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버리기 연습 - 나를 옭아매고 내 앞을 가로막는 일잘 시리즈 4
도리하라 다카시 지음, 오정희 옮김 / 마일스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큰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다. 중간중간 가상 회사의 상황을 통해 몰입을 유도하고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요약정리해 넣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홍대리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라고 해서 이게 정말 필요한 일인지에 대한 고민없이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시 책임지지 않으려는 자세로 뭔가 바꾸려는 것에 대해 심리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기에 사실 이런 검토를 할때는 원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버리거나 안하는 것을 디폴트로 놓고 그걸 반드시 해야하거나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 설득이 되는지를 살펴보는 쪽으로 접근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관성이라고 해야할지 고정관념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정리컨설턴트로 활동중인 곤도 마리에가 버리지 않아야 할 물건인지를 판단하는 기준도 마찬가지였다. 만져보고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버릴 물건이라는 심플한 기준. 위임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고 시스템개선을 알려주는 책도 아닌 일을 버리는 것을 알려주는 단순한 책이었지만(물론 목차를 보면 알수 있듯이 불필요한 인맥도 정리하고-쌓아두기만 한 명함은 싹다 버리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기 위해 입장도 버리라는 등) 나에게는 과연 필요한 일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의미있었던 책이었다.


필요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써먹을수도 있다는 '소망'이므로 불필요한 것이라 정리해야하고 없으면 일을 못하는 것이라면 '필요'한 것이라는 심플한 논리.


다만 이메일을 통한 보고시 참조로 상사나 관련직원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 일종의 '보험'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수도 있을것 같긴하다. 관련 부분을 발췌해보자면.


"그걸 책임 전가라고 하지. 게다가 요즘 별일 아닌 것도 전부 메일 참조(cc)로 보내고 있는데 그것도 참조로 공유시켜서 '과장님께서 전에 보신 겁니다.'라고 말하는건가."

딱 걸렸다. 우선 누군가와 공유하면 설사 실수가 있어도 책임을 분산 시킬 수 있다. 그래서 사소한 일이어도 확인의 의미로 과장이나 주임에게 반드시 보냈다. (하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