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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끼빠빠가 안 되는 팽수지 ㅣ 단비어린이 문학
임근희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5월
평점 :
여기에 낄끼 빠빠가 안되는 한 아이가 있다..이름하여 팽수지...
낄때 끼고 빠질때 빠질줄 알아야 하지만 수지의 성격상 그것이 쉽지 않다.
나도 내가 하는 행동이 오지랖인가, 아닌가에 대해 고심할때가 있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호의는 더이상 호의가 아니라 무례한 행동이 될 수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솔직해서 일까, 솔직하지 못해서 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해서 벌어지는 상황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팽수지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나의 이런 생각들이 괜한 것이 아니었음을 간접적으로 나마 위로 받는거 같았다.
수지의 오지랖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동네 이곳 저곳에서 펼쳐진다.
그 오지랖이 때론 친구를 민망하게 하기도 하고 누구를 구하기도 한다.
수지의 오지랖이 나쁜 결과를 초래할때는 모두의 비난 대상이 되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땐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이것 또한 한끝차이 인데 말이다....
수지의 이런 행동은 누군가는 하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괜히 일을 그르칠것 같다는 생각에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렇다. 일전에 여행을 갔다가 쩔쩔매는 한 남자에게 오지랖이 발동해 나도 모르게 그 남자에게 해결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던 나를 발견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왔던건 그 남자의 핀잔.....이유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모양이 빠졌단 이유에서다.
몰라도 아는 척 할 수 있었는데 나 때매 몰랐던게 들통났다는 것이다........
난 그저 그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을 한시라도 빨리 도와주고 싶었을뿐인데... 그 앞에 있는 사람이 여자친구 인줄 내가 알았을가...그 남자의 속내 또 한 내가 알리만무 했을터.....
그뒤로는 다시는 내가 먼저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았다..내게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제외하곤 말이다.
하지만. 수지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내 스스로가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수많은 창피와 설욕을 겪고나서도 다시금 원래의 팽수지를 선택한 그녀의 용기때문이다.
이제 부모가 된 나에게는 또 다른 과제가 생겼다.
과연 나의 아이에게는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어떤것이 상대를 위한, 아니 나자신을 위한 것일까?
요즘 아이들에게 왕따가 되는 아이성향 중에 '배려하는 아이'가 포함이 된다는 한 포스팅을 보고 놀란적이 있다.
오지랖과 배려의 차이가 뭘까....오지랖도 따지고 보면 배려의 일종 아닐까? 하지만 오지랖에선 상대에 대한 생각이 빠져있고 오로지 나의 판단만 남아있는 선함일까? 배려는 나를 빼고 상대방만을 생각한 선함일까? 오지랖도 배려도 상대에 대한 선한 관심인데 말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을 응용한 작가의 말을 빌려...
정말....남 눈치 보면서 가만히 있어야 손해를 덜 보게 되는 세상인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아이와 함께 읽어보며 관심과 오지랖에 대해 이야기 해보면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