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계절에 따라 산다 - 차와 함께라면 사계절이 매일매일 좋은 날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사계절이 있는 곳에 산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지루할 틈 없이 꽃이 피고 지고, 낙엽을 밟고, 눈을 만끽한다. 어떤 때는 땀에 절어, 또 어떤 때는 동상 걸릴 듯한 추위에 떨어가며 바뀌는 계절을 탐닉한다.
사계절이 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많은 것을 보고 겪기에 좀 더 감성이 깊은지도 모르겠다. 지는 낙엽을 보며, 또는 하얀 눈꽃송이를 보며 흘러가는 계절을 따라 세월을 따라 인생도 함께 색상과 온도를 바꾸어 가며 살아간다.
책은 겨울로 시작한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 그 계절들 안에서 그녀는 차와 함께 한다. 차를 마실 때 사용 되는 여러 가지 도구들은 계절마다 바뀌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게 한다.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조용한 가운데 느릿느릿 펼쳐지는 계절의 변화들을 섬세하게 느낄 수 있어 마치 그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차를 따르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낙엽 밟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그린 자그마한 그림들로 인해 나도 함께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그녀는 다도를 배우며 삶의 균형을 이뤄왔다고 한다. 40년 전부터 배워온 다도가 아직도 어렵다고 하니 아마도 도를 닦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흔들리는 순간에 위로를 받고, 자신을 바라보며 한층 성장하게 한 다도야 말로 그녀에게는 스승이 아닐까 한다. 그녀가 전하는 섬세한 말들은 따스한 위안이 된다.
‘유록화홍 柳綠花紅’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버들은 꽃이 될 수 없고, 꽃도 버들이 될 수 없어. 꽃은 어디까지나 붉게 피어나면 되는 거고, 버들은 어디까지나 푸르게 우거지면 되는거야’
꼭 잘하거나 누구를 이겨야 할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생겨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일뿐. 그 어느 것도 기준이 될 수도 없고, 그 어느 것도 정답이 될 수 없다. 어딘가에 이를 필요도 없다.
“잘하면 굳이 연습하지 않아도 돼. 못하니까 연습해야 하는 거야!”
그녀가 전하는 인생의 조언이 경쟁에 지친 우리에게 얼마나 따듯한 위로가 되는지 모르겠다. 잠시 쉬어도 좋다. 굳이 무얼하지 않아도 좋다. 잠시 멈춤의 시간으로 나를 충만하게 만들어보자.
📚 책속에서...
"담담히 살고 싶어 계절을 우리는 중입니다."
"계절은 언제나 아쉽게 지나간다.오늘은 이걸로 충분하다. 욕심 내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은 오늘 감동한 것만으로도 좋은 법이니까 그것이 '만남'이다.수많은 존재 중에서 내가 만난 것만 가지고 돌아간다."
📚 책속에서...
그럴 때 나는 다도실을 비추는 빛에 넋을 빼앗긴다. 아침의 차갑고 투명하기 그지없던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온화하고 맑은 겨울 오후의 햇살이 새하얀 장지문을 통해 들어와 다도실을 환하게 비추기 시작한다. 나들이옷 차림을 한 여자들의 얼굴도 한결 밝아 보인다. 나는 언제나 이 청명한 겨울의 흰빛에 ‘새봄’이라는 말의 화사함이 머물고 있음을 느낀다. 여기서부터 다도실의 새로운 일 년이 시작되는 것이다…….
📚 책속에서...
우리는 계절을 앞질러 나아갈 수도, 같은 계절에 계속 머물 수도 없다. 언제나 계절과 함께 변화하며, 한순간의 빛이나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에 마음을 가다듬고, 쏟아지는 빗소리에 몸을 맡기며 자신을 치유하기도 한다.
#책읽는여자 #계절에따라산다 #모리시타노리코 #티라미수 # 에세이 #책리뷰 #서평 #책 #책책책 #독서 #book #book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