵직하지만, 유쾌한 매력이 있다.
다채로운 이야기들 속에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와 경쾌함은 그녀만의 장점 아닐까.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너무 재미있는 책!
오랜만에 너무 즐겁게 한 자리에 앉아 다 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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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의 젊은 문학 7
정선임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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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카타, 라고 말하면 마음이 놓였다. 요카타는 다행이란 말보다 더 다행 같았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어도 요카타라고 말하면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요카타, 라는 말로 체념하고 요카타, 라는 말로 달래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오늘을, 다시 내일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요카타 中-p34-35

-요카타
-무슨 말인지 알죠
-우리가 우리였던
-얼음이 떨어지던 밤
-구부린 마음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귓속말
-몰려오는 것들

8편의 단편이 담겨있는 정선임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단편 수상작도 있고, 여러 계간지나 문학잡지에 담긴 작품, 그리고 미발표작이 담겨 있다.

한편한편 모두가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 묵직하게 다가온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야기들은 곧 우리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자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안정적인 삶을 쟁취하고자 하는 이들의 아프고 피곤한 마음들이 고스란히 와닿는다.

인력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는 노화와 노인의 삶, 미등록 이주 노동자의 삶과 죽음,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들, 그리고 가난 속에서 생계를 이어가고자하는 치열한 마음들이 켜켜이 쌓여 쓸쓸하지만, 그 속에서 슬쩍슬쩍 내비치는 다정함과 따뜻한 온기가 돋보인다.

자신의 존재의 이유와 가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한 분투가 섬세하게 잘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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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러시 설산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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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뒤 덮힌 장대한 설원 스키장을 배경으로 해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추격전을 통해 속도감과 스릴을,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그들의 탐욕과 고뇌를, 생각지도 못한 전개로 반전을, 청춘의 풋풋한 감정을 통해 설렘을,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들을 담은 휴머니즘까지 다양함을 담아내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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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3 세트 - 전3권 - 정윤정 대본집
정윤정 지음 / 세계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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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고급스럽고, 섬세한 미생 대본집!

내게 미생은 조금 더 특별한 작품이기도 하다.
노동인권 수업에서 항상 드라마 속 몇몇 장면을 영상자료로 사용하다보니 친숙해서랄까.

잔혹한 현실과 사회초년생의 노동 이야기, 그리고 노동권을 보장하지 않는 사회문제를 깊이 있고 진솔하게, 그리고 현실성 넘치게 담아내 모두의 공감을 자아낸 미생!

모두에게 위로를 건넨 작품의 대본집을 다시 보자니, 드라마와 만화가 눈 앞에 그려지는 느낌이다.

미생 이야기의 기본 정서는 '너도 그랬구나'의 마음과 서로를 향한 연민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는 장그래의 시간을 지나왔고,
지금도 누군가는 장그래의 시간을 살고 있겠지.

수없이 반복되었던, 어쩌면 지금도 반복하고 있는 좌절과 포기, 그럼에도 느낄 수 있는 성취의 기쁨과 보람, 그리고 문득 느껴지는 감사를 선사하는 미생은 여전히 명품작품이다.

완생을 위해 우리는 지금도 따복따복 하루를 살아가는 미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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