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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 - 시간 빈곤 시대, 빼앗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테레사 뷔커 지음, 김현정 옮김 / 원더박스 / 2023년 1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116/pimg_7375871784085885.jpeg)
잠 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면 오늘 끝내지 못한 일, 하지 못한 일, 미룬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모래처럼 쌓인다. ‘홀가분해’ 라는 마음으로 잠들어 본 게 언제일까? 아이를 낳기 전엔 어쩌다 하루, 맘이 가벼운 날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날이 없다. 항상 일은 쌓이고 그걸 겨우 겨우 쳐내고 사는 기분이다. 옛날 보다 기술, 과학도 발전하고 살기 좋아졌다는데, 현대인은 더 바쁘고, 시간이 없는 건 왜일까? 무엇이 문제일까?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우리가 왜 시간이 부족한지 그 원인과 우리가 시간을 자유롭게 누리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근거를 들어 주장하는 책이다. 노동, 돌봄, 자유 시간, 어린이, 정치 등으로 나눠 살펴보고 독일의 현실을 보여주는 관련 자료와 학자들의 주장도 나와서 찬찬히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만큼 공부하고 느낀 점도 많았다.
우리는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게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바쁘니, 청소도 돈을 써서 하고 밥도 빨리 먹고 미라클 모닝을 하며 잠을 줄인다. 개인이 노-력하면 잠도 줄이고 자기계발하고 일도 열심히 하면 성공할 거라고. 하지만 저자는 그건 잘못되었다고 아니라고 말한다. 우린 그와 반대로 일하는 시간은 줄이고 서로를 돌보며 자유 시간과 정치에 참여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아마 대부분은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할 거다. 하지만 저자의 글에 따르며 독일에서 제대로 일자리를 분배한다면 일자리는 늘리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핵개인의 시대라는 말도 나오지만 사실, 혼자서 산다는 건 불가능하다. 혼자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봐라.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배달해주고 인터넷이 돌아가고, 공간을 제공해주는 곳도. 나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우리는 청소나 기본적인 일들을 대우하지 않지만 그런 일들이 며칠만 멈춰도 우리나라도 멈추는 게 당연하다.
아이를 낳지 않아도 우리가 어린이의 미래를 위한 책임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져 있으며 같이 사는 사회이므로. 보험보장제도를 인구가 줄어들 수록 유지하는 게 힘들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작가는 말한다. 전세계 일어나는 기후 위기, 취업 문제, 저출생 등 모든 문제가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학자 프리가 하우크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16시간을 4시간씩 직업, 돌봄업무, 자유시간, 사회정치적 참여 로 나누는 모델을 제안한다. 이게 무리하게 느낄 수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가 자유롭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려면 이런 시도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누구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하다. 마지막 챕터에서 모든 건 정치적이라고 한 문장에 동의한다. 앞서 행동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항상 마음의 짐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책을 읽고 나누고 모임을 만들고 얘기하고 옳다는 걸 하는 게 정치적인 참여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났던, 또 책에서 언급했던 책들을 나눈다. 왜 이리 시간이 없지? 내가 문제인가?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 추천한다.
(챕터별로 책을 덧붙입니다. )
1.시간은 왜 늘 부족한가?
24/7 잠의 종말 (절판) - 챕터 시작할 때 나온 문장이 실린 책
2.노동시간
노동의 배신
불쉽잡
3.돌봄시간
돌봄과 작업 1,2
돌봄이 돌보는 세계
4.자유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3, 챕터에 문장이 실림)
5.어린이의 시간, 미래의 시간
어린이라는 세계
6.정치를 위한 시간
돌봄과 연대의 경제학7.유토피아로 나가가기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이 챕터에서 문장이 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