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음천(光音天)이라는 하늘 세계에 살고 있던 신선들이 인간세계로 나들이를 왔다. 그런데 땅 위에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았다. 대지의 비옥한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고 탐욕을 부린 신선들은 결국 몸이 무거워져 다시는 자기가 살던 곳으로 날아가지 못하고 땅 위에 눌러앉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책 속에서...>인간은 원래 탐욕의 동물이다. 탐욕에 눈이 멀어 서로 싸우고 다투다 생을 마감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식탐이 어디서 왔나했더니 바로 이곳이다. 찾았다. 난 그럼 원래 신선이었던가?라고 생각하며 신선생활을 상상해본다. 이 책은 노마드(Nomad) 스님, 법정 스님을 잇는 불교계의 문장가로 알려진 원철 스님에 의해 쓰여진 역사문화 기행 산문집이다. 문장가라 알려진만큼 단순 그 이상의 깊이를 보여주는 필력을 보여준다. 서두에 꺼낸 책 속의 글을 보며 짧고 굵은 생각을 한다. 인간의 탐욕과 신선의 경이로움과 자연의 대단함을 하나의 이야기에서 풀어낸다. 우리 인간은 그 대단한 능력과 탐욕 사이에서 어떤 것을 결정할지에 따라 인생이 결정될른지도 모르겠다. 여튼 행간의 깊이가 있는 글을 좋아하는데 스님의 글이 그러하다. 스님은 이 책에서 노마드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게 여러 장소에서 사유를 한다.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그 장소에 얽힌 이야기과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어떤 경우에는 명문과 선시를 들려준다. 낡은 곳이지만 옛것에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다. 과거에 있는 것들이 지금까지도 살아숨쉴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스님과 같은 이들이 늘 새롭게 고찰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그것들은 '낡아가며 새로워지는 것들'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손 대는 것마다, 발 닿는 곳마다 이러한 새로움이 묻어나니 지도의 자취로 따지자면 군데군데 빛나는 것들이 반짝반짝 보이는 듯 하다. 삶이 지니는 의미, 그리고 옛것이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것들을 불교의 교리인 '연기(緣起)'와 '무상(無常)'으로 풀어낸 이 책으로 세상의 여러 곳을 훨훨 날아 여행한 기분이다. 더운 여름, 좀 더 색다른 세계의 깊이감을 느끼고 싶다면 스님의 이야기가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