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의 젊은 문학 7
정선임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카타, 라고 말하면 마음이 놓였다. 요카타는 다행이란 말보다 더 다행 같았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어도 요카타라고 말하면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요카타, 라는 말로 체념하고 요카타, 라는 말로 달래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오늘을, 다시 내일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요카타 中-p34-35

-요카타
-무슨 말인지 알죠
-우리가 우리였던
-얼음이 떨어지던 밤
-구부린 마음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귓속말
-몰려오는 것들

8편의 단편이 담겨있는 정선임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단편 수상작도 있고, 여러 계간지나 문학잡지에 담긴 작품, 그리고 미발표작이 담겨 있다.

한편한편 모두가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 묵직하게 다가온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야기들은 곧 우리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자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안정적인 삶을 쟁취하고자 하는 이들의 아프고 피곤한 마음들이 고스란히 와닿는다.

인력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는 노화와 노인의 삶, 미등록 이주 노동자의 삶과 죽음,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들, 그리고 가난 속에서 생계를 이어가고자하는 치열한 마음들이 켜켜이 쌓여 쓸쓸하지만, 그 속에서 슬쩍슬쩍 내비치는 다정함과 따뜻한 온기가 돋보인다.

자신의 존재의 이유와 가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한 분투가 섬세하게 잘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