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
윤혜은 지음 / 여섯번째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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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기윤은 암투병하는 엄마를 돌보느라 한 해를 쉬고 다시 두번째 고등학교 2학년을 다닌다. 

이 청소년 소설은 두번째 고2를 보내는 기윤의 이야기다. 


서평단 공지 글에서 영케어러라는 소재를 보고 신청했다. 

그래서 아픈 부모를 돌보는 이야기가 주 내용일 줄 알았는데 소설은 그 이후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주로 기윤의 마음이나 기윤이가 수업활동을 통해 만난 하민과 다희와의 대화, 겪은 일들로 진행된다. 

나에겐 요즘 아이들은 학교 생활을 조금은 알게 되는 이야기였다.

극적인 이야기나 흥미를 끌만한 얘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기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중심 내용이다. 

돌봄이 주 내용은 아니었고, 기윤의 마음이 많이 나와 에세이를 읽는 기분도 들었다. 


기윤이는 엄마를 돌보며 어땠을까, 이전 얘기가 더 나오면 어떨까? 

왜 작가가 그 이후의 이야기를 택했는지 궁금했다. 

청소년들도 꼭 공부뿐만 아니라 계속 다양한 이야기가 좀 더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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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7
연여름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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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름 작가의 첫번째 청소년 장편소설 페퍼를 읽었다. 

운석우로 건물이 무너지고 그 틈에 영소가 은수를 찾으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영소는 뱀파이어인 헤마는 그중에서도 소수인 낮의 헤마이다. 밤에 활동하는 다수 뱀파이어의 표적이 되는 낮의 헤마라, 자신을 보호하려고 계약을 맺은 태인과 함께 산다. 

은수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혼자 힘들게 살고 있는 18세 소년이다.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다 재즈 라이브 공연을 계기로 영소와 이어진다. 둘은 운석우로 살고 있는 도시가 무너지자 사람들을 구하러 함께 다니기 시작한다.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소설은 많지만 낮에도 가능한 경우는 보지 못해서 영소의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소리에 민감했던 영소가 은수와 가까워지며 여러 소리들과 친숙해지는 과정도 좋았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만남이 지금까지 익숙히 보던 관계가 아닌 새롭고 또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이들이 도와주고 기대는 과정도 마음에 남았다. 


뱀파이어내에서도 소수인 영소와 배달을 하며 힘들게 사는 은수 그들을 돕는 사람들은 나이도 처지도 다 다르지만 어울려 살아간다. 비슷한 나이 또래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이들이 섞여서 우정을 쌓는 것이 좋았다. 

외부의 압력과 내면의 소리로 힘든 청소년에게 충분히 힘이 될 소설이다. 

서로 달라도 재채기 소리처럼 작은 것 하나로도 계기가 될 수 있다. 힘든 이들이 읽고 용기를 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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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 - 보림 창립 50주년 기념 그림책 ㅣ 내일의 책
노인경 지음 / 보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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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림 출판사가 50주년을 맞았다. 그 기념으로 ‘내일의 책’ 시리즈를 런칭하여 그림책이 나오고 있다. 

케첩은 내일의 책 다섯번째 시리즈로 노인경 작가의 그림책이다. 


제목의 케첩이 이 그림책의 주인공. 케첩은 특별해지고 싶다. 그래서 자기 관리도 열심히 한다. 

내가 주인공이야! 여러 음식에 자신을 뿌린다. 

하지만.. 케첩의 뜻대로 되진 않는다. 

케첩은 실망한다. 집에 틀어박히 케첩을 찾아오는 친구 마요가 있다. 


누구라도 이 세상에 내가 필요한 존재이길 바라지 않을까. 

하지만 때로는 좌절하고 또 내가 바라는대로 되지 않아 실망하기도 한다. 

이럴 때 뻔한 위로보다는 말 없이 곁에 있는 친구가 힘이 된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의 쓸모가 있다는 걸 알길. 

케첩이 들어간 요리를 만들며 읽어도 좋을 책이다. 

넓은 세상에 자신의 자리를 찾고 있는 모든 친구들이 있고 힘이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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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 - 보림 창립 50주년 기념 그림책 ㅣ 내일의 책
노인경 지음 / 보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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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쓸모는 있어! 너의 존재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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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통역사
리 랑그바드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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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문학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 부터 항상 내가 어딘가에 발 붙이지 못하는 느낌 때문에 ‘디아스포라’ 라는 단어를 알고 반가웠다. 나는 외국을 가서 살거나, 부모와 헤어지는 등 그런 경험은 없지만 여러 이유로 나 자신은 누구인가 돌아보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이 책 소개를 보고 읽고 싶었고, 서평단으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서평단이 되어 책을 받고 놀랐다. 겉표지를 감싸서, 책의 제목과 작가, 번역가 이름도 흐리게 보인다. 겉표지를 감싼 앞 면에는 책의 원제 통역사가 덴마크어로 써있고 문장 부호들이 떠다닌다. 잘 들여다보거나 감싼 것을 벗겨야만 보이는 제목과 작가 이름. 책 제목이 흐리게 잘 안 보이는 책이라니. 의문이 들었다. 이유가 뭘까?


책장을 넘기니 내용도 신기하다. 희곡 같다. 대화로만 거의 이루어져있다. 책을 읽으며 그 이유를 알았다. 이 내용이 겉표지로 표현되었구나. 주인공의 말과 생각은 그대로는 보이지 않고 통역을 거쳐야만 연결되기 때문에. 


‘나의 통역사’는 생후 2개월 만에 덴마크로 입양된 작가가 친가족을 만났던 6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작가는 덴마크어, 영어, 한국어를 오가며 이야기를 썼다. 이 책은 말하는 사람, 대화, 나의 생각만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공백이 꽤 많이 보인다. 통역하는 중간에 생기는 공백은 책 안에서도 공백으로 표현되어 있다. 


2018년 부터 2023년까지 친가족을 만났던 장소가 부제로 나오고 그 곳에서 이뤄지는 이야기로 소설은 진행된다. 처음엔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가 궁금했다. 하지만 책에 몰입하면서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어쩌면 시선을 잡아끌 사건이나 구성이 아님에도 대화만으로도 독자를 기쁘거나 슬프게 만든다. 


초반에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이야기 하다 어머니가 죄책감에 우는 장면에서 작가는 긴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그 말할 수 없는 아픔이 느껴진다. 작가가 다른 작품에 빌려 썼다는 표현 ‘ 번역할 수 없는 침묵’에 쓰인 문장들보다 공백에 여운과 느끼며 집중했다. 레즈비언인 주인공의 애인이 통역사 역할을 하지만 가족에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과 언니들이 남편과 조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는 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이야기가 주인공의 처지를 대변하는 점과 동시에 그 모순이 이 책을 문학 작품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후기에서 이 소통에 실패했다고 말하고 그래서 침묵의 언어를 만들었다고 전한다. 이 책을 덮으며 그래도 조카와 조금씩 소통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조금 희망이 보였다. 


나는 우리 가족의 역사에서 지워진 사람이야. 그래서 내 이야기를 직접 써야 해. 


p.269


주인공의 말 대로 작가가 앞으로 쓸 이야기도 궁금하다. 작가의 이야기가 어떤 길로 나아갈지, 언어의 경계를 넘어 침묵과 공백에서 만들어질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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