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가난의 시대 - 2020 문학나눔 선정도서
김지선 지음 / 언유주얼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그의 말이 맞다. 일주일에 20달러씩 아끼면 175년 뒤에는 집의 보증금을 모을 수 있다.”


노력만으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그런 시대가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겠으나, 기대조차 되지 않는다. 피터질만큼 열심히 살아야 남들 밥먹을 때 밥먹고, 남들 옷 사입을 때 사입을 수 있는 정도이고, 집이나 차는 언감생심. 대출 없이 사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렵고, 그나마 대출이라도 된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이다.


‘우아한 가난’, 지금의 시대를 너무나도 잘 표현한 단어이다. ‘어차피 노력해도 내집 하나 장만 못할거면 지금이라도 소소하게 행복하자’라는 것이 요즘 시대의 슬픈 단상이다. ‘나 오늘 고생했으니 간만에 소고기 먹어도 돼.’, ‘이 정도로 아꼈으면 가방 하나 정도는 사도 돼.’라며 소소한 사치를 부린다. 지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삶의 희망은 없어보이니까 말이다.


“이토록 방만한 가난을 말한다는 것은 가난에 대한 무례다.”


저자의 글 문구 하나하나가 왜 이리도 뼈를 때리는지, 가난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건만, 나 또한 우아한 가난을 누리고 있었음을 돌아본다. 슬쩍 들춰보다가 훅 들어간다. 동굴 속에서 삐죽이 나와 꽁꽁 숨겨두었던 글을, 생각을 내비치는 저자의 솔직함이 나를 끌어당긴다. 나를 포함하여 부침이 심한 시대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 책 속에서...
우리 세대의 미래는 블러 처리한 사진과 같다. 지금 내 주위에 자기 삶의 미래 형태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장 십 년 후에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앞으로 남은 몇십 년의 삶을 어떻게 이어 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고 있는 거다. 일할 기회는 점점 더 사라지고, 일해야 하는 의무만 여전히 남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능한 일은 미래에 대한 망각뿐인 듯하다. 어쩌면 우리의 사치는 앞이 조망되지 않는 내리막 세상에서 터득한 날카로운 생존 감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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