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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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 하면 로마인 이야기가 떠오르지만 어쩌다보니 전혀 읽어보지 못했고 물론 다른 많은 저작들도 접해보지 못하던 와중에 처음으로 읽어본 그녀의 책이다. 처음에는 딱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건 기우, 너무 재밌게 읽었다. 풀컬러로 삽입된 르네상스 시대의 많은 예술작품들과 더불어 대화형식으로 기록된 이 책은 르네상스에 대해 얕은 지식만을 가지고 있던 내게 지식의 단비가 되어 주었는데 르네상스 저작집 중 1권이라고 하니 나머지도 이어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 


르네상스로 인해 신중심 사회에서 인간중심 사회로 변했고 그에 따라 예술작품들도 신을 테마로 하다가 인간에게 관심을 돌렸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전환기가 되었다는 것 정도. 저자는 르네상스의 본질적 의미를 한문장으로 설명한다. '보고 싶고,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의 분출' 부연하자면 바로 '왜'라는 질문에서 르네상스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만 하더라도 이슬람을 적으로 상대하는 것과는 별도로 무역 뿐만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배우기 위해 교류가 전쟁전보다 훨씬 더 늘어났다는 부분은 얼마전에 읽었던 십자군 관련 도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근대화시기에서의 일본과 조선이 또 생각나기도. 갑자기 생각났는데 중국의 변법자강운동도 비슷한 맥락이려나.

르네상스 시대의 출판인 알도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무려 '이탤릭체'가 그가 발명한 것이라는데 이탤릭체에 발명한 사람이 따로 있을거라고는 전혀 생각해본적이 없었기에 작은 충격이었다는. 더 신기했던건 이탤릭체를 발명한 이유는 같은 공간에 더 많은 글자를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와우.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이 뿐만 아니라 소위 말하는 문고판(8절판) 판형을 발명해서 대히트를 쳤다는데 이걸로 인해 판형이 큰 필사본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고 하니 가히 출판계의 전설이라고 할만했다.

베네치아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왕권과 신권의 대립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로 종교재판 제도를 절묘하게 이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비상식적인 종교재판으로 목숨을 잃던 그때 베네치아에서는 심판이 시작된 후 위원들이 한명이라도 자리를 비우게 되면 자동 휴정이 되어서 재판진행을 할수 없었다고 한다. 이점이 예술가들이 모여 문화를 꽃피운 원동력 중 하나였다는데 이부분에서는 뜬금없게도 우리나라의 국회선진화법이 생각나기도. 


이밖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예술가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짜투리 지식들이 풍부하게 담겨있어 눈도 머리도 즐거웠던 독서였다. 아, 이거 하나는 덧붙여 두어야겠다. 다빈치의 경우 미완성 작품들이 많았다는데 그 이유가 놀라웠다. 만들다가, 그리다가 끝그림이 머리속에 그려지면 그 순간 작업을 지속해야할 의지를 잃었다는 것. 끊임없이 탐구를 추구했던 그에게는 이러한 성향이 다방면에 놀라운 성취를 할 수 있게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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