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무지개 리커버 에디션) - 개정증보판
박근호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누군가를 잃고 펑펑 울다가 이내 배고픔을 느낀 적이 있다. 동물에 가까운 나의 본능은 나를 저주하게 만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연히 밥을 먹는 내 모습이 그야말로 동물스러웠다. 그의 제목에서 나의 지난 시절을 떠올렸다.


“산다는 게, 너를 사랑한다는 게 사뭇 닮았다.”


그는 인생을 논한다. 사랑과 이별. 인생 전반에 걸친 큰 두 갈래의 순간들을, 혹은 일상의 순간순간들을 덤덤히 회고한다.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보다 더 가슴이 쓰린 것은 이 세상에서 내가 허락받았던 사람들과의 사랑과 이별이겠지.


어릴 때 모든 것이라 믿었던 풋사랑의 절절함이라 생각했던 그의 글이 그저 가볍지만은 않은 탓은 어쩌면 그의 글이 조용하기 때문이리라. 잔잔한 물결 밑에 그려지는 그의 애절했던 아픔이 있었으리라는 것은 나의 추측일지도 모르겠으나, 응축되고 절제되어진 그의 표현들이 왜 이리도 더 내 마음을 흔드는지는 아마도 그만이 알리라.


“나는 지금 아주 찬란한 시절에 살고 있다.”


시와 산문을 오가며 뱉어내는 그의 글들이 이 밤을 흔든다. 그가 말하는 여러 종류의 사랑과 덤덤한 일상들이 왠지 모르게 나와 닮아 있는 탓일테다.



📚 책 속에서...
어디에 쓸리었는지도 모르는 채 티끌만큼 까진 손등이 너무 쓰라려 며칠을 어찌할 줄 몰라 했지만 내 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 책 속에서...
좋아해. 많이 좋아해.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너를 외롭게 하고 싶지도 않아. 나에게 알려줘. 너의 언어를. 네가 느끼는 사랑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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