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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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 없는 세상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일상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일상의 고마움을 잘 모르고 살아간다. 일상을 놓쳤을 때라야 비로소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인가를 알게 되는데, 그것을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시간들이다.


말이 없는 세상을 생각해본적이 없다. 사촌오빠가 유일하게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마음 만은 최고로 따스했던 사람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잠시였고, 살다보니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아 지금 이 책을 꺼내든 순간 오빠의 기억을 더듬게 된다. 그 따스함이 말보다 더 소중했음이 기억나는 순간이다.


'완벽한 언어를 구사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내 뜻을 알아주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손짓과 몸짓으로도 대화할 수 있으면 되는 거야.' <책 속에서...>


이 책은 한 언어치료사의 이야기이다. 언어장애학생 25명을 수업하면서 기록했던 순간들과, 선생으로 그리고 한 인간으로 성장해왔던 이야기들을 담아두었다. 이야기들은 일상성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좀 더 특별함이 묻어나 가슴 한켠이 시리면서도 몽글몽글함이 느껴진다.


언어를 구사하지 못해 불편하지만, 어떤 아이는 아주 오랜동안, 또 어떤 아이는 인지 기능 장애까지 앓고 있지만, 말로 해결될 수 없는 그 마음에 가 닿기까지의 조금 먼 길을 돌아 닿는 것을 보여준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해의 말들로 가득찬 이 책이 말을 할 수는 있지만 소통은 할 수 없는 우리들에게 반성과 가르침을 가져다준다.


'말더듬은 항상 첫소리에서 시작하지. 그래서 나는 말더듬이 ‘언어의 병목현상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마치 너무 많은 물을 한꺼번에 깔때기에 부으면 죄다 넘쳐서 한 방울도 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처럼.' <책 속에서...>


'네 뜻을 알아주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되겠다. 너에게 익숙해지면 서로 편해지겠다. 손짓과 몸짓으로도 대화할 수 있으면 되겠다. 너와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갖고 추억을 쌓아 가면 되겠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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