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매 순간을 그저 흘려보내거나 놓치지 않길'오늘 하루 행복했는가? 자문해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행복의 기준도, 행복을 느끼는 강도도 너무 달라진다. 까르르 웃던 소녀 시절의 기억들은 별처럼 내마음 속에 행복의 한 파편으로 남아있는데, 그것은 과거를 이쁘게만 담아두려는 나의 뇌의 정상작동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때도 지금도 가끔 행복하다. 이 책 저자의 따뜻한 그림에도, 무심하게 행복을 이야기하는 적당한 노련함에도 따스한 웃음이 지어지는 이런 순간조차 바로 행복이 아닌가 한다.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그럼요'라고 같이 맞장구쳐주고 싶다. 고비고비 넘길 때마다 느끼는 일상의 고마움, 잔잔한 행복... 그저 평범함을 가장 특별함이다라고 느껴진 이 나이의 행복이 이런 사소함일지 모르겠다. 담백하게 써내려간 그녀의 글과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생생한 그림에서 작가의 행복을 엿보며, 나의 행복을 대비시켜 본다. 따뜻하다. 그리고 바로 이 짧은 순간마저 잠시나마 행복함을 느낀다. 그녀가 써내려간 아름다운 그림일기에 말이다. '봄에도 여름에도, 겨울을 향해가는 가을에도 자연은 급한 것이 없다. “익어가는 것들은 숨 가쁘게 달리지 않는다”고 박노해 시인은 가을을 노래했다.' <책 속에서...>'샤워기를 틀어 아이들 머리 위에 비누 거품을 깨끗이 씻어내자, 꾀죄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보송보송한 천사들이 되었다. 마음 안에 쌓인 삶의 찌꺼기도 이렇게 씻어내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내 안의 찌꺼기를 청소해준 건 바로 이 순간이다. 말간 얼굴로 웃는 나의 딸들.' <책 속에서...>#도서협찬 #행복이이렇게사소해도되는가 #나를수놓은삶의작은장면들 #강진이 #수오서재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