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6
듀나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과 AI가 살아가는 세상을 그린 SF 소설. 대한민국 이천이라는 공간 속에서 발생되는 이 이야기는 현재인지 미래인지 모를 시간 속에 이 순간을 가둬 나를 끌고 들어간다. 혼란스럽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평생을 소행성에서 살아온 주인공 배승예는 어느 날 소행성을 임무를 마치고 화성으로 가는 길에 사고로 몸의 4분의 3을 잃는다. 연합군은 뇌와 척추만 간신히 남은 유일한 생존자, 아니 유일한 지구인을 재생시키기 위해 아르카디아로 데리고 온다. 그녀도 모르는 그녀의 비밀이 숨겨져 있고, 주인공은 아르카디아를 탈출하기 위해 계속 시도한다.


소설은 나를 혼란에 빠뜨린다. AI와 로봇, 첨단기술이 발달하고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살아가는 일.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로봇과 인간을 구별하지 못하는 시대를 맞이할지 모른다. 그녀의 상상이 먼 미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시대가 딥러닝과 가상화폐, AI가 중심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열렸고, 많은 것들이 온라인과 인공지능 등에 의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이순간에도 좀 더 진화된 비대면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가.


듀나가 말하는 그 시대가 오면 인간의 존엄성이란 것이 어느 정도까지 존중될지 모르겠다. 또한 생과 사의 경계, 인간과 로봇의 경계.. 도덕성, 존재 가치 같은 것들이 얼마나 구분되고 존중되어질까? 뇌와 척추만 남은 주인공은 정녕 살아남은 것일까 죽은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정신과 육체의 불완전한 결합조차도 인간이라 규정지을 수 있을까? 미래의 죽음이란 대체 무엇일가? 대체 미래에는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평가되어질까?


저자인 듀나의 이야기로 생각이 복잡해진다. 죽음이란, 인간이란, 기술이란.. 등등의 물음표들이 그려진다. 마치 그녀가 우리의 미래를 먼저 보고 와서 이야기해주는 기분이다. 독창적 스타일과 사고로 ‘듀나 월드’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 책 속에서...
연방 우주군이 나라고 들고 온 것은 몸이 다 타버린 머리뿐이었으니, 그 안에 든 무언가가 자신을 배승예라고 믿는다고 해서 사실이라는 법은 없다.

📚 책 속에서...
죽는 건 무섭잖아요. 영원히 사는 것도 무서워요, 그렇죠? 그리고 태양계 대부분의 곳에서는 그 둘밖에 허용하지 않지요. 하지만 여기 소행성대에는 다른 선택이 있어요.

📚 책 속에서...
저장된 상태에서 시간이 정지되는 건 제가 원하는 소멸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정지는 소멸이 아니고 전 그 상태의 고독이 두려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