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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살아도 괜찮을까
이성진 지음 / 하모니북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부산 싸나이의 여행 에세이'
라고 치부하기엔 젊음의 기운에서 인생의 깊이가 느껴진다. 작가님은 너무 인생을 일찍 알아버린게 아닐까 하는 정도이다. 이 책은 도시공학을 전공하는 부산의 한 대학생이 유럽을 보고 난 자신의 소회를 사회적인 시선과 인생의 시선을 담아 그려내었다.
<유럽에서 살아도 괜찮을까>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유럽에 대한 찬양이나 찐여행기는 아니다. 가끔 여행이 가고 싶어 여행에세이를 짚어드는 나로서는 살짝 당황한 것도 사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들이 나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혹여 유럽에서의 파란만장한 체류기나 외국에서 한 달 살기의 묘미 따위를 기대했다면, 나는 그런 글을 쓰지 않았다고 분명히 일러두고 싶다. 오히려 이건 유럽의 도시에 겹쳐 보이는 ‘한국의 도시와 도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책 속에서...>
도시공학도의 시선에서 바라본 유럽의 건물들. 도로들, 그것을 모두 감싸안고 있는 유럽의 도시. 이방인이 되어 낯선 도시를 경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재건축이 핫한 이슈인 만큼 유럽의 옛건축물에 대한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40년된 강남의 은마아파트가 곧 붕괴위기라느니 하는 뉴스들이 무색해지는 시간이다. 빠른 성장을 거친 만큼의 아픈 상처이겠지라는 생각은 하지만, 일회용품에 익숙해진 만큼이나 우리의 삶이 이다지도 생명이 길지 않은 주변의 것들이 가슴이 아프다.
유럽. 다시 한 번 꼭 가보고픈 곳이다. 만약 언젠가 그곳을 다시 찾게 된다면, 작가님의 시선을 좇아봐야지. 그곳에서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책으로 인해 잠시 떠난 유럽여행처럼 말이다. 맥주와 와인 한잔을 하며 유유자적하게 그곳을 느끼고 싶다.
'세상 모든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가지고 살아간다. 거기엔 빠름과 느림, 그리고 잠깐 멈춤과 되돌아가기도 포함된다.'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