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어떻게 지을까?
허은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기가 살 집을 지은 사람들이 쓴 책들이 시중에 꽤 나와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시공품질을 높인 흔적들이 잘 녹아있는 책이다. 설계단계에서부터 건축가와 긴밀한 교감을 거쳐 친환경자재를 알아보고 도입하는등 시공단계에서도 열심히 개입하여 (현장 기술자들과 충돌을 일으킬만하지만 그걸 극복하는것도 개인의 노력) 품질좋은 주택을 완성해냈다. 결국 완공된 그 해 주거부문 건축우수상을 받았다고 한다. 주택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 또는 아파트 주거 문화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은 한번쯤 이 책을 훑어보는 것도 좋을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골목길 근대사 - 정동에서 부산까지 1887~1950
최석호.박종인.이길용 지음 / 가디언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인간적인 스케일의 골목길은 사라지고 점점 차에나 어울릴만한 스케일의 길과 대단지 아파트들이 범람하는 한국적 현실에서 근대사 이야깃 거리가 남아있는 지역을 몇몇 선정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책의 내용은 대체로 근대사에 중점을 두어서 현재 그곳에서의 삶이라든가 전후 이야기보다 책제목에도 적혀있듯이 전쟁전까지의 서술에 중점을 둔 책이다. (물론 전후에서 현재에 이르는 이야기들도 여럿 담겨있기는 하다) 한양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수 많은 근대사와 현재의 도시를 다룬 책들을 여럿 읽어보며 이 책에 대해 느낀 점은 서울외에도 부산이나 목포등 (이 점에서 근대사의 비중이 높은 지역중 하나인 군산이 빠진건 무척 아쉽다) 다른 지방을 다룬 점들은 좋았고 골목길 그 자체보다는 그 곳에 있던 역사적 흔적에 너무 치우친 점과 대체로 산만한 서술방식때문에 지루하게 다가온 점은 아쉬웠다. 아무래도 공동저자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티 오브 뉴욕 - 뉴욕 거리에서 도시건축을 묻다
최이규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뉴욕이라는 도시를 다룬 수 많은 책들이 있지만 도시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꽤 괜찮은 조언을 들려주는 책으로 이 책은 꼭 꼽고싶다. 뉴욕에서 경관건축가로 살면서 맨해튼격자망 미래 구상 작품을 당선시키기도 하고 파이돈사의 세계조경가 60인에 포함된 저자의 이력이 신뢰를 높이기도 하지만 그의 글을 읽어보니 세계의 수도 뉴욕을 깊이 관찰하고 고민한 흔적들이 페이지 곳곳에 녹아있다.

그는 뉴욕을 전화번호부에 비유한다. 두툼한 게임의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에 평생을 살면서 공부해도 다 알 수는 없고 꽤 익숙해졌다고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펼치게 되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페이지가 등장하는 전화번호부처럼 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개정되기 때문에 뉴욕을 안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자만이거나 무지의 소치이며, 이런 불확실성이 뉴욕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뉴욕은 서울이나 유럽의 도시들처럼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시민들이 세계대전에 참가하며 인구 변화를 겪었기때문에 prewar시대의 건축물과 postwar 시대의 건축물들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발전되어 왔다. 과거의 맨해튼으로부터 도시계획과 자산을 바탕으로 현재의 뉴욕을 어떻게 발전시켜가는지 그 블록별로 뉴욕이 어떤 노력을 경주해왔는지 상세히 알려준다. 월스트리트처럼 자본의 첨병과 같은 역할을 하는 뉴욕이지만 결코 과거의 유산을 소홀히 하지도 않으며 미트패킹지구나 첼시마켓처럼 성공적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다리를 놓아 뉴욕을 숨쉬게하는 흔적들이 잘 남아있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의 뉴욕을 있게 한 수 많은 성공적인 정책이나 과거의 유산에만 몰두하지 않고 뉴욕의 부정적이고 어두운 그림자에도 주목한다. 잘못된 정책과 자본의 광기가 남긴 실패 사례들도 꾸준히 언급하며 우리에게 거울을 들여다 볼 여지를 남긴다.

전 후 빠른 속도로 발전시켰지만 수 많은 유산을 도외시한채 자본의 논리대로만 성장하는 것만 같은 서울을 보고 있자면 뉴욕같은 도시가 부러울 때가 많다. 박원순 서울 시장의 추천글에도 언급이 되었듯이 사람 중심의 인간화의 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뉴욕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성공 실패 사례를 지금이라도 서울에 잘 적용시켜 나아간다면 인구만 많은 글로벌 메가시티가 아니라 사람들이 진정 사랑하는 도시로 거듭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식의 언어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음식의 언어
댄 주래프스키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어학 교수가 쓴 책 답게 음식의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름을 유추하는 방법을 적극 활용하여 소개한다. 예를 들면 케첩이 중국식 생선소스에서 유래된 근원은 한자 즙에서 유래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대륙을 건너 유통되면서 시간의 역사가 더해져 첨가되는 재료들에 의해 현재로서는 쉽게 유추하기 힘든 음식들도 소개한다. 또 식당리뷰를 품평할 웹상의 단어들을 통계화해 긍정적인 리뷰들에는 구체적이고 독창적인 단어들이 쓰이고 부정적인 리뷰에는 감성적인 단어들이나 사건 발생에 관련된 단어들, 음식을 가리키기보다 불쾌했던 경험들이 주로 쓰였다는 식의 글들도 있다. 레스토랑의 메뉴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은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방식이 선호되고 메뉴에 쓰인 단어들도 구체적인 재료나 원산지를 명명하는 식으로, 값싼 레스토랑은 불특정한 형용사들의 범람을 엿볼 수 있다는 식으로 음식과 언어와의 관계에도 주목한다. 음식의 기원들도 쫒아가지만 아무래도 언어학자의 책이다보니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음식을 다룬 책들중에서는 주목할만 한데 번역의 문제등도 지적되고 있는것 같아 개정판이 시급히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필립 바구스 &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지음, 배진아 옮김 / 청림출판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이 내용을 함축한 문장이긴 하지만 엄연히 오스트리아 학파의 화폐이론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도 책 후반에 밝혔듯이 책 제목을 원래대로 붙였다면 거의 사 읽지 않았을거라고 귀엽게 고백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그것도 아주 쉬운 내용으로 알려준다는 점에서 저자의 소심한 전략은 성공했다.
특히, 경제 민주화에 대한 염원이 그 어느때보다 높고 그 좌절의 깊이 또한 맛보고 있는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 경제주체들에게는 더더욱 가치있게 읽혀질 것이다.
유럽에서도 독일을 중심으로 유로경제권을 예로 들고 있긴 하지만 금본위제가 폐기되고 화폐가 끝없이 생산되어 통화가 팽창되고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거품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 나라가 어디든간에 똑같이 해당될 것이다. 기축통화인 달러가 베트남 전쟁때문에 폐기되면서 그 영향은 전 세계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내용들이 있지만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소개한 한 페이지에 요약되어 있는 책의 글귀를 적으며 마무리 할까한다.

인플레이션은 부의 재분배를 초래한다. 인플레이션은 새로 만들어진 돈을 제일 먼저 확보한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제일 먼저 그 돈을 손에 넣은 사람은 큰 이익을 본다. 그들은 아직 오르지 않은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반면 뒤늦게 그 돈을 손에 넣는 사람들은 (또는 아예 그 돈을 손에 넣을 수 없는 사람들은) 피해자가 된다. 그들이 추가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물건과 서비스 가격은 올라 버린다. `제일 먼저 돈을 손에 넣는 사람들`은 국가와 그 추종자들 및 은행 (대)기업 관계자들이다. `제일 마지막으로 돈을 손에 넣는 사람들`은 봉급생활자와 연금 수급자들이다. 인플레이션은 빈곤을 야기하는 한편 은행시스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슈퍼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어준다. 다수의 희생을 대가로 그들만이 이익을 보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