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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쾌변 - 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박준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모태 아웃사이더’, ‘생계형 변호사’
변호사인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칭한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울다웃다 하루하루를 위해 살아가는 하루살이 같은 30-40대 직장인을 생각나게 한다. 눈물겹게 서글프다. 드라마에서 보던 정의 앞에 선서한 정의로운 변호사, 화려한 언변과 말끔한 정장의 엘리트스러운 모습은 어디로 가버리고 그저 생계를 걱정하는 그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이다.
카카오 주최 ‘제7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그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승진 없는 로펌, 82년생 늙은 막내인 어느 현직 변호사의 글은 전문직이라는 선망과 우아함은 멀리한 채다. 왜이리 짠하냐?! 원활한 생계 유지가 인생 제1목표라니... 드라마는 모든 것이 과장이었나? 역시 그 세계도 냉혹한 생존경쟁이었나보다.
“괴상하게도, 오늘은 판사가 날 보고 웃더라니...”
그의 파란만장한 일상을 유쾌하게 담은 책의 내용은 최고 엘리트 계층인 변호사의 친절한 법률 상식이나 심오한 철학 따위는 없다. 카리스마 여사님과 퇴임을 앞둔 공무원, 노동자 유족에서부터 약쟁이와 사기꾼, 동네 불량배, 추방 위기의 불법체류자 등 을 만나고 10분 만에 끝나버리는 재판에, 패소 후 오는 현타는 왜 이리도 정겹고 눈물겨운지 모르겠다.
‘오늘도 별 탈 없이 수습해서 다행이야’
그의 이야기가 우리네 서민들을 다독여준다. 멋지고 우아한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사는 모습은 모두 거기서 거기라고 말해주는 생계형 변호사, 박준형 작가에게 공감과 위로를 얻는다. 이 책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은 이유를 알겠다.
📚 책 속에서...
많은 사람이 재판을 통해 자신이 믿는 ‘진실’이 아주 쉽게 그리고 당연히 밝혀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든지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 따위의 허무맹랑한 소리만 믿고 재판에 임하면 언제나, 반드시 패하며 그때까지 믿었던 진실은 순식간에 거짓으로 둔갑한다. 재판에서는 증거로 말하는 게 원칙이다.
📚 책 속에서...
보릿고개를 맞은 변호사는 자꾸만 등가죽과 붙어먹으려는 뱃가죽을 떼어내며 짐짓 태연한 척해보지만, 휴정기 동안 마음의 평화를 이룩하신 고객님께서는 찾아오실 기미가 없다.
📚 책 속에서...
처음부터 누가 정의로운 쪽인지, 누가 선량한 쪽인지 같은 걸 가르는 싸움이 아니다. 철저히 이해관계에 따라 냉정한 계산과 이합집산 편 가르기가 반복되었다. 이 판에 끼어 있는 사람들에겐 각자 믿는 것이 진실이고, 득 되는 것이 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