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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줘서 고마워 - 고위험 임산부와 아기, 두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의사의 기록
오수영 지음 / 다른 / 2020년 5월
평점 :
“한 생명이 그토록 많은 위험을 뚫고, 아주 작은 확률을 통과해, 우여곡절 끝에 우리 곁에 다다른 것이었다.”
한 생명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다. 그토록 원하는 아이를 결국 포기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고, 생각지도 않은 아이를 안게 되는
경우도 있다. 몇 번의 유산으로 결국 이 생에는 아이를 안아보지 못하게 된 이들, 달을 채우지 못하고 인큐베이터에서 홀로 남겨져 있던 아이의 이야기를 비롯해 안타까운 일들이 세상에는 많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우리 곁에 온 많은 생명은 얼마나 소중한가?
“임신과 출산에는 성공과 실패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20년이 넘도록 분만을 담당한 의사로서 나의 소신이다.”
이 책의 저자인 오수영 의사는 20년간 산부인과 의사로 생명을 받아오던 많은 일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준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선 많은 고위험군 임산부들과 아기들의 이야기. 가슴이 뭉클할 때도, 애절해질 때도 있다. 네 쌍둥이와의 만남, 탯줄이 목에 네 번이나 감긴 채 태어난 아기, 태어난지 한 시간도 채 안되어 하늘나라로 간 아기의 이야기...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옆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저출산의 시대이다. 한집 걸러 아이의 명랑한 소리가 들리던 시대는 지나고, 시대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아이를 포기한다. 어떤 이들은 반려견으로 아이를 대신하고, 또 어떤 이들은 부부 둘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며, 또 어떤 이들은 홀로 이 세상을 헤쳐나간다. 누구의 길이 옳으며, 또 누구의 길이 그르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생명의 탄생이 줄어듦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누군가 생명을 안게 된다면, 꼭 저자와 같이 그 생명을 기억하고 빛을 내려는 사람과 함께이길 바라본다.
※이 책의 저자 인세는 출생 전후 염색체 이상을 진단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태어나 치료받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전액 기부됩니다.
📚 책 속에서...
수술을 마치고 나오면서 보호자를 만났는데 남편은 내 손을 덥석 쥐면서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산모는 이렇게 아기를 안으니 6년이란 긴 시간의 고생이 잊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 생명이 그토록 많은 위험을 뚫고, 아주 작은 확률을 통과해, 우여곡절 끝에 우리 곁에 다다른 것이었다.
📚 책 속에서...
제왕절개수술 시 자궁을 절개하고 양막을 터뜨리기 전, 내 손에 아기의 생명이 느껴졌다. 아기는 13시 15분에 출생했다. 자발호흡은 거의 못 했지만 심박동은 뛰고 있었다. 아기는 소아과 의사의 품에 안겨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나는 수술을 마무리하고 신생아중환자실로 갔다. 아기의 심박동은 약 30회였다. 희망을 주는 의사에서 절망을 주는 의사가 될 수밖에 없던 내가,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부모를 대신해 임종을 지켜주는 일이었다. 아기는 태어난 지 정확히 58분 뒤, 14시 13분에 하늘나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