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 초연결 시대를 이끌 공감형 인간
최배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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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이신데 제목이 살짝 이상했다. 호모 엠파티쿠스가, 그러니까 공감형 인간이 온다고? 공감형 인간만이 미래의 대안이라는 부제까지 보니 인문학? 미래학 책을 내셨나 싶어 펼쳐보기 시작했다. 전혀 아니었다. 경영 패러다임, 아니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를 짚고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정권별로 비판해가며 K방역이 한국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저자 분께는 실례되는 말이지만 출간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제목이랑 너무 괴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분의 저서가 이것만은 아니겠지 싶어 잠깐 찾아보니 역시나 경제에 관련한 책들이 다수, 이 책은 선의로 해석하건데 출판사의 권유로 다소 무리해서 출간한게 아닐까. 


널리 알려진 비즈니스의 변화에 대한 기업 스토리가 너무 익숙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그래도 아쉬웠던 건 제목에서 기대했던 호모 엠파티쿠스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었고 일부 언급된 부분도 책의 전체 주제랑 어떤 관계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있지가 않아 보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옛날 이야기 하면서 인터넷이 군사목적의 알파넷부터 시작되었다라는 히스토리는 분량채우기 목적이 아닌가 싶었을 정도.


아무튼 이러이러한 변화상황 속에서 우리나라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이들부터 자율과 협력이라는 사회규범을 체화시켜 공감하는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 자율적인 인간, 호모 오토노모스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메시지 자체는 공감이 십분 되었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무엇이 좋은지, 어떻게 가능한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 좀더 할애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아예 카테고리를 명확히 구분짓고 제언서 형태로 썼더라면 실망이 좀 덜했을지도.


기대했던 내용과 차이가 있어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각각의 챕터를 떼어놓고 본다면 경제전문가로서 다룬 내용들과 정책 비판, 그리고 제언들은 방송을 통해서 일부 접하기도 했지만 한국은행의 역할이나 국가발전방향 수립에 대한 비판 등 의미있는 내용도 많았던 책이었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의 K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오글거렸으나 우리나라의 눈치문화를 긍정적으로 재해석한 부분은 매우 신선했는데 '눈치 문화'의 진화가 '사회적 역량social capacity'를 성장시켜 사람들이 스스로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과 공통의 목적을 만들어낸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종교단체들의 일탈이 '계속'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개인주의적 행동을 자제함으로서 방역 모범국가로 인정받고 있고 또 일본불매 운동까지 연장선상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한 부분을 보면서 눈치라는 단어를 다시 보게 되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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