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에게 가방을 선물합니다 - 철학이 있는 명품 구매 가이드 탐탐 8
율럽(김율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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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백’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물건의 귀함을 알게 해준다.
절대 버리는 일이 없다.
외출이 즐겁다.

책은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당장 떠오르는 답은 위 세 가지다. 이 책의 저자는 유튜버 ’율럽‘님으로 현재 명품 구독 서비스 에이 블랑과 프리미엄 명품 케어 온라인 마켓 빈느의 총괄 브랜드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유튜브 ’율럽‘을 구독하고 있기에 책 출간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명품 가방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대부분 오래 쓸 수 있는 가방을 선호하고, 명품 가방 정보를 얻는 곳은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으며, 유튜버에게 원하는 정보로 명품 가방 실제 사용 후기를 꼽았다. 과거에는 연예인의 착용 모습에 영향을 받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인플루언서의 효과가 커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영상을 통한 구매 욕구가 생기나 보다.

가방의 종류와 소재가 명품 백 구매 전 체크 사항으로 비중이 높지만, 시대별 명품 트렌드나 브랜드의 역사와 아이덴티티 또한 유행이나 리셀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이 책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무엇을 살지 모르는 당신을 위한 명품 백 베스트 55를 아주 신나게 구경했다. 직장인을 위해 수납력 좋고 실용적인 가방과 가성비 백,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준 특별한 날을 위한 백, 유행 안 타는 스테디 백과 취향에 따른 백으로 구분하여 총 55개의 명품 백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백은 포쉐트 메티스로 루이비통 백이다.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함과 개성 때문에 매치하기 무난하여 소장하고 있는 백이라 반가웠다. 발렌티노의 화려한 패턴을 소화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엠버서더가 손예진이었는데 수수한 그녀에게 발렌티노의 화려한 멋이 더해져 얼마나 예쁘던지. 일반인들은 소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심플하게도 나오는 것 같다. 스테디 백으로 소개된 셀린느의 나노 러기지 백은 독창적인 디자인에 실용성까지 더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정말 맘에 드는 가방으로 엄청난 실용성을 자랑하는 멋진 백이라 개인적으로 사심 가득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명품 백 구매 가이드까지 아주 꼼꼼하면서도 알찬 책이라 읽는 내내 행복했다. 마치 두 손에 명품 백 가득 들고 있는 것처럼.



* 출판사를 통해 도서는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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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에어포트
무라야마 사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열림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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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만화가 료지 이야기다. 현실적으로 너무 와닿는 좌절감에 벚꽃 날리며 화사한 옷차림의 사람이 있는 책 표지가 무색할 정도로 표정을 잃어가며 읽었다.

천직이라고 여겼던 일을 그만두면서 마음 편하다가도 허무했다는 료지의 말은 소설의 초반에 절절하게 다가왔다. 어깨에 얹었던 짐을 내려놓은 일처럼 홀가분하면서도 익숙함을 잃어버리는 공허함은 없을 테니까.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 날들을 보내다가 여자친구 시오리와도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계속 웃고 있을 수 없었겠지. 앞날이 보이지 않는 불안을 혼자 쌓아 올리다가 조금씩, 곁을 지켜준 연인과 절친에게 거칠게 굴기 시작했다.

“하얀 원피스를 입고 창 너머 벚나무 가지를 올려다보는 옆얼굴과 살짝 뒤로 젖힌 몸의 선, 온몸에 내리쬐는 봄빛이 아름다워서 기억 속의 정경을 있는 그대로 파스텔로 옮겨 그린 스케치였다.”

살던 집의 벽에 그린 시오리의 모습을 생각하며 연인과 절친을 뒤로한 채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의 높고 커다란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화창하게 맑았고, 비행기가 기분 좋게 활주해 날아오르는 공항은 그야말로 좌절에 빠진 료지를 세탁해 주는 곳으로 느껴졌다. 꽃향기 솔솔 나는 유연제가 가득한 공간 같은 거.

료지와 공항 서점 직원인 벚꽃색 입술의 유메코와의 만남은 두 사람 모두에게 행복이었다. 이때부터 나의 얼굴도 활짝 펴졌으려나. 무사한 여행과 행복을 바라는 말을 외우는 마법사 서점 직원이 되고 싶은 유메코. 책에 마법의 힘이 있다는 어릴 적 할머니가 말씀하신 힘을 믿고 마법을 진열하고 판다. 서점 안 두 여성 손님은 학창 시절의 단짝 메구미와 마유리로 30년 만에 재회한다. 절친이라는 말이 가슴에 박힐정도로 그리워하던 두 사람. 그리고 넓은 공항에 꽃가루를 뿌릴 누군가가 나타난다.

“공항이라는 장소에는 제각각 인생의 아주 짧은 시간이 교차해 만나고 또 헤어진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했다. 또 언젠가 만나면 좋겠다고 바라면서.”

“지상에서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는 우리에게 공항은 잠시간 인생의 시간을 멈추는 장소일지도 몰라.”

여행에 앞서 맛보는 달콤하고 향기로운 공항의 기운은 감성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걸까? 공항에 가면 마법 같은 해피엔드가 기다릴 것 같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는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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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션 - 발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조남욱 옮김 / 처음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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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을 위해 발명과 혁신은 과장 없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까?

’인벤션‘
발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다!
바츨라프 스밀 저 / 조남국 역 | 처음 북스 | 2023년 05월

빌 게이츠가 극찬한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로 세계 발달사를 꿰뚫는 통계분석의 대가로 손꼽히는 바츨라프 스밀이라 안 읽어 볼 수가 없었다.

최근에 중국 상하이와 항저우 간 하이퍼루프 기사를 봤다. 150㎞ 구간에 진공 터널을 건설하고, 시속 1000㎞로 9분 만에 주파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이퍼루프는 일론 머스크가 2013년 제시한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자기장 고속 열차가 낮은 압력의 터널 속을 최고 시속 500마일(약 804㎞)로 달리면 대도시 교통 체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에너지 소비량이 항공기의 8%, 고속철도의 30% 수준에 그쳐 이산화탄소와 소음 발생량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책에서도 인류가 기다리고 있는 혁신적인 발명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말 그대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점진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꼭 필요한 발명으로 질소 고정 작물도 소개되고 있는데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토양에 식물 영양분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이다. 하지만 인류가 작물 재배 시 사용하는 질소가 대부분 화학비료 형태이기 때문에 생물학적 질소고정의 중요성이 간과되어 왔다. 질소 고정 곡물을 개발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질소비료 사용을 크게 줄이면서도 수확량을 유지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핵융합도 빼놓을 수 없는 혁신적인 발명이다. 핵융합은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과 유사한 반응을 지구상에서 인공적으로 일으켜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 같은 기술이 상용화되면 온실가스나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전력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수십 년에 걸쳐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천문학적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지만, 기술적 난관 탓에 핵융합 발전은 실현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이 책에는 유해성을 무시한 혁신의 유연휘발유, 인류에 축복이자 재앙이었던 DDT,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냉매의 역습으로 불리는 CFC 같은 퇴출당한 발명에 관한 내용도 나오는데, 아무리 현대사회보다 무지한 과거라 해도 생명이 담보인 발명에 박수를 보내다니. 어쩜 현재 혁신이라고 불리는 발명 또한 후대에는 이해할 수 없는 위험한 일로 분류될 수도 있을 터, 발명에는 신중과 훗날을 내다봐야 할 것이다. 이어서 비행선, 핵분열, 초음속 비행기는 세계를 지배할 뻔한 발명으로 소개되고 있다.

“정확한 과학적 이해를 갖추지 못한 대중은 혁신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보고서와 과장된 새로운 발명에 대한 주장에 매일 노출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뉴스 미디어가 종종 현대사회를 ‘변화’시킬 ‘파괴적’인 전환이 곧 도래할 것처럼, 거짓된 희망을 계속해서 제시한다는 점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지금 탈진실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인류가 마주할 난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발명이 필요하다는데, 발명에 대한 과장이 기대심을 자극한다면 그 이면 또한 놓치지 않는 게 진정한 인벤션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는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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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생각 끄기 - 보이지 않는 세계가 내 세상을 망치기 전에
체이스 힐.스콧 샤프 지음, 송섬별 옮김 / 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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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버씽킹은 바라는 게 있을 때 시작된다. 성취하고는 다른 이루어질 가능성이 적은 노래 가사 같은 일에 신경 쓰는 시간이 늘었다.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기 위해 강점을 내세우기보다 상대의 약점을 찾는 일에 집중하기도 한다. 비열한 시간 낭비라는 결론과 마주하다 보면 온갖 부정적인 딱지를 붙이며 생각은 쌓여간다. 내면에 숨겨진 문제는 오버씽킹의 먹잇감임은 틀림없다. 내 안의 정신에 사로잡혀 있을 때 자신 있게 통제할 수 있다고 믿으며 끊임없이 그 문제를 생각하면서 그러한 믿음을 고착시켜 버린다. 현실보다 상상 때문에 더 고통받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정신적인 불안정 상태와 마주하게 된다.

“인생은 우리가 하루 종일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생각이 삶의 결과물을 결정한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 때문에 최선이라는 이름으로 과잉생각(오버씽킹)을 한다. 과잉 사고는 지나치게 과거의 사건에 매달리는 ‘반추’와 미래를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걱정’으로 우울, 불안, 불면, 회피, 강박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과잉 사고를 다루는 법과 고요한 마음을 위한 기술 등 파괴적인 생각의 순환고리 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조언들이 담겨 있다.

“걱정을 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거나 알 수 없는 미래의 사건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걱정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고,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통제할 수 없는 부정적 사고로부터 멀어지기 위한 효과적인 기술을 연습하는 것이 전부다. 걱정을 그만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걱정이 긍정적인 목적에 기여한다는 생각을 포기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버씽킹(과잉생각)은 말 그대로 생각이 뭉게구름처럼 부풀어 올라 생각의 주최자를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게 만든다. 뜬구름에 매달린 상태에서 비라도 내리면 추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내면의 생각은 끄고 현실의 ‘사실’을 머릿속에 채워가기 위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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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고요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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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가히 지낸 날이 별로 없다는 저자는 앉아서 쉬는 것보다 달려가며 쉬는 게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고요한 나날 보내는 요즘이야말로 축복의 시간이라며 머물러 있으니, 세계가 오히려 무한대로 넓어지는 걸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펴낸 책들만 봐도 쉼 없이 달려온 걸 알 수 있다. 순례는 달려온 길에 대한 쉼이었을까. 머물러 있다는 게 답답하면서도 무섭기도 할텐데. 앞만 보고 달리다 고인 물처럼 흔들리기만 한다는 게 줏대 없어 보이고 후퇴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무한대로 넓어지는 축복의 시간은 머무르기에 존재한다는 확신을 얻은 무언가가 있을 터. 괜히 고요가 두근거릴까.

“나는 요즘 추락의 기술, 상실의 기술을 연마하고 있어요. 아름답게 늙어가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기술이지요. 애오라지 상승의 기술만을 연마하던 젊은 날보다 신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나의 오랜 일부처럼 그분이 내 안에서 느껴질 때면 추락과 상실의 먼 길이 내 앞에 놓여 있다고 상상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요. 나 자신, 쓸쓸한 듯 따뜻하고 고요한 듯 온전해지는 느낌이지요. 나는요, 이렇게 나날이 성숙하고 있답니다.“

추락과 상실이 늙어감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사실이 참 씁쓸하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외치는 건 그저 노랫말뿐인가보다. 무턱대고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다. 추락과 상실에도 기술이 필요한데, 저자가 말하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아직은 젊다는 증거일까. 기술이라고 하면 내려놓는 일을 말하는 것 같은데.

”문학에 대한 사랑과 갈망도 전혀 줄지 않는다. 머리가 희어지는 속도보다 가슴이 더 빠르게 붉어지고 있다는 걸 어떻게 설명할까. 가속적으로 늘어나는 흰머리가 불변의 청춘으로 회귀하고 있는 속도를 드러내는 역설적인 표상일 수 있다는 걸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생각의 결함이라고 뇌의 어느 구석에서 콕콕 찌르는 것 같지만, 가슴을 붉게 하는 문학에 대한 열정이 육신을 무시한 영혼을 아주 건강하게 팔딱인다는 증거다. 앞으로 할 일은 영혼의 먹이인 가슴을 쿵쾅거리게 할 책을 읽든, 사람을 만나든, 음악을 듣던 일단 뭐라도 해보는 것 ‘시작’이라는 사실이다. 시작은 생기를 불러일으키기에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저자는 에세이집을 내면서 작가 생활 50년을 말하는 게 부끄러워 책이 나오면 인적 없는 봄 강을 따라 오래오래 걸을 생각이라며 스스로 강이 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멋진 말을 남겼다. 책 속의 말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다가왔다. 부끄러워 스스로 강이 되고 싶다는 말에 녹아내리며 햇살 아래 쌓인 눈을 자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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