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의 세계사 - 서양이 은폐한 '세계상품' 인삼을 찾아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어릴 때만 해도 홍삼보다 인삼이 흔하던 시절이었다. 인삼을 잘라 꿀에 재워 먹거나, 인삼 분말을 타서 차로 마시거나, 생으로 잘근잘근 씹어먹기도 했다. 그 쓰디쓴 인삼이 무에 좋다고 어른들은 귀하다며 앞다투어 먹는걸까란 의문이었으나, 몸에 좋은 것은 쓰다니 그것의 일종이라 생각했다. 홍삼이 나오면서 인삼은 좀 더 대중화되었다. 이제는 어린 아이부터 연세드신 분들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먹게 되니 지금 같은 면역력이 필요한 시기에는 더 인기를 끌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산삼 : 자연상태에 자란 식물
•인삼 : 인간의 재배로 자란 식물
•홍삼 : 인삼을 한번 쪄서 말린 것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나 먹고 싶어하는 인삼, 지금은 한국의 기념품으로 외국인들에게 선물하는 인삼이 서구학계에서는 외면을 당했다니... 역시 힘없는 국가는 예나 지금이나 내것을 내것이라 당당히 말하지도 못하는구나란 생각 뿐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도 아니고 거 참 속상해진다.

고려인삼이 세상에 알려진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 서구에서는 중국의 삼으로 알고 있고, 그마저도 동양의 상품이었기에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커피, 사탕수수, 면화와 함께 17세기 거대 교역 네트워크의 중심이었던 상품이었음에도 역사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까닭이다.


저자인 설혜심 서양사학자 교수는 서구 학계가 외면한 인삼의 역사를 복원하려 한다. 고려인삼이 유럽에 첫발을 내딛은 것은 1617년이다. 일본에 서 주재하던 영국 동인도 회사의 주재원이 고려인삼을 영국으로 보내면서부터이다. 인삼을 최고의
약재라 칭찬하면서 인삼의 한류가 시작되고, 그 우수성을 논한 박사학위 논문이 나옴은 물론 프랑스 루이 14세때도 인삼을 만병통치약으로 보았다.

그러다가 18세기에 서양의 태도가 갑자기 바뀐다. 서구 의학계에서 인삼의 의학적 가치를 폄하하고 퇴출시키려고 했는데, 인삼의 사포닌 성분을 추출할 기술이 없어 동양의 의학에 기댈 수 밖에 없어서였다. 동양에 대한 열등감과 문화적 구별짓기가 인삼을 주류에서 소외시키는 요인이었던 것이다.

서구 중심의 세계는 하루이틀이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세계적인 상품인 ‘인삼’의 위상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인삼에 대한 집요한 연구를 했다. 이 연구는 시공간을 넘어선 지구사적인 시각으로 인삼의 역사를 다시 써내어 기념비적인 일이라는 칭송까지 받고 있다. 단순히 의학적, 상업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학적으로 우수성을 밝혀낸 저자의 부단한 노력으로, 묻힐 뻔했던 우리의 ‘인삼’이 역사적 가치를 더할 수 있어 감사하고 뿌듯할 따름이다. 전문가들의 이런 노력이 한국을 조금씩 발전시키는 것이 아닐까?!



📚 책 속에서...
이 책은 인삼을 세계사에서 되살려내려는 실험적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특히 서양 문헌을 중심으로 인삼에 관한 기록을 찾아내어 서양 역사학이 은폐했던 인삼의 존재와 국제적 교역로를 복원하는 한편, 세계상품이었던 인삼이 역사학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원인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 책 속에서...
한국에서 온 좋은 뿌리를 보냅니다. 여기서 이 뿌리는 은과 맞먹는 가치를 가지는데, 너무 귀해서 보통 사람의 손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 이곳에서 이 뿌리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약으로 간주되며 죽은 사람도 살려내기에 충분합니다.

📚 책 속에서...
17세기 인삼과 조우한 유럽은 실제 의료에서 다양하게 인삼을 활용했지만, 유효성분 추출이라는 단계에서 실패했고, 이는 결국 인삼의 활용을 위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 책 속에서...
‘인삼의 세계사’는 의약학의 성패가 의약적인 효능뿐만 아니라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차원에서 좌우된다는 명제를 선명하게 증명하는 사례다. ...... 인삼 같은 상품의 ‘사회적 삶’을 ‘약리작용’과 ‘현재적 상업적 효과’를 넘어 인문사회학, 특히 역사적 관점에서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