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이모와 외할머니의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아련히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는 것을 느끼면서 잠 속에 빠져드는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달콤했다. 어머니가 울거나 소리치지않고 오랜 시간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가 어린 안진진의 외갓집 나들이였다. - P132
삶은 그렇게 간단히 말해지는 것이 아님을 정녕 주리는 모르고 있는 것일까.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