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살기

모살기 ㅣ 온우주 단편선 2
곽재식 지음 / 온우주 / 2013년 5월

시도는 좋다. 내가 바라던 방향성 중 하나가 바로 이거-즉 우리나라 역사속의 이야기를 현대에도 되살려 일본처럼 역사 만화 역사 소설을 많이 늘림으로써,역사에 친근감도 가지고 또 흥미로운 소재도 많이 발굴하는 것. 그래서 이 책을 사보게 되었다.

다양한 소재와 여러가지 공을 들인 흔적은 역력하다고 본다. 또한 부록 만화도 의미 깊었다. 단편으로 이뤄져 있어서 보기에도 편하고. 다만 왠일인지 적어도 내게는 별 재미나 감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던 느낌? 생각같아선 정말 재밌게 볼수 있을줄 알았는데 말이다.

수호령 가라사대

수호령 가라사대
신새라 지음 / 스칼렛 / 2013년 5월

여주인공은 상단의 외동딸로 미모와 능력이 되며 성격도 꽤 차분하고 당찬 소녀. 남주인공은 사실 대가댁 아들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제목 그대로 수호령. 흔하면서도 의외로 보기 힘든 설정이라 일단 한번 보게 되었는데.

뭐 그냥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중반까지는 제법 재미있었는데(계속 투닥거리던 뻔뻔한 수호령과 여주인공이 점점 사이가 좋아진다든가,남주의 과거라든가) 후반으로 가니 좀 지루해졌다. 둘이 같이 살게 되는 장면은 좋았지만 그게 조금 매끄럽지 못했다고 해야 하나. 대신 막판에 등장한 2세들의 이야기는 짧지만 귀여웠고.

사보기까지는 좀 그렇고 빌려볼 정도? 시대물이니까.

문 플라워

문 플라워 - 개정판
진주 지음 / 신영미디어 / 2013년 6월

일단 현대물은 전혀 좋아하지 않는 (특히 로맨스 장르에선 절대 보지 않을 정도로) 나지만 작가 자체가 워낙 유명한데다가 로맨스를 복간까지 할 정도면 재미는 있겠다 싶어서 사보게 되었다. 덤으로 표지도 시원하니 마음에 들었고.

여주인공은 상처가 많은 사람으로 재혼한 외국인 남편(다행히 선량한 사람이었다)이 죽자 그의 아들과 함께(이 어린애도 역시 착하다) 한국에 돌아와 시골마을에 정착한다. 그리고 그녀의 옛 스승이 자신의 망나니 아들=남주인공을 부탁하여 보내버리는 것부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물론 이 남주인공도 상처가 많은 사람.

티격태격하며 살던 그들-이라기보다는 반응없는 여주에게 남주가 화를 내고 투덜거리다 제풀에 지쳐서 적응하는 거지만-은 차차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로 서로의 마음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막판에 가서 일단 헤어졌다가?? 재회를 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워낙 인기가 있었는지 이 소설은 2부도 있고...

일단 현대 로맨스는 절대 안보는 내가 끝까지 봤을만큼 소설이 잔잔하니 특색있고 재미도 있다. 다만 2부까지 볼 마음은 나지 않지만 빌려볼 기회가 있다면 (사보는건 말로) 보게는 될거 같다.

Q&A

Q&A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9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7월

오래간만에 나온 온다 리쿠의 신작. 한때 일본 작가 중 가장 좋아했고 그로 인해 나오는 작품마다 죄다 사버린 작가이기도 한데 어느 순간부터 재미가 좀 덜해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잘 나오지도 않고 또 나온다고 해도 너무 얇은데 책값만 비싸거나 재미도 없어서 결국 안보게 되었다. 이번 작품은 유명하다고 하고 또 책값이나 분량이 일단 겉보기에는 만족스러우니 사게 되었지만.

제목처럼 이 소설은 질문과 답변으로 이뤄져있다. 즉 형식상 상당히 특이한 작품이라는 소리. 또한 어느 백화점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답변자들의 진술이 미묘하게 다 다르고 초반에는 평범한 반응을 보이다가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속내라든가 본색이 드러나서 살짝 반전도 이뤄진다.

다만 소설 자체가 그것을 상징하듯이. 그러니까 어떤 하나의 일이라도 보는 사람 보는 각도에 따라 모두 다르듯이. 내 경우에는 칭찬을 하기가 참 망설여진다. 남들 다 좋다고 내게도 좋으란 법이 없는데 이번 소설이 딱 그랬으니까 말이다. 즉,요점을 말하자면 나는 이 소설을 재미없게 봤다는 점. 그래도 별 3개를 준 건 온다 리쿠니까. 다른 작가 거였다면 2개밖에 안줬을 거 같다. 형식 자체도 사실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중요한 내용이 내게는 영 매력이 없었으니 말이다.

모란

모란 1
정경하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3년 6월

상하 두권짜리 역사 로맨스 소설. 표지도 왠지 고전적인 동시에 흑색과 꽃의 조화가 미묘하게 마음에 든다. 그리고 이 소설은 일전에 동네 문고에서 빌려 읽었던 호리이라는 작가의 1년전 소설(제목이 갑자기 기억나지는 않지만)과 설정이 비슷한데,둘만 놓고 보자면 이 모란쪽이 더 재밌고.

나라의 간신을 물리치고 새로 황제에 오른 남주. 그는 자신을 모함하고 반역에 가담한 가문과 황족들을 차례차례 참살한다. 그래서 여주인공네 가문에도 (사실 여주인공의 부친이 은근히 반역도들을 도왔으니) 딸을 바치라는 명이 떨어지는데,이 친왕부부는 욕심도 많은 주제에 자기 딸 바치기는 싫어서 첩실 소생인 여주인공을 자기 친딸인양 바친다.

묘하게도 황제는 이 친왕부의 궁주인 여주인공이 정작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두는데...불안한 관계에서 시작되었지만 둘은 차차 서로에게 왠지 모를 정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여주인공은 불행했던 과거(핍박받고 자랐으며 거의 허름한 전각에서 착한 하녀와 갇혀살았으니)로 인해 스스로 애교를 떨거나 하진 않는다. 여기에 기존 후궁 한명(물론 황제가 총애하지도 않고 안겨본적도 없음)까지 껴서 이래저래 상황은 복잡하고....

아무튼 나중에는 당연히 잘된다. 그리고 주인공 커플 외에 주인공의 심복인 장군과,또 여주인공의 그 하녀와의 커플링도 의외로 재미있다. 짧게 나오는 그 후일담도 말이다. 한마디로 볼만한 역사 로맨스였다. 둘이 달달한 장면이 조금 더 나왔다면 좋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