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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평점 :
“왜 나는 이렇게 불운하고 불행한가?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뮤지컬 ‘레베카’로 널리 알려져 있는 대프니 듀 모리에 소설 원작이다. 서프펜스의 대가인 그녀가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에 걸쳐 쓴 이 소설은 그녀의 충격적인 상상들이 꿈틀거린다.
총 13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져있는 이 책은 광기어린 사랑, 탐욕과 위선, 성착취와 성차별, 배신과 불륜, 이중인격, 절망과 증오 등을 담아 그녀의 서스펜스적 기질을 충분히 보여준다.
그것은 그녀의 불균형적인 가정환경과도 맞닿아 있는데 그것이 그녀를 극한의 세계로 몰았던 것은 아닌가 한다. 부모의 갈등이 그녀로 하여금 사랑과 결혼에 대한 비정상적인 프레임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다시 그녀의 상상 속에서 특별하게 작용하여 문학적 세계를 구축했다.
가끔 생각한다. 우리가 아름다움이라 일컫는 것들이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비극이었을 수 있겠구나. 그녀의 고통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울림으로 남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린 어쩌면 참 잔인한지도 모르겠다.
“젊은 작가의 마음 깊이 가라앉았던 불안은 와인이 물에 섞이듯 페이지마다 스며들어 있다” <영국 소설가 폴리 샘슨>
그녀의 작품들은 구석구석 대담하고 우울하며 불안감으로 가득차 있다. 독자를 충격에 빠뜨리는 그녀의 필력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를 매료시키고 있으며, 영국 최고의 이야기꾼의 불후의 명작으로 남은 <레베카>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친숙할 정도이다. 시대가 흘러도 여전히 변치 않는 그야말로 고전, 아닐까?
📚 책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품 안에서 함께 잠들었으나, 영혼이 사라지고 잊힌 지 오래된 무덤 속의 죽은 생명들처럼 따로따로였다.
📚 책 속에서...
예지력을 지닌 듯 광기 서린 그녀의 눈동자는 너무 많은 것을 꿰뚫어 보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여, 스스로 그 눈빛에 빠져든 사람은 결코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과도 같았다. 그녀를 본 순간부터 나는 파멸할 운명이었다.
📚 책 속에서...
“어머니, 어머니, 달링, 돌아와서 정말 행복해요, 정말 지독하게 행복해요!” 그러나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거의 실망으로 경악한 듯 그녀를 쳐다보더니, 이내 화가 나고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