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작가의 100년 전 한국 그림'한국을 사랑해주는 외국인을 보면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느끼게 한다. 어떤 때는 부끄럽기까지 하다. 한국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한국 사람과 한국 문화들이 이렇게 소박하고 정이 넘쳤던가? 하며 말이다. 이 책은 약 100여 년 전 한국으로 온 영국인 두 자매의 '한국을 그리고 느끼기'라 할 수 있다. 그들은 1919년부터 한국을 방문하며 느낀 색다른 아름다움을 한 폭의 그림에 담기 시작했다. 거기에 그들의 시선을 고스란히 담은 이야기는 나를 백년 전으로 끌고 간다. '주막은 추운 겨울날 먼 거리를 걸어가거나 무거운 짐을 나르는 시골 사람들에게 아주 인기 있는 곳이다. 진한 국수 국물이 솥에서 천천히 끓고 있다.' <책 속에서...>한국민속촌에서나 보았던 주막이 내 머리 속에 만들어진다. 막걸리 한 사발에 해물파전 한 쪽이면 족하다. 드라마에서 보았던 주모가 손님들을 상대하고, 어느 한쪽으로는 취객이 난동을 부린다. 내가 그 공간에 있는 것 마냥 증강현실처럼 마구 그려진다. 목판화가 이다지도 정교하고 활기 넘치는 색감이 나타나는지 처음 알았다. 작품을 처음 접한 순간 느껴지는 인물들의 생동감으로 인해 책에 코를 박고 쳐다보게 된다. 나름 예술작품을 많이 접해왔음에도 키스의 목판화는 나름의 매력의 넘쳐흐른다. '한국에서 제일 비극적인 존재! 한국의 신부는 결혼식 날 꼼짝 못하고 앉아서 보지도 먹지도 못한다. 예전에는 눈에다 한지를 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책 속에서...>'널뛰기는 사실 위험한 놀이이며 기술이 필요하다. 한쪽의 여자가 뛰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정확히 자기 자리에 온몸의 무게를 실으면, 그 힘으로 반대편의 아이가 하늘로 올라가는데, 어떤 때는 자기 키보다 더 높이 올라가기도 한다.' <책 속에서...>나도 몰랐던 한국의 문화와 정취가 있다. 아!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울 것만 같았던 신부가 서양화가에게는 비극의 존재였다니! 문화적 시선은 이렇게도 다르다. 같은 것을 보고 있음에도 다른 것을 보다니. 우리는 이토록 같음에도 다른 사람이거늘. 우리는 그럼에도 그것을 모르고 살며, 이 세상이 다인줄 아는 '정저지와(井底之蛙)'와 같은 우매한 존재는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원본을 그대로 복원해낸 백 년전 그림책이 혹여 다칠까 전전긍긍한다. 아! 너무 귀한 책! 그래서 그림을 좋아하고,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고픈 그런 책이다. '애착'이란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한 것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