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의 품격 - 인간과 공간 사이, 서울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
전상현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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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살아온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고 아마도 죽기전까지 또 그래야만할 서울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 공공건축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컨퍼런스 형태로, 구어체로 이루어져 있어 부담없이 재미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왜 우리는 한강을 제대로 못살리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지만 다시한번 짚어볼 수 있었는데 그 당시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파트라는 건물들로 한강뷰를 모조리 막아버린걸 넘어 아예 그 옆에 도로를 크게 만들어놓는 바람에 (그것도 한강의 모래를 파내 건설사들에게 팔아버린 댓가로) 시민들의 한강 접근권을 막아버렸다는 이야기가 가장 안타까웠다. 그 후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며 한강 르네상스니 뭐니하면서 이런 저런 프로젝트를 만들어 돈을 퍼부운 시정실패는 백번 좋게봐서 콜래트럴 데미지라고 볼 수 있겠지만서도.


얼마전 우연히 DDP라는 곳을 우연히 지나다가 둘러보았는데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근방풍경과는 전혀다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모르겠지만 특이한것 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테고 갑자기 낮아진 인구밀도를 비롯해 곡선 중심의 외관은 누구 말마따나 외계비행체 안에 들어온듯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인가 하는 건축가가 작년인가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은 얼핏 뉴스를 통해 들은것 같긴한데 다시 알게 되었다. 이제보니 이거 말고도 실험적인 건축을 많이했었고 점차 전세계에 그의 건축들이 들어서던 와중에 안타까운 일이라고.


서울역 앞 고가공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과감히 유지보다는 철거를 택하고 또 일부를 공원화하여 시민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설계한 아이디어만큼은 어딜 벤치마킹했을지언정 훌륭한 사례이지 않을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남대문 시장으로 왔다갔다하는 소상공인들의 피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 책이 나온지도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조금은 나아졌는지도 궁금해지고. 저자가 책을 통해 밝히기도 했지만 그분들이 받는 타격은 별개의 관점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라는 생각에 나도 동의하기 때문.


모든 한강 다리들이 걸어서 건너고 싶게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뜬금없는 곳에 등대같은 카페같은거 말고(이것도 장사안되서 접었다가 한참있다가 다시 오픈했다는데 불꽃놀이 같은거 할때 자릿세라며 엄청 받는다는 뉴스를 얼핏들은걸로 봐서는 정상으로 안보인다.) 아예 차도만큼이나 넓게 산책로로 꾸며놓을수만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지금은 인도인지 비상통로인지 모를정도이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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