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뒤처진 야만인들을 상대하고 있고, 그들을 다스릴 유일한 방법은 야만인들과 허영심 많은 난쟁이 왕국 술탄들에게 공포를 불어넣고 모두를 두들겨패서 복종하게 만드는 것뿐이야.
슈츠트루페는 우리 도구지. 너도 마찬가지야. 우린 너희가 상상도못할 정도로 규율이 잡히고 고분고분하고 잔인해지기를 바라지. 너희가 망설임 없이 우리 지시에 따르는 낯두껍고 비정한 허풍쟁이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너희에게 값을 잘 치러주고, 너희를 마땅히 존중해줄 것이다. - P134
자신들로서는 기원조차 알 수 없는 공허한 야망이자 결국 그들을 지배할 목적이었던 명분을 맹목적으로, 살인적으로 끌어안고 계속 분투했다. 짐꾼들은 말라리아와 이질, 탈진으로 여럿씩 죽어나갔다. 아무도 굳이 그 사람들의 숫자를 세지 않았다. 그들은 그야말로 겁에 질려 탈영했다가 피폐해진 시골에서 죽어갔다. 나중에 이런 사건들은 기이하고 무심한 영웅담으로, 유럽에서 벌어진 엄청난 비극에 곁들여지는 이야기로 변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이 시대는 그들의 땅이 피로 젖고 시체로 어지럽혀진 시기였다. -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