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나 고문실에서나 침몰하는 배 안에서나 사람들은 늘 진정으로 싸워야 할 상대를 잊어버린다. 육체가 온 우주를 덮을 정도까지 부풀어 오르고 공포나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일상적인 때라도 삶이란 굶주림, 추위, 불면증, 복통, 치통 등을 상대로 순간순간 끊임없이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