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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리의 마지막 이야기
낸시 주연 김 지음, 정혜윤 옮김 / 자음과모음 / 2023년 1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208/pimg_7375871784109776.jpeg)
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모녀 이야기는 주로 에세이만 접해서 소설이 궁금했다.
<미나 리의 마지막 이야기>는 낸시 주연 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제목은 책 내용 그대로 담고 있다.
미나 리의 마지막 이야기를 딸인 마고가 추적하는 내용이다.
2014년 가을, LA 한인타운에서 미나 리가 숨진 채로 발견된다. 연락을 자주한 건 아니지만,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실만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마고는 누군가 엄마를 살해한 거 아닌가 의심한다. 그리고 엄마 집에서 발견된 신문 부고와 엄마와 오래 알고 지낸 엄마 친구와의 만남으로, 마고는 몰랐던 엄마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미나와 마고, 두 명의 화자가 번갈아 가며 나온다. 마고의 이야기를 엄마의 죽음 이후로 흘러가며, 미나는 딸과 남편을 사고로 잃고 괴로워하다 미국에 홀로 온 이후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번갈아 나오는 구조는 마고가 엄마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갖게 되면 미나가 나오며 그 궁금증을 풀어가는 구조다. 이런 구조는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책을 읽는 원동력이 된다.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미나의 이야기가 죽기 몇달 전으로 가면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를 향해 간다. 결말이 인상적이었던 점은 대를 이어 고통받았던 그 사슬을 결국 여성이 끊어버린다는 점이다. 사적복수를 하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내내 고통받았던 여성들을 생각하면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결말이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그 연을 마고가 다시 이을 수 있을 거라 작은 희망을 갖게 된다.
책 몇 권으로 그 삶을 알순 없지만 디아스포라, 경계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에 항상 관심이 가고 소설 인물이라도 응원하고 싶고, 또 작품들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H마트에서 울다, 내가 알게 된 모든 것 번역가인 정혜윤 번역가의 이름도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