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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평점 :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가까운 사람일 경우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영원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는 건 알지만, 나에게만은 존재했으면 좋겠다. 죽음과 이별없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몇 주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슬퍼한 것뿐이었다. 내가 알게 된 것은 죽음에 대한 슬픔은 모든 것에 대해 슬퍼하게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죽음을 슬퍼하는 것은 내 아들이 야구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을 슬퍼하게 만들었다. 생일 케이크를 슬퍼하게 만들었다. 석양을 슬퍼하게 만들었다.” <책 속에서>
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 꽃은 피지만 다시 질 것이고, 달이 차면 이지러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그 이치를 거스르려 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현실부적응일테다. 저자처럼 어머니의 죽음 후,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 무엇을 해도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럼 삶을 어머니는 바라셨을까?
이 책은 저자가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여든이 넘은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관을 만들며 죽음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담았다. 그 과정동안 어머니의 죽음을 겪었고, 아버지도 세번 째 암이 재발한다. 죽음이라는 삶의 최대 과제를 둘러싸고 저자가 털어놓는 이야기는 마치 나의 그것과 오버랩 되어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진다.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그는 삶과 상실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고, 노쇠해진 아버지를 지켜보며 가슴 시린 감정을 상세히 기록해 내려갔다. 자신의 관을 만들며,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보낸 아버지는 아들처럼 슬픔에 빠지지 않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그의 삶을 살았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죽음을, 그리고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언제고 사람은 죽는다.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나의 부모님도 언젠가는 나의 곁을 떠나실테다.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이별의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고 어렵지만, 지금이라도 한번 더 전화하고, 한번 더 얼굴 뵙고, 한번 더 행복하게 해드려야 하지 않을까? 삶과 죽음의 과정에 누구나 놓여진 과제는 한번 쯤은 진진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인생은 유한하고,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아껴주며, 좀 더 최선을 다하며 살 수 있길...
📚 책 속에서...
내 기억에 근육질로 남아 있는 아버지의 팔은 지금은 주름이 졌고 피부가 푸석푸석하다. 그렇지만 내가 있는 그대로 보려 할 때도 아버지의 팔은 여전히 예전 모습으로 남아 있다. 아버지의 머리카락은 하얗다. 하지만 그 머리털이 내 눈에서 내 마음으로 넘어갈 즈음에는 흰색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의 억센 팔, 곱슬곱슬한 밤색 머리털. 이것들이 내 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은 기본적인 진실이고, 세월의 배신은 여전히 나를 놀라게 한다. 기억은 사실보다 강한 법이다.
📚 책 속에서...
늙어감과 죽음이라는 운명에 초연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차츰 죽음과 화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 책 속에서...
삶과 죽음, 양호한 건강 상태와 눈앞에 닥친 죽음의 그림자는 마치 웃다가 우는 것처럼 늘 뒤섞인 상태로 존재하며,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더 가까이에 있다.
📚 책 속에서...
우리는 더듬거리면서 무계획적으로, 무모하게 세상을 알아가고 우리 자신을 알아간다. 하지만 인생을 오래 살다 보니 나는 내가 저지른 실수들을 알아가는 일에, 그리고 그 실수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밝은 빛 속에서 고민에 빠지는 일에 갈수록 커다란 흥미를 느꼈다. 그 실수들에는 정보가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