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을 떠나는 단추로부터 단비어린이 동시집
차영미 지음, 이한재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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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가 모험을 떠난단다.

참 기발하다..옷에서 툭 떨어졌을 뿐인데....단추는 정해진 목적지 없이 여행을 떠난다. 이쯤되면 단추는 스스로 떨어지려고 애썼던 걸까?? 아니면 떨어질때를 엿보며 어느 방향으로 튕겨져 나갈지 항상 고민하고 있었던 걸까?

동시집의 표지만으로도 혼자 재미난 상상을 해본다. 그러고 있자니 나도 시인이 된것 같았다.


'온동네가 보고 있어'라는 시를 읽다가 웃음이 났다. 아파트를 지나다 보면 같은 동에 사는 아이들을 만날때가 있다. 그때마다 내가, 그때마다 같은동에 사는 엄마가 나의 아이에게 하는 말들 이었기 때문이다. 우스갯 소리로 '너희들은 어디에나 cctv가 있구나' 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놓이기도 했었다.


'차차'는 요즘 내가 나의 아이에게 하기 시작한 말이다. 아빠의 출장으로 인해 퉁퉁 부은 눈으로 매일 같이 아빠를 그리워 하는 아이에게 조금만 기다리면 아빠가 올날이 차차 올꺼라고, 그런 날이 곧 올꺼라고 말하면서도...

진짜 그때가 오긴 오는 걸까?내스스로에게 반문했던 기억이 났다. 그래도 아이는 나의 말에 좀 위로가 되었는지 몇일 후로는 눈물이 좀 잦아들었다.....정말 마법같은 말이다......'차차'


'향기택배'

어쩜 이렇게 이쁘게도 지었는지 모르겠다. 내코를 콕콕 찌르는 아카시아 향기가 너무 좋은 나날들이다.

길 어느곳을 가든 독한 매연과 담배연기가 아닌 향기로운 달큼한 향기...곧 여름이란 손님이 오려고 미리 보낸 향기택배다.



동시집을 읽을때마다 늘 느끼는 것이 있다.

관점을 이렇게도 바꿀수도 있구나!라는것 하지만 그 관점이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나만의 독창적인 것도 관점이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

얼마나 더 많은 책을 읽고 경험해야 이런 아름다운 동시를 쓸 수 있을까!

글이 잔잔히 천천히 나를 스며들게 한다면,,, 동시나 시는 ...더이상 숨을 참을수 없을때 까지 참았다가  단숨에 들이키는 산소같은 거랄까? 막막하고 답답한 세상에도 관점을 바꿔 생각하면 행복해지고 평온해 질 수 있다는걸 내게 알려주는 지침서 같았다.


이 동시집의 제목처럼 말이다. 나의 옷가지들의 단추는 언제 쯤 모험을 떠나게 될지도 슬쩍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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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야 하미야
신상숙 지음 / 문학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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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쓴다면 독자가 누가 되었든 읽는이로 하여금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고 , 글을 읽는내내 스토리가 그림으로 쭉 그려지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읽을때마다 나를 포근히 감싸는 그런 따뜻함...감동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어도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스토리가 더 자연스럽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생각한다. 

이 신상숙 작가의 글이 그랬다.

한장 한장 넘겨 읽을때마다 사진처럼 한장 한장 모여 천천히 흘러가는 이야기 같았다. 

어릴적에 시골 큰아버지 댁에 지냈던 추억 때문인지,  몇해전 귀농하신 시부모님 덕분인지, 아님 아직도 시골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에 머무르고 계신 외할아버지 덕분인지 , 내게 시골의 풍경은 낯선곳이 아니다.

농사를 짓는 이야기나 닭이나 강아지의 이야기는 더욱이 나를 몰입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런 이야기들에 빠져 한동안 시골의 풍경에 푹 빠져 있을즈음... 

간간히 이어지는 작가의 서글픈 이야기는 나를 긴장하게도, 흥분하게도 했다.

마치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마냥, 작가가 부당하게 당했던 이야기를 적어내려갈땐 나도 모르게 받아치기도 하고,

허를 내두르게 했던 시댁식구들과 철닥서니 없는 남편의 이야기에 같이 흥분을 했던터, 

한창 분에 못이겨 다음장을 스윽스윽 넘겼을땐 또 반려견의 이야기...반려닭의 이야기..

그리고 나를 제일 뭉클하게 했던 엄마와 오빠의 이야기.....


내가 이기울에 살지 않았음에도 작가와 함께 이기울에 살았던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가가 제일 마지막에 쓴 "닭을 기르고 시를 기른다"라는 말이 무슨뜻인지 알게 되니...아름다운 시처럼

그리고, 뒤돌아 보면 '그땐 내가 그랬었지.."하며 웃으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그런 나의 앞으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미없이 무채색으로 흘러가는 그런 나날들 말고, 따듯한 색들이 어우러서 누구라도 내 곁에 머무르면 평온하게 있다 지나갈 수 있게 그런 색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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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끼빠빠가 안 되는 팽수지 단비어린이 문학
임근희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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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낄끼 빠빠가 안되는 한 아이가 있다..이름하여 팽수지...

낄때 끼고 빠질때 빠질줄 알아야 하지만 수지의 성격상 그것이 쉽지 않다.

나도 내가 하는 행동이 오지랖인가, 아닌가에 대해 고심할때가 있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호의는 더이상 호의가 아니라 무례한 행동이 될 수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솔직해서 일까, 솔직하지 못해서 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해서 벌어지는 상황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팽수지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나의 이런 생각들이 괜한 것이 아니었음을 간접적으로 나마 위로 받는거 같았다.

수지의 오지랖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동네 이곳 저곳에서 펼쳐진다. 

그 오지랖이 때론 친구를 민망하게 하기도 하고 누구를 구하기도 한다. 

수지의 오지랖이 나쁜 결과를 초래할때는 모두의 비난 대상이 되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땐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이것 또한 한끝차이 인데 말이다....

수지의 이런 행동은 누군가는 하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괜히 일을 그르칠것 같다는 생각에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렇다. 일전에 여행을 갔다가 쩔쩔매는 한 남자에게 오지랖이 발동해 나도 모르게 그 남자에게 해결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던 나를 발견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왔던건 그 남자의 핀잔.....이유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모양이 빠졌단 이유에서다.

몰라도 아는 척 할 수 있었는데 나 때매 몰랐던게 들통났다는 것이다........

난 그저 그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을 한시라도 빨리 도와주고 싶었을뿐인데... 그 앞에 있는 사람이 여자친구 인줄 내가 알았을가...그 남자의 속내 또 한 내가 알리만무 했을터.....

그뒤로는 다시는 내가 먼저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았다..내게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제외하곤 말이다.

하지만. 수지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내 스스로가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수많은 창피와 설욕을 겪고나서도 다시금 원래의 팽수지를 선택한 그녀의 용기때문이다.


이제 부모가 된 나에게는 또 다른 과제가 생겼다.

과연 나의 아이에게는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어떤것이 상대를 위한, 아니 나자신을 위한 것일까?

요즘 아이들에게 왕따가 되는 아이성향 중에 '배려하는 아이'가 포함이 된다는 한 포스팅을 보고 놀란적이 있다.

오지랖과 배려의 차이가 뭘까....오지랖도 따지고 보면 배려의 일종 아닐까? 하지만 오지랖에선 상대에 대한 생각이 빠져있고 오로지 나의 판단만 남아있는 선함일까? 배려는 나를 빼고 상대방만을 생각한 선함일까? 오지랖도 배려도 상대에 대한 선한 관심인데 말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을 응용한 작가의 말을 빌려...

정말....남 눈치 보면서 가만히 있어야 손해를 덜 보게 되는 세상인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아이와 함께 읽어보며 관심과 오지랖에 대해 이야기 해보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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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어린이 계절 그림책
권지영 지음,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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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푸릇하게 솟아오르는 새싹을 보며... 향기롭게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봄을 안다. 봄은 왜 항상 푸르를까? 봄은 왜 항상 향기를 남길까?

주위에 피는 꽃을 보면 봄을 아는데...점점 변화하는 기후덕분인지 기후때문인지 봄의 온도는 벌써 여름이다.

봄을 나의 기분에 맞게 읽고 있자니...그 노래가 떠올랐다..

'원숭이 엉덩이는 빠알~게~ 빨가면 사과~사과는 맛있어~~~"

마치 노래를 부르며 봄을 읽고 봄의 향기를 따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봄바람은 살랑거려~살랑거리는 건 나뭇잎

연두빛 나뭇잎은 높아 높은건 하늘]

그림책의 내용은 마치 이어부르기 노래 처럼 흘러간다.


봄의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봄이 어떻게 돌아오고 봄이 어떻게 떠나가는지 알게 되는 것만 같다.

결국 봄을 느끼고 봄을 알게 하는건 우리..

봄이 가는것이 친구랑 헤어지는 것 처럼 아쉽고 봄이 주는 포근함과 적당히 따뜻한 온도는 마치 내집과 같다.


잊고 있던 봄에 대한 내 감성을 다시금 찾은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그림책이다. 나의 봄도 서서히 저물어 가지만, 다시금 봄이 내게 돌아올때 지난 봄의 기억이 더해서 더 포근하고 아늑한 봄으로 내게 다가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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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의 짝 단비어린이 문학
성주희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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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의 짝이 누구인가?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이 책을 집어든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어보면 혹시나.. 떠오르려나 싶었다. 좌라락 책 페이지를 훑어 보았다. 3개의 에피소드가 더 있었다.

뭔가 '운명'이란 단어와 다 이어질것 만 같았다. 


첫 이야기인 '내 운명의 짝' !세미의 부모님은 슈퍼컴퓨터가 정해준 운명의 짝과 결혼했다...하지만 이제는 세미차례다.. .슈퍼컴퓨터가 알려주는 결과를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나이가 된것..  하지만 이미 세미의 마음속엔 세미만의 운명의 짝이 있었는데......못하는게 없는 아이 '권안성' 일명 GAS !!

과연 운명의 짝을 알려주는 앱은 세미의 바램과 같을까??? 하지만..앱은 전혀 다른 사람을 말하는데.....과연 세미는 이 상황을 어찌 해쳐 나갈것인가?

이제는 운명의 짝까지 정해주는 시대가 왔다. 

나와 한 평생을 같이 할 사람까지 누군가 정해준다면...만약 그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다면????그건 누구에게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 내 스스로 찾은 짝이라도  후회는 남는법인데....그래도 내가 선택하고 후회해도 내가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정해진 운명이 정말 있는 것일까? 


두번재 이야기 ' 반짝반짝 달 부스러기'이다.

전학 온 학교에서 벌어진 연미와 지후의 이야기... 뭔가 판타지 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루고 싶어 매일 상상만 하던 일이 정말로 이뤄진 기분을 대리 만족한 느낌이랄까....정말로 믿는 사람에게만 효력을 발휘하는 달부스러기!!  늘 느끼는 거지만 그릇되지 않은 믿음은 정말로 엄청난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특히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말이다.. 이 책에서도 물론 그 믿음으로 인해 마법같은 일이 벌어진다.  과연 그 둘은 달 부스러기와 함께 어디까지 갔을까??


세번째 이야기는 '이야기하는 일기장'이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에게 있을것이다.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고 배제되었을때의 마음이란...당사자에게는 헤아릴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위축되는 삶을 살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유명한 아나운서인 엄마의 딸이지만 그에 반해 너무나 부족한 딸...심지어 잘나가는 또래 배우 친구와 비교까지... 엄마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은 그것도 실패다...어느날 엄마에게 화풀이 할겸 엄마의 취재노트의 한면을 찢다가 발견한 이야기하는 일기장.... 바로..엄마의 어린적 일기가 담긴 것.. 그것은 모녀를 하나로 다시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누군가에게 제대로 표현하고 싶지만 자꾸만 엇나가고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친구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보다는 메신저나 SNS로 소통하는게 편하다는 요즘 아이들... 이렇게 나의 생각과 그때의 내 하루를 음성으로 남겨보는 건 어떨까??? 훗날의 나를 위한 좋은 선물이 될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마지막 이야기 ' 느림보 반찬가게'


엄마가 부재중인 천재..그래서 늘 아침은 제대로 챙겨 먹질 못한다. 그런 천재집 현관에 걸려있는 이름모를 도시락...도시락의 출천는 모르지만 맛있다!!

 미술로는 내가 천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라이벌이 생긴다.

느릿느릿 모든 것이 느린 김태현... 미술대회가 있는날..그 아이만 없으면 내가 일등인데, 얼핏보니 나보다 잘 그린듯한 생각이 들었다. 그만 심통이  나서 사고를 치고 만다... 마음이 찜찜 했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다....집으로 돌아오는길 태현이네 가게를 지나게 되는데...그곳에서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하는데...


4가지의 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모두 어른들의 응원이 필요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응원해주는 누군가로 인해 달라지고 성장하는 아이들....그 성장의 원동력은 언제나 믿고 지지해 주는 우리 어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재미난 문학책 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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