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10 - 안개
이현석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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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많은여름이

이 소설에 나오는 여름.
어머니 임종을 지키던 , 열무와 산책하던 , 월든의 , 호수공원의 , 미야노와 이소노의 (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에서) …

어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여러 여름을 거쳐 임종… 그리고 겨울.

겨울에 이르니 나에게도 한기가 훅 밀려왔다.

눈을 묵묵히 맞으면 여름에 뵐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또 너무도 많은 여름을 만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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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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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수영장 #눈아이 로 알려진 안녕달 작가의 신작 겨울 이불을 읽었다. 아니, 내가 그림책에 폭 안겼다. 

표지에 나오는 이불은 색감, 무늬가 꼭 어렸을 때 봤던 이불과 똑같다. 

덮으면 몸을 옴짝달싹 하지도 못하지만 이불 덮고 엎드려 까먹는 귤은 아는 사람은 아는 우리나라 겨울의 별미다. 

그땐 그냥 책이 아닌 만화책이어야 제 맛이다. 한 열 권 쌓아 놓고 하나씩 읽으면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라고 쓰면 좋으련만

아버지가 만화책을 못 보게 해서 몰래 보거나 어른 돼서 만화 카페 가서 그 소원을 풀 수 있었다. 


이전 작품과도 비슷한 느낌의 안녕달 작가만의 상상력은 어릴적 봤던 만화와 닮았다. 

솜이불 밑에 펼쳐지는 상상의 공간은 여러 동물과 큰 달걀들도 등장한다. 

사람과 동물이 구분되지 않고 크기도 제한없는 아이가 끝없이 놀 수 있는 놀이터 같다. 


지금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찜질방 가서 양머리하고 식혜와 달걀을 먹는 정도지만, 

이 그림책을 이불 삼아 덮고 얘기할 수 있어 반갑고 날은 춥지만 아랫목 뜨근한 열이 느껴진다.  


작가님 좋아하는 독자들도, 따뜻한 그림책을 읽고 싶은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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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김미월 외 지음 / 다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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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못한몸으로잠이들었다

사자마자 백은선 시인님과 김나영 평론가 글을 먼저 읽었다.
재작년 자음과 모음 유튜브에 나가서 뵈었던 김나영 평론가님 기획이니까 응원하는 마음이었는데 책을 읽으니 또 나와는 뗼 수 없는 이야기었다.
육아하는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이런 책은 내 삶과 밀접하니 한 문장 또 한 챕터 넘길 때마다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래서 잠시 책을 접어두고 있었다.

며칠 전 책친구 피드를 보고 생각나서 카페인 충전 (이라고 하지만 디카페인..^^;) 하러 가는 길에 이 책을 집었다.
아이 학원 보내고 집 앞 단골 카페에서 책을 읽는 시간. 아이 방학이라 더 소중한 시간이다.
육아는 다 다르면서 또 비슷하기에 공감할 내용도 많았고 고민거리도 비슷하면서 또 글을 쓰는 분들은 이런 고충이 있구나 느꼈다.

아이를 키우며 여섯 일곱살 때 까지는 5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다. 다시 잘 수 있지만 수면의 질이 좋을리가. 모유 수유 하며 아이를 돌보다 보니 푹 잘 수 없는 거다.
그게 습관이 되니 아이가 젖을 안 먹어도 통잠을 안 자도 난 통잠을 잘 수 없었다.
손목이 나가 침 맞으러 다니고 정형외과도 가고 이석증이 발병해 일 년에도 몇 번 걸리고 (아이 5살 어린이집 가고 나선 재발 안 함.. ^^;)
그때 육아 일기라고 써보겠다고 몇 달 쓰다 그만두었다. 펼쳐 보기 힘들만큼 감정의 밑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난 그런 내 자신이 무서웠다.
아이가 10월 말 생일이긴 했지만 말이 늦어 영유아 검사 때마다 울었고 어린이집 들어가서 5살 초반은 거의 매일 울었다.
나만 힘든 건 아니다. 다들 어려움이 있고 지금 이렇게 쓴 것도 내가 겪은 거 10분의 1이라도 털어놨을까. 싶다.

아이를 키우는 건 내려놓음의 연속이고 지금도 그렇다.
벌써 초등 3학년이 되는 아이가 기특하고 내 자신을 잘했다고 토닥여 주고 싶지만 한 편 산더미 같이 쌓인 설거지 거리와 여기 저기 쌓인 책들 정리안된 옷들이 눈 앞에 쌓여있다.
난 왜 책을 읽는가. 자격증 수업이 아닌 문학과 페미니즘 등 줌수업을 듣는가.

한 일이년 전만 해도 내가 너무 못된 건가 생각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이런 엄마도 있다고. 다 다르다고. 어떤 엄마는 요리를 잘하고 청소를 좋아하는 분도 있고 자기 일을 잘하는 분도 있고
친절한 분도 있고..

아이에게 물어보니 난 책 읽고 서평 쓰고 (서평이 뭔지 모를텐데 그 말은 안다. 내가 하도 나 오늘 까지 써야 할 서평이 …라는 말을 들어서인가.^^;) 그런 엄마다.

한바탕 울고 나면 발을 딛을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을 읽고나니 힘이 난다. 방학 때 돌아서면 밥을 하는 시기에 적절한 책이었다.
이 책의 미국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분노와 애정도 읽어봐야겠다.

그건 분명하다. 아마 아이가 아니었으면 난 공부하는 사람이 되진 않았을 거다.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아이 덕분이다.
그리고 계속 내가 책을 소개하고 공부하는 건 결국 사람들에게 나누고 조금 더 좋은 사회를 만들 거라는 것.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
결국 내가 쓴 건 이 책과 다르지 않다는 걸 .이 책을 다른 언어로 또 썼다는 걸. (제가 잘 썼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 책을 쓴 여덟명의 작가가 나눠 준 언어에 기대 나도 조금 끄적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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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최애리 옮김 / 반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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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 마자 사두고 항상 그렇듯 쫓기듯 읽었지만 리베카 솔닛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제목부터 매력적인 이 책은 ‘1936년 봄, 한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라는 첫 문장이 챕터마다 변주된다. 

3번째 챕터까지 읽고 그 사실을 알았고 다 읽고 나니 무릎을 탁 칠수 밖에 없었다. 

그 문장은 챕터를 관통하며 읽다보면 헤매는 독자를 위한 이정표였다. 


역자 후기에 이 책이 여러편의 에세이가 뒤섞였다는 비판도 있었다는 언급이 나오지만 

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분명했고 형식과 주제, 묘사가 하나의 이야기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이 책이 매력적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라고!’ 하며 답답할 독자에겐 조금 더 차분하게 들여다 보시라 이야기 하고 싶다. 


오웰의 장미에서 시작하는 물음이 ‘빵과 장미’의 여성 참정권 운동과 장미 예찬 

그리고 콜롬비아 화훼 산업까지 뻗어나가며 순수한 아름다움은 없으며, 그럼 조지 오웰은 무엇을 봤는가 라는 결론에 이르면 

나 같은 독자는 감탄만 하다 끝난다. 


조지 오웰의 젠더 관련된 비판은 한 두 장 정도 나오는데 작가의 얘기를 좀 더 듣고 싶었으나 

리베카 솔닛은 오웰은 젠더를 논의할 생각도 안 하는 작가로 정의하고 있다고 느꼈다.

오웰의 생애를 이 책으로나마 쭉 따라가 보면 그에겐 사상이 중요했고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가 를 고민했다고 봤다. 


전쟁이 한창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장미를 심었던 오웰. 마지막까지 자연을 관찰했던 그의 모습을 보며

이 책에도 언급 되지만 읽었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을 떠올렸다. 그리고 최근 김연수 작가 북토크에서 들었던 힘들 땐 나무가 흔들리는 걸 보라는 말 도 생각났다. 

왜 인간은 먹고 사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지. ‘빵과 장미’가 다 필요한지. 1984를 읽으면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그래서 또 희망이 있는 게 아닌가 뻔한 말로 마음을 다 잡았다. 


이 책엔 여러 책들과 인물도 나와서 독서가들 장바구니를 채운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사진작가 티나 모도티 다. 

사진을 잘 모르는 나도 작품들을 찾아보며 반했는데, 절판된 것으로 보이는 전기가 나온 게 있어 읽어보려 한다. 


1984와 이 책을 연이어 읽고 기록해야겠다.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 

정리, 기록이 약한 사람인데 윈스턴의 다이어리, 솔닛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오웰이 살았던 시대와 의미를 따라간 것도

다 기록이 있어 그 힘을 믿어 가능한 얘기였다. 

무엇이든 바로 눈 앞에 이익보다는 좀 더 멀리 보고 지칠 땐 자연에 기대고 보호하면서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가야겠다. 


1984와 리베카 솔닛 책을 여러 권 읽고 봐서 더 흥미롭기도 했지만 이 책으로 두 작가를 시작해도 좋겠다. 

조금 돌아가는 거 같아도 여정을 마치고 나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다. 

이 책으로 리베카 솔닛 책은 6권 째인데 아직 읽을 책이 많이 남아서 좋고, 매년 이렇게 신작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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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을유세계문학전집 48
조지 오웰 지음, 권진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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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모임에서 선정돼서 읽고 두번째다. 

온라인 모임이 있어 좋아하는 책이니 읽고 얘기나누고 싶었다. 

그때 읽고 조지 오웰 책 다 읽어야지 했는데… 재독하고 또 결심한다. 꼭 다른 책도 읽어야지. 


결말을 다 알고 봐서 어떨까 싶었는데, 알고 보는데도 조마조마하고 화도 나고 슬펐다. 

작가가 전체주의를 비판하려고 썼고, 빅 브라더 라는 말도 유명하지만 안 읽어봤다면, 꼭 읽어보시라 추천한다.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읽을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을 때는 언어에 집중해서 읽었다. 책에 등장하는 국가는 ‘새말’을 만들어, 기존에 쓰던 언어를 대폭 줄인다. 

예를 들어, 좋다의 반대말인 나쁘다 도 없애버린다. 왜냐하면 좋다는 안 좋다라는 말로 얘기하면 되기 때문에. 

과거를 계속 수정하고 증거를 없애는 건 지금 한국사에서 민주화나, 위안부 등 내용을 없애는 것과 다름 없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쉬운 말만 쓰면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잘난 척하려고 어려운 말을 쓰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정확한 단어와 문장을 써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도 정부는 자유주의를 외치며 자기 책임 아니라 도망가고 

투쟁하며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혐오하라 조장한다. 


그래서 지치고 다 관두고 싶지만 그게 기득권이 노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엔딩을 보면 우린 좌절할 수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하지만 그게 작가가 말하는 메시지다. 

우리가 주체적으로 살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항상 생각하라고. 


이 책을 계속 읽는 세상이 좋은 세상은 아니겠지만 그래서 또 읽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 

문학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다 의미있는 책. 

잠시 멈췄던 오웰의 장미도 이어서 읽고 읽은 동물농장 말고 다른 책들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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