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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임선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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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이 웃긴 할머니라니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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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백발단발의 멋진 할머니를 그려본 적은 있어도 웃긴 할머니를 꿈꿔보진 못했다. 어느 순간 지금을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고민 외로 앞으로의 삶이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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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난 어떤 주름을 갖게 되고, 어떤 옷차림으로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앞마당이 있는 집에서 봄이면 꽃을 심고, 가을이면 열매를 따는 우아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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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길어지다보니 늙음에 대한 걱정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건 또한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이기도 할터이다. 이제 젊음만을 생각할 수 없는 나이, 늙어감을 준비해야 할 나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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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가장 열심히, 꾸준히 한 일이 바로 나이 먹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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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꾸준히 해온 일이 나이 먹는 일이라니.. 설이면 떡국을 먹고, 세배를 하며, 단 한번도 어김없이 나이를 먹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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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기 전날이면 내년에는 좋은 일만 있게 해주세요. 좋은 꿈 꾸게 해주세요. 하며 마음을 다잡고 목욕재계를 하던 일들은 더 이상 하지 않지만, 나이만큼은 꾸준히 먹어왔다. 떡국을 먹지 않으면 좀 나을까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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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는 이 일에 대해 작가의 발랄한 글들이 상당히 유쾌하다. 나이 드는 일은 쓸쓸하고 우울한 것만 있는 줄 알았더니 작가의 관점이 새롭다. 그래서 더 고맙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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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에 대한 새로운 시각, 새로운 것을 찾고, 그 나이에 맞는 것을 찾아 하는 일. 그것이 바로 그 나이를 인정하고, 그 삶 그대로 즐기는 것. 쉬운 것 같지만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나이듦에 대한 시각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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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처럼 예민하게 느끼고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왕성하게 배우고 무한히 감동하고 그러면서 훌쩍 자랄 수도 있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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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참으로 무거운 시기. 여러 의무와 책임에 둘러싸여 짓눌려진 무게감을 떨쳐버리고 싶다. 오춘기라고도 불리는 중년이라는 시기를 작가와 함께 한다면 그 부담감은 어디론가 흘려버릴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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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가장 열심히, 꾸준히 한 일이 바로 나이 먹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야 ‘나이 먹는 일’에 대해 가만히 들여다보고 곰곰 생각해본다. ...... 어떻게 먹어야 체하지 않고 잘 먹을 수 있을까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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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나이가 든다 해도 쇠락과 비움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롭게 채워지는 내일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내일을 믿으며 오늘을 산다. 연습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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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엄마, 내가 눈물이 나와서 우는 거예요. 내가 우는 데 울 일인지 아닌지를 왜 엄마가 정해줘요?” (중략) 감정은 평가할 수 없다. 옳은 감정, 상황에 딱 맞는 적절한 감정이라는 것은 애초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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