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성년의 나날들,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나는 마모되고 싶지 않았다. 자유롭게 기를 펴고 싶었고, 성장도 하고 싶었다.”


박완서님 타계 10주기이다. 한국 문학의 거장이었던 그녀가 세상에 이별을 하던 날, 뉴스에서 그려지던 장면이 선하다. 많은 작품을 대한 적도 없는 내가 그저 먹먹해졌다. 아마도 그녀의 작품 한 두점이 깊이 박힌 까닭이리라.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녀의 자리는 여전하다. 헛허하고 한편으로는 시린 이 기분은 세상의 빛을 내어주던 분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라고 생각해본다.


📚 "나는 이불 속에서 외롭게 절망과 분노로 치를 떨었다. 이놈의 나라가 정녕 무서웠다. 그들이 치가 떨리게 무서운 건 강력한 독재 때문도 막강한 인민군대 때문도 아니었다.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고 천연덕스럽게 시치미를 뗄 수가 있느냐 말이다."


아마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처음 만났을터이다. 담박하고 솔직한 글에 매료되었다. 문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도 무언가 모를 몽글몽글함이 내 가슴 속에 자라난 기분이었다. 이 책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싱아의 후속작이다. 자전적 소설이었던 이 두편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 "하물며 사촌 시누이 하나쯤 안 보이는 게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할머니가 먼저 느이들은 어쩌면 식구 하나 준 것도 모르냐고 나무랐다."


전쟁 후에 남겨진 참상,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삶들, 비참하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연대들이 잘 그려져 있다. 문장 하나하나에 쓰라림을 느낀다면 그것은 절제된 아픔을 느껴서이겠지. 대가족 가운데 누구 하나 없어져도 모름을 비통함을 비꼰듯이 써내려간 문장에서 그녀의 젊음을 읽는다. 단단해지지 않은 스무살의 젊음이 겪어야 했던 아픔이 그렇게 나타났겠지. 그것이 전쟁이라는 아픔이었겠지.


소중히 간직해둔다. 간직하던 전작 소설을 잃어버린 후 헛헛했던 마음이 후속작이 채워준다.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이 마음. 간만에 따뜻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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