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 기혼도 미혼도 아닌 괄호 바깥의 사랑
정만춘 지음 / 웨일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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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결혼이 아니라 동거인가?” 묻는 이들에게 이렇게 반문한다. “왜 동거가 아니라 결혼인가?”


‘학업-취업-결혼-육아’ 정해진 룰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 이것이 끝나면, 다음 것 , 그리고 그 다음 것을 향해간다. 마치 방학 숙제를 끝내듯 꼭 해야만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 왜 그래야만 할까? 결혼은 필수인걸까?


저자는 네 번의 동거를 했고,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세 번은 남장하, 한 번은 여자와의 동거. 왜 굳이 결혼을 해야만 하는가를 되물어온다. 관습에 얽매이는,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사회적 제도를 거부한다.


“동거는 결혼을 위한 계단도, 대안도 아닌 그 자체로 완성된 상태”


결혼을 했다고 다 행복할까? 남들이 걸어가는 길을 꼭 다 밟아야만 온전한 인생이 되는걸까?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일탈도 아니고, 숙제도 아닌 문제이다. 중국 소설가인 루쉰의 말이 생각난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의 글 속에서>


인생에 정답은 없다.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 내가 선택할 길이 올바른 것이다. 훗날 후회하는 날이 올지라도 지금 나의 선택, 남들의 어두운 시선에 벗어나, 낡은 관습에 벗어나 나만의 길을 찾는 것이 진짜 내 인생을 사는 일 아닐까? 저자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본다. 온전히 자신만의 인생을 걷는 이들 말이다.



📚 책 속에서...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의 합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약속까지 포함한다. 결혼 당사자들이 인생에 중대한 결정(휴직, 퇴직, 이민 등)을 내릴 때에 양가에 허락을 받는 문화는 또 어떠한가. ... 결혼은 ‘함께 있겠다’라는 약속보다 더 큰 무엇이라고. 상대와 하는 포옹이라기보다는 사회와 하는 악수에 가깝다고.

📚 책 속에서...
한 공간에 함께 있고 싶지만, 혼자 있고 싶은 순간도 많다. 고독해 지고 싶을 때. 시를 쓰고 싶을 때. 다른 이유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데 상대에게 보이기 싫을 때. 머리를 질끈 묶고 렌즈 빼고 팬티 바람으로 있고 싶을 때. 제모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기 싫을 때. 그날 하루 방탕하고 한심하게 보내고 싶을 때. 이유 없이 그냥 혼자 있고 싶을 때. 버지니아 울프의 말마따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 책 속에서...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동거가 아니라 결혼을 했더라면, 결혼식을 하지 않았더라도 신고만 했더라면 어땠을까. 우리 관계가 몇 마디의 말로 정리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이었다면, 단단히 엉킬 실타래를 가위로 끊지 않고 손으로 하나하나 풀어내야만 한다고 정해져 있었다면, 그 실타래를 풀기 위해 주저앉은 시간 동안 우리 관계는 다시 좋아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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