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시간 - 느리게 사는 지혜에 관하여
토마스 기르스트 지음, 이덕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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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치있는 일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밥 딜런>


우리는 ‘빨리빨리’에 길들여져 있다. 잠시의 여유도 사치인냥 조금이라도 쉴라치면 가열차게 몰아부친다. 정신없이 돌아간다. 이것이 끝나면 다시 다른 것, 또다시 다른 것으로 옮아가 끊임없이
결과를 만들어낸다. 남들보다 좀 더 빨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된다.


이 책은 이 시대의 ‘빠름’을 지적한다. 쾌락과 게으름을 멸시하는 이 시대를 말이다. ‘진짜’인 것들을 보여주며, 이래도 재촉할거냐고 되물어온다. 3천년 이상된 희귀 암석, 스트로마톨라이(stromatolite:내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의 활동으로 인해 성장하는 석회암)를 보여준다. 앤디 워홀의 600여개의 타임캡슐과 639년간 공연해야 끝을 맺는 존 케이지의 오르간 연주, 작은 시골 우체부가 33년간 만든 돌멩이성을 보여주며 말이다.


24시간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늘 조급하다. 정작 우리가 찾아야 할 진정한 여유로움은 구석 한켠에 밀쳐두고 말이다. 곰국을 끓이며 긴 시간을 기다리고, 씨앗을 뿌리고 열매가 되길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은 어디에 다 버리고, 과정없이 결과만을 좇는다.


지름길을 통해 목적지로 바로 가는 것은 분명 빠르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에 펼쳐져 있는 새의
지저귐과 꽃의 아름다움, 강에 비치는 따사로운 햇살은 보지 못한다.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사색을 통해 깊이를 더하는 것도 물론 불가능하다.


오랜 노력을 통해 우리의 역사는 만들어지고 계승되어왔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영원이라는 시간에 맞추어 천천히 영원을 살아가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나는 생각한다. 지금의 이 순간이, 지구가, 자연이 우리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순간에 좇기지 말고 여유를 가지라고 시간을 준 듯 생각이 말이다.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을 돌아볼 시간. 지금 이 순간.



* 저자는 문화사학자로서 예술과 문화, 현대 문화와 동시대 미술에 관한 글을 써오고 있다. 그의 글은 시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깊이와 울림이 있어 찬찬히 되뇌이고 싶다.



📚 책 속에서...
'스프레자투라'는 가식이나 치장 없이 힘들이지 않고 자신을 내보이는 태도다. 타인에게 본인의 작업장 내부를 보이지 않고 품위와 의지를 지키는 방식이다. 스프레자투라는 폭풍우 속의 고요한 눈이며 고된 노동 속의 가벼움이다.

📚 책 속에서...
자연이 제공하는 것만을 받으라. 여가란 시간을 완전히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다. 나중에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쉬는 것도 아니고, 잘 짜여진 프로그램도 아니다.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은 계획이 없는 사람이다.

📚 책 속에서...
우리는 영원히 미완의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야망이나 호기심, 헌신적 태도를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각자가 궁극적으로는 무력함을 깨닫는 것은 완벽함에 대한 강박이나 어떤 일을 끝내야 한다는 절대적 필요성에서 비롯된 압박을 덜어 준다. 그렇다고 기한을 어기거나 합의된 목표와 약속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지속적으로 최선을 다하되 우리의 나약함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너무 깐깐하게 따지지 말고 어떤 것은 그냥 그대로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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