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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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좀 빌려줄래?>는 치과의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랜트 스나이더의 카툰 에세이다.


책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재치있게 담아냈다. 

저자가 창작하면서 겪는 괴로움이나, 독자로서 느끼는 감상, 때로는 말이 될까 싶은 상상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종교서적이나 ‘요즘 누가 책을 읽나’ 하는 얘기도 씁쓸하면서도 웃기지만 감동적인 그림도 있다.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아이에게 책 읽어주다 잠든 모습을 보며 내 모습이 생각 났다. 

매일 한 권 정도는 읽어줘야 하는데 졸리다고 못 읽어줄 때도 많아서. 때론 먼저 잠든 엄마를 보는 아이는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가장 좋았던 그림은 ‘작가의 휴양지’였다. 

그림 곳곳에 웃음과 씁쓸함, 감동이 담겨 있다. 

작가라면 정말로 이런 휴양지를 꿈꾸지 않을까.

‘인터넷 차단 카페’와 ‘초고 소각로’ ,’미적거리기 테라스’ 등 작명부터 센스가 있는 

그림을 한참 보고 있었다. 


처음엔 ‘있으려나 서점’ 과 비슷하단 생각을 했는데, 읽고 보니 이 책은 좀 더 작가 자신에 촛점을 맞춘 책이었다. 


독서는 혼자 하는 행위지만 가끔 외로울 때 이 책을 보면 좋겠다. 지금도 이 순간 다른 곳에서 책과 함께 하는 책덕후들을 떠올린다면 외롭지만은 않을 거다. 책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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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 다정하고 강한 여자들의 인생 근력 레이스
이정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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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는 한겨레 기자로 현재 젠더 데스크를 맡고 있는 이정연 기자의 첫 책이다. 


  그가 15년 간 운동 방랑 인생을 끝내고 3년 째 몰두하고 있는 근력 운동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이어트를 위한 게 아닌 자신만의 운동을 하는 여성 저자 에세이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도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마녀체력>등과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한 챕터가 3-4장 전후가 보통이라 틈틈이 읽기 쉽고 저자가 진솔하게 어렸을 때 이야기부터 운동방랑기 등을 들려주기 때문에 읽는 내내 공감하며 읽었다.

 

  이 책의 특징은 지금까지 잘 안 다루던 여성의 근력 운동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어렸을 때 달리기, 발레 등 운동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근력 운동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가 어렸을 때는 뭐든지 열심히 했으나, ‘이기고 싶어하는 여자 어린이’를 반겨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원래 근육량이 많았으나 두꺼워 보이는 허벅지도 싫었고 몸무게도 신경 많이 썼다고 한다. 


하지만 힘든 일을 겪고 그는 전환이 될 만한 것을 찾아나섰고, 좋은 선생님을 만나 근력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남자도 들기 힘든 케틀벨과 바벨로 운동하는 곳. 파워존 합정에서 운동을 시작한 그는 근력 운동의 매력에 빠진다.


저자의 방황과 운동을 시작하고 점점 강해지는 걸 보면 자연스레 독자도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챕터 중간 마다 독자에게 도움되는 건강, 운동 정보도 담겨 있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라도 뭐라도 시작하게 만드는 힘이 넘치는 책이다. 


그리고 마지막엔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챙겨야 한다며 마음 운동은 어떻게 하는지 경험담과 정보도 알려준다. 


운동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하는, 근력 운동이 왜 필요한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나도 여기 소개된 카스 운동 부터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무엇이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또 새삼 깨달았다. 운동하는 여성 저자의 에세이가 계속 나오는 게 반갑고, 이런 목소리가 모여 나도, 우리도 점점 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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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디테일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끗 디테일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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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토의 디테일>은 저자 생각노트가 2018년에 출간한 <도쿄의 디테일> 이후 두 번째로 낸 책이다. 큰 틀은 첫 책과 비슷하다. 사철 누드제본으로 제작한 책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볼 때 펼쳐보기 편하다. 표지 안에는 교토의 지도도 담겨 있다. 


비슷한 여행 에세이나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이 책이 눈에 띄는 이유는 에세이와 계발서를 합쳤다는 점이다. 두 장르의 장점을 가져와 독자에게 보다 쉽게 전달한다. 


또 하나의 장점, 저자는 섬세하다.  여행지에서 마주친 소품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그 섬세함으로 교토의 매력을 소개한다. 어쩜 이걸 다 사진 찍고 기록했을까 감탄했다. 내가 꼭 저자와 함께 여행 다니는 기분이다. 

유명 관광지도 나오지만 저자가 서두에 밝혔듯이 끝까지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한 여행을 이어 나간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점은 그만의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당에서 발견한 손님을 위한 배려, 기발한 문구. 우리도 아마 여행에서 보고 느낀 점을 것이다. 이 책이 달랐던 건 그는 보고 감상에만 그치치 않도 자신만의 감상, 인사이트를 더한다는 점이다. 그가 기획자로 일하기 때문에 남다를 수 있지만 자신의 일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발견하는 눈이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책 마지막엔 인덱스 붙어있다. 자신의 인사이트를 독자를 구별해 도움이 되라고 따로 정리해 두었다. 이 책을 보더라도. 그가 느낀 점을 책을 만들 때도 신경썼구나 생각이 들어 대접받는 기분이었다. 기획자나 마케팅에 종사하는 분들이 보면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문구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문구 좋아하는 분들, 느린 여행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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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의 초록 리본 사계절 아동문고 97
박상기 지음, 구자선 그림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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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의 초록리본>은 박상기 작가의 장편동화로 사계절아동문고 97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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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숲에 살던 고라니 ‘솔랑’은 6차선 도로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다가 동생과 도로를 건너다 동생은 차에 치여 잃고 도로 너머 숲에서 험난한 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 날 들판에서 먹이를 구하다 들개 무리에게 쫓겨 그 곳의 대장은 맷돼지 ‘도야’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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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와 맷돼지의 우정이라... 쉽게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였지만 나중엔 코끝이 찡해질만큼 감동 받았다. ⠀⠀⠀⠀⠀⠀⠀⠀⠀⠀⠀⠀⠀⠀⠀⠀

이 책의 배경은 휴전선 근처로 짐작된다. 철망이 나오고, 남쪽이란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솔랑’은 비무장지대에서 편히 살았던 모양인데, 들개 무리와 겨울이면 사냥을 나오는 사람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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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의 캐릭터는 그간 동화나 청소년 소설에서 봤던 캐릭터와는 다르다. 인간을 알고 싶어하고 자신이 몰라서 새끼를 돌보지 못했다며 자책한다. 항상 맷돼지는 악당으로만 생각했는데 작가도 아마 그런 사람들의 편견을 이용해 캐릭터를 만들었을거라 생각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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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결국 그들의 터전을 맘대로 짓밟은 건 사람이다. 도야가 초록리본으로 두른 팻말에 쓴 글씨에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그들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총을 들고 사냥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를 구해준 사람도 있다고. 작가가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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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표지에 그려진 솔랑과 도야를 보면 감사하다. 초록 리본이 가득한 숲.그들이 못 다이룬 꿈이 여기에 있다. 꿈 같지만 동물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할 그 날을 꿈꿔 본다. 그건 결국 인간이 할 일인 걸 잊지 말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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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네
손보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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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네>는 #디어랄프로렌 에 이은 두 번째 장편 소설이다. 교보생명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에 연재한 글을 묶어 나왔다. 


주인공 나는 일본 문학 번역가이자 시간 강사다. 남편은 연예기획사 일을 하고 지난해 암으로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이혼한 후 소식이 끊겼던 아버지에게 연락이 오고, 그는 끈질기게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캐릭터는 많지 않은데 강렬하다. 우선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 어머니는 나를 과보호한다. ‘너의 삶, 너의 행복, 너의 안전’이 중요하다며 주인공이 등하교, 친구들과 노는 것까지 어렸을 때 부터 간섭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벗어나고 싶었고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다. 죽기 전까지도 수수께끼 같은 말만 남긴 엄마는 소설에서 나를 둘러싼 벽처럼 느껴진다. 


배경도 빼놓을 수 없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작은 동네’는 경기도 광주의 어느 시골로 나온다. 사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곳에 ‘벽돌집 딸’로 불리우는 나는 유별난 엄마 때문에 아이들과 못 어울리고 뒷말을 듣는게 싫다. 거대한 숲으로 둘러싼 마을은 조용하지만 뭔가 숨기고 있는 거 같은 소설의 이야기를 잘 살려내고 있다. 


이 소설의 힘은 바로 독자가 알고 싶은 걸 끝에 가서야 알려주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는 처음엔 부정하다가 나중엔 내가 몰랐던 나의 이야기를 찾아나선다. 독자는 그 방황에 쉽게 몰입할 수 있고 결말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속이 시원해지는 게 아니라 큰 돌을 얹은 거 마냥 주저앉게 된다. 


마지막이 힘들지라도 다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좋았다. 아니, 이 책은 두 번 읽어야만 한다. 다시 읽는 소설은 또 다른 나와 어머니의 관계를 보여주고 그제야 그들이 이해가 될 것이다. 왜 꼭 여성이 이렇게 가슴아파야만 하는지, 병풍 같았던 남편과 아버지 캐릭터에 답답했지만 어머니는 아마도 자기가 맡은 일을 다했다며, 뿌듯해 하며 세상을 떠났을거다. 그걸 생각하며 이해가 되기도 한다. 


손보미 작가를 단편만 작품집에서 몇 번 읽은 정도라 작가의 특징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 책이 흥미로워 다음 작품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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