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 - 동굴벽화에서 고대종교까지
전호태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사시대나 지금이나 논리적 전개 과정이 더 복잡해진 것 말고 사람이 세상을 보는 눈, 우주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질적으로 얼마나 크게 달라졌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늘 발전을 거듭한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은 세상이길 기원하며 상승곡선만 상상한다. 실제로 그럴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살아가는 방법만 달리할 뿐 실제 세상을 이해하는 정도나 삶을 대하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특히 역사서나 사실에 기반한 역사소설을 읽을때면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본연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참으로 많이 느낀다.


이 책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고대 사람들의 생각을 들려준다. 딱딱한 설명이 아닌 여러 사람의 대화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치 내가 그 대화 속의 청자가 된듯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선사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 고대에 뿌리 내린 생각들은 대체 무엇일까?

수만 년 동안 축적된 고대 한국인의 생각과 신앙을 친절히 소개해준다. 중요한 유물, 유적, 동서양의 신화, 미술, 종교 등 우리 고대 사상을 입체적으로 설명해주며, 특히 고대인의 시각으로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들려준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를 알기 쉽게 받아들이게 할 뿐 아니라 고대 유물이나 사상을 지금의 삶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함으로써 문화적 통찰력까지 갖게 한다.

책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에 이어지는 선사시대의 역사로부터 시작하는데 문자로 남아있지 않은 그때의 생각을 역사적 상상력을 동원하며 살펴보는 재미는 그야말로 쏠쏠하다. 특히 신석기
시대에 발견한 보이지 않는 존재인 ‘신’의 발견은 사고의 도약을 가져온 큰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세상의 근원을 탐구하기에 이른다.

이후 후기 철시대부터 삼국시대로 이어지는 부분은 각 나라의 건국을 이룩한 영웅신화들이 주를
이루고, 사회적 부침으로 샤머니즘의 출현, 세계의 흥망성쇠를 이해하기 위한 음양오행론 등을 설명해준다. 그 후 우리에게 널리 전파된 불교, 도교, 유교 사상까지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많은 사상과 생각들이 어떻게 전해지고 어떤 생각들을 담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 고대의 생각들은 수만년전부터 지금까지 긴 생명력을 이어오며 유지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생각들이 생존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문제였기 때문일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앞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고대인과 현대인들의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다르지 않는 이유는 한 가지 목표, 생존을 위함이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가 말하듯 고대의 사상을 살펴보는 일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고대인들의 생각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힘겨울 때 그들에게서 혜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