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곽재식 지음 / 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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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한다. ‘보톡스를 맞아볼까?’ 세월의 흐름을 가슴 아파하며 의느님의 선물을 받아볼까라는 고민을 해본다. 간만에 친구를 만났다. 웃어도 웃어지지 않는 보톡스의 효과는 나를 주저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 후면 팽팽해질 그녀의 얼굴을 다시 상상해보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톡스를 맞는다. 보톡스에는 보톨리늄균이라 불리는 세균이 우리의 주름을 팽팽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고마운 세균 이랄까? 우리는 많은 부분 세균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피해를 입기도 한다. 산소가 없던 40억년 전 시절부터, 인간이 존재하기 전부터 지구를 지켜왔던 유물같은 존재, 세균은 어떻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쳐왔을까?


“세균 박람회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자의 약력이 신선하다. 제목만 보고선 박사학위를 지닌 웽웽이 안경을 쓴 사람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근데 문장이.... 왜 이렇게 상상력이 풍부하고 재밌는거지? 천재인가봉가? 카이스트 석사출신의 연구원인 그는 소설가를 부업으로 하는 뷴이다. <한국 괴물 백과>,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지상 최대의 내기> 등 SF 소설, 글쓰기, 과학 논픽션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대단한 작가이다.

저자는 독특한 설정으로 흐름을 잡았다. 과거관·현재관·미래관·우주관으로 구성된 가상의 박람회장을 열었다. 과거관에서는 세균을 만나 생긴 건 어떤지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펴본다. 현재관에서는 인류와 함께 살아온 온갖 세균을 만나본다. 유익하거나 유해하거나... 살상무기로 사용되는 탄저균까지... 미래관에서는 세균을 활용해 환경 문제나 범죄를 해결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마지막 우주관에서는 세균을 활용하여 우주개발을 할 수 있을지 악용하지 않을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본다.

코로나로 인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손씻기로 세균을 없애고, 마스크로 바이러스를 막는다. 그럼에도 세균은 유익한 것들이 있음을, 인간이 있기도 전에 지구를 만들어왔음을, 인간과 함께 살아오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미물이지만, 무서운 존재들은 많다. 늘 각성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 책 속에서...
우리가 태어난 것,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것, 죽기를 싫어하는 것은 결국 따지고 보면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이어진 생명의 습성이다. … ‘왜 사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어째서 살게 되는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설명이라고 할 만한 이야기다.

📚 책 속에서...
보톡스 공장의 장비 안에서 멋모르고 꼼지락거리고 살다가 사람들에게 그 독을 뽑히고 있을 뿐이다. 보툴리눔균이 소중하게 품고 있는 치명적인 무기를 사람들은 추출하고 가공해서 여유롭게 피부 주름을 펴는 일에 활용하고 있다.

📚 책 속에서...
나는 달 기지와 화성 기지에 우주 탐사대를 보낼 일을 꿈꾸는 기술자들이 세균을 연구할 때 몽골의 사막에 숲을 만들 기술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성 같은 메마른 땅에서 잘 버티는 세균 무리를 개발해서 황야에 조금씩 영양분을 채워나가게 하고, 그 위에 적은 수분으로도 버틸 수 있는 이끼나 식물을 살아가게 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화성을 개척하는 기술이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새로운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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