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문화사 살림지식총서 224
박철수 지음 / 살림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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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나긴 세월동안 인류는 지면과 밀착하여 정주해왔다. 주거 공간의 수직적 중첩은 인류역사 과정에서 극히 최근에 등장한 부자연스러운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현대 한국사회에서는 반드시 그런것 같지 않다. 공동주거 고층 공간이 선망의 주거환경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파트 열풍은 한국에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결코 어렵지 않은 전망이다.

  책은 이러한 아파트 선호의 원인에 대해 간략하게 탐색한다. 아파트 거주문화의 부정적 현상에 대해서는 '자폐증'이라는 강렬한 아포리즘을 선택하고 있다.  

  그에 대한 대안은 비교적 서정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공동마을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전통 촌락적 유대환경 조성안을 강조하였다. 아파트촌의 인간화에 절대적 요건이 될 것이다. 문제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거축양태상 완벽하게 차단된 공간구조에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른다.  다만 3대 동거형 아파트 개발과 보급(p.77)의 제안은 참신한 아이디어라 여겨진다. 

  아파트 거주에 대한 막연스러운 합리성 부여에 자성적 검토가 요구된다. 한국의 아파트 집착이 향후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다. 구체적인 대비가 논의되어야 할 시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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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 & 포퍼 :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지식인마을 25
장대익 지음 / 김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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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대한 막연한 신뢰가 사태를 호도하는 사례에 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중국음식을 선택하는 개인적 선호도가 세계관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주의를 당부한다.  과학의 취약성을 빗대고 있는 것이다.

과연 과학은 시대적 합의에 국한되는 것일까. 

현대사회의 수 많은 과학자들에게 저변적인 물음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과학의 논리성에 관한 난해함을 용이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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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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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인간은 다르다. 비슷할지언정 같을 수는 없다. 다르다고 해서 동질영역이 전무 한 것은 아닐 테지만 다른 것에 비하면 그 정도가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같다는 건 기껏해야 본능범주에 한정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본능을 조금만 벗어나면 곧바로 다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누구나 식욕을 느끼지만 선호하는 음식은 천차만별이다. 예전에 유행하던 뷔페식 반찬선택 식당은 이점을 노렸던 것 같다(요즘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미루어 성업은 못하였나 보다). 
 

  몸을 움직이려는 것은 자연에 따르는 본능이라 할 수 있다. 육체를 고정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움직임의 본능을 실현하는 방식은 개인의 취향이 여실히 드러나게 되는 대목이다. 하루키는 달리기를 통해 본능의 일영역을 충족시키려 했다. 달리기는 그의 천성에 매우 적합한 움직임이었다.  


  책은 달리기에 대한 예찬을 잔득 담고 있다. 달리기가 기여하는 물리적 건강관리 효과로 지적한 것은 ‘담배와의 결별’, 체중조절, 음식관리 등이다. 나아가 러너에게 달리기는 정서근육의 강화로 확장될 수 있다. 나태함을 방지하고 정신적 빈곤을 채워주기도 하고 반대로 채워진 것들을 연소시키기도 한다. 


  운동으로서 달리기를 회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운동 치고는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대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 고통을 통과해가는 것을 감수하는 것이 산다는 것을 인식(p. 255)하는 방식이라는 저자의 통찰은 달리기를 권하는데 있어 교훈으로 활용될만 하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장거리 러너는 되도록 긴 범위로 만사를 생각하고 되도록 멀리 풍경을 본다고 했다.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한다. 달리기가 정서를 지독하게 단련시켜 나온 결과적 사유인 듯하다.
  달리기가 마냥 싫지 않은 사람이라면 책을 읽은 후 달리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달리면서 하루키의 사색에 동감하는 것이 많다면 평생의 습관으로 만들 수 있는 천성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달리기를 시도해 봤다. 달리다 보니 단지 달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겸손해진 것 같았다.  

  달리기의 예찬은 널리 전파될수록 좋을 것 같다. 제각기 다른게 사람이지라도 달리기 습관은 되도록 많은 이들이 공유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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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sseau 2011-10-06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상 저자 응원 글>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비슷한 속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실상 마라톤에 참여해본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마라톤을 통해 인생을 설명하려는 시도들에 비해 그 의미를 깊이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루키는 이 책에서 마라톤으로 인생을 서술한다. 달리지 않았던 사람을 달리게 만들고 그의 사색과정을 경험적으로 검증하도록 유도한다. 교훈의 조건까지도 조성하는 작가의 전략에 대가의 면모가 느껴진다. 에세이가 문학 이상의 문학이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 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읽어보자고 권했던 양서, 그 저자를 응원한다.
 
한자는 즐겁다 - 세상과 통하는 유쾌한 한문 읽기
박은철 지음 / 뜨인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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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부담이면서도 매력적인 대상이다.  그럼에도 계획적 시간투자를 통해 연마하기란 쉽지 않다.  한자에 대한 요구가 보편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이 한자학습을 소홀하게 만들고 있다고 할 수 도 있겠다.  

한자를 즐겁게 배울 수 있다면  한자 학습의 의지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재밌고 즐거운 한자학습을 기대하면서  이책을 구매했다. 

책은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전체 40개 단어를 소개하고 있다. 체계적인 한자학습과 무관하게 집필되어 있다.  

 용도에 맞는 책을 선택하는 것은 효율적 읽기에 시작이다. 본 도서의 독서목표에 따라 추천이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단어를 통해 세밀하게 논의하는 수준이라면  본 책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자라는 외래어에 대해 즐거운 마음을 갖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충족과는 거리가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처음으로 '거북 구'자를 쓰기 연습을해 보았다. 이정도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즐거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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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4 20: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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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희생 - 개인의 희생 없는 국가와 사회는 존재하는가?
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이목 옮김 / 책과함께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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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 해군 전투정이 북 어뢰로 추정되는 공격에 의해 침몰당한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나고 있다.

사건의 전말에 대한 정부와 비정부의 견해는 아직 대립 중 이다.

군 당국 자료와 민간주장의 간극이 점차 요원해져 가는 듯 보이기도 하다.

 

원인과 전모를 떠나 천안함 사건은 한국사회에 많은 교훈을 남겼다.

대북, 국방개혁 등 보안에 대한 정부차원의 개선과제가 도출되었다.

그리고 용사 46명을 남겼다.

 

정부당국은 당시 수장당한 46명의 군인에 대해 전사자로서 최고수준으로 예우했다.

국가배상 관련 법 규정도 개정했고 전국민 성금도 모아졌다.

그들의 영결식은 실시간 방영되었고 전 국민 묵념의 시간도 마련되었다.

'숭고한 희생'으로 추앙한 것이다.

 

그런데 천안함 사망에 대한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다카하시 데쓰야는 '국가와 희생'을 통해 순국이라는 희생 레토릭의 허구성을 지적하였다.

다카히시 데쓰야의 관점에서는 46명의 사망자는 희생당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근대국가가 전사자에 대한 추모시스템을 강화시켜온 맥락에서 의미없는 죽음을 희생으로 가공했다는 것이다.

 

용산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전국 5개 국립묘지, 부산 유엔묘지 등의 순국추모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유사상황 시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하기 위한 이미지트레이닝의 목적이 내재되어 있는 기념물이라 할 수 있다.

 

희생이 국가 위기상황에서 국민이 의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와 관련된 모든 상황의 사망을 희생으로 통칭하여

추앙하는 것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당시 상황과 사망자의 자발적 의지를 검토해서 희생의 지위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전쟁상황과 무관한 경우임에도 전사자로 처리하는 것은 어색한 조치였다.

개인의 지나친 부주의에 의한 과실사를 두고 군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희생이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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