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대문을 열면
허은미 지음, 한지선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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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문을 닫는 가게와 집이 늘었다. 재개발되는 지역이 많아서다. 10년 뒤면 이 지역은 또 많이 달라질 거다.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지나가다 보면 여기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생각한다. 

이 그림책을 보며 나도 모르게 지나갔을 사람들을 생각했다. 


<파란 대문을 열면>은 작가가 어릴 적 살던 파란 대문집을 추억하는 그림책이다. 처음엔 한 작가가 그림과 글을 다 하셨는 줄 알았다. 그만큼 두 작가의 그림과 글이 잘 어울렸다. 내가 모르는 곳인데 눈 앞에 그려진다. 파란 대문과 그 골목, 대문 앞 나팔꽃 향기도 나는 듯 푹 빠져 보았다. 


마지막에 아파트 숲 창문을 바라보는 어른이 된 나는 꼭 우리 같다. 꼭 내가 이런 곳에 살지 않았어도 우리에겐 누구나 살았던 추억이 담긴 집 또는 장소가 있으니. 작가의 추억을 들려줘서 펼쳐줘서 고마운 책. 추운 겨울 아이와 같이 읽기 좋은 따뜻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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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리의 마지막 이야기
낸시 주연 김 지음, 정혜윤 옮김 / 자음과모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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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모녀 이야기는 주로 에세이만 접해서 소설이 궁금했다. 

<미나 리의 마지막 이야기>는 낸시 주연 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제목은 책 내용 그대로 담고 있다. 

미나 리의 마지막 이야기를 딸인 마고가 추적하는 내용이다. 


2014년 가을, LA 한인타운에서 미나 리가 숨진 채로 발견된다. 연락을 자주한 건 아니지만,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실만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마고는 누군가 엄마를 살해한 거 아닌가 의심한다. 그리고 엄마 집에서 발견된 신문 부고와 엄마와 오래 알고 지낸 엄마 친구와의 만남으로, 마고는 몰랐던 엄마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미나와 마고, 두 명의 화자가 번갈아 가며 나온다. 마고의 이야기를 엄마의 죽음 이후로 흘러가며, 미나는 딸과 남편을 사고로 잃고 괴로워하다 미국에 홀로 온 이후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번갈아 나오는 구조는 마고가 엄마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갖게 되면 미나가 나오며 그 궁금증을 풀어가는 구조다. 이런 구조는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책을 읽는 원동력이 된다.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미나의 이야기가 죽기 몇달 전으로 가면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를 향해 간다. 결말이 인상적이었던 점은 대를 이어 고통받았던 그 사슬을 결국 여성이 끊어버린다는 점이다. 사적복수를 하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내내 고통받았던 여성들을 생각하면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결말이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그 연을 마고가 다시 이을 수 있을 거라 작은 희망을 갖게 된다. 


책 몇 권으로 그 삶을 알순 없지만 디아스포라, 경계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에 항상 관심이 가고 소설 인물이라도 응원하고 싶고, 또 작품들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H마트에서 울다, 내가 알게 된 모든 것 번역가인 정혜윤 번역가의 이름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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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관용어가 생겼대요 - 읽다 보면 문해력이 저절로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우리누리 지음, 송진욱 그림 / 길벗스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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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시리즈 중 관용어 버전을 읽었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얼굴에 빗댄 관용어 

2장 신체에 빗댄 관용어

3장 음식에 빗댄 관용어

4장 물건에 빗댄 관용어

5장 자연에 빗댄 관용어 

 

왼쪽은 네컷 만화와 뜻풀이, 오른쪽에는 관용어의 유래가 나온다. 

관용어는 언어의 역사가 담겨있는 표현이라 읽으면서 역사도 같이 배울 수 있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표현이라 유래는 대표적인 것 하나만 나오지만, 그 유래를 통해 더 궁금하면 다른 유래도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표현이 나올 때 마다 국어 사전등을 찾는게 가장 좋지만 이런 책을 통해 주요 관용어를 익히는 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용어는 또 겉으로 보이는 뜻 말고도 속뜻이 있기 때문에 유래를 통해 뜻을 제대로 알면 아이들의 글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거다. 

예를 들면 ‘풀이 죽다’도 풀을 먹인 종이나 옷은 요즘에 보기 힘드니, 그게 시간이 지나 흐물흐물해지는 걸 풀이 죽는다 라고 표현한다는 걸 알면 뜻을 이해하기 훨씬 쉽다. 

초등 3,4학년 친구들의 어휘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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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 우리말 - 읽다 보면 문해력이 저절로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우리누리 지음, 송진욱 그림 / 길벗스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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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같이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우리말) 을 를 읽었다. 

아이는 말 뜻을 풀어주는 책을 좋아한다. 사자성어나 속담 풀이 책을 반복해서 보고 문제 내는 것도 즐긴다. 

요즘 문해력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내 경험으로도 결국 많이 제대로 읽어야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많이 해도 도움이 되겠지만 공부로 책을 읽는 건 재미가 없고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단어나 문장이 나오면 뜻을 찾아보는 게 좋다.

이 책은 중요 어휘나 관용어 등을 추려 유래부터 뜻까지 설명한다.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는 네 가지 챕터로 나눴다. 

1장 역사와 문화가 담긴 우리말 

2장 사람이나 성격과 관련 있는 우리말 

3장 음식이나 자연과 관련있는 우리말 

4장 알고 쓰면 더 재미있는 우리말 


왼쪽은 네컷만화와 뜻풀이 오른쪽은 유래와 관련된 짧은 이야기가 나온다. 색감부터 그림체 등이 눈에 띄고, 초등3,4학년 수준에서 한 번에 보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시치미 부터 을씨년스럽다 , 어중이떠중이, 비지땀, 너스레, 보람 등 자주 쓰는 단어부터 생소한 단어까지 다양하고 실생활에 밀접한 단어들을 익힐 수 있다. ‘보람’이 본래 뜻은 다른 것과 구분하기 위한 ‘표시’ 였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아이 책을 읽으면 나도 새롭게 배우는 게 많다. 아이와 한동안 이 책으로 서로 문제 내는 것도 해봐야지. 초등 3,4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어휘력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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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지금의 안부 - 당신의 한 주를 보듬는 친필 시화 달력
나태주 지음 / 북폴리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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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한 달 정도 남았다. 벌써 한 해가 가다니, 아쉬움과 함께 연말에 고마운 사람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할 시간. 반가운 선물을 만났다. 


나태주, 지금의 안부는 나태주 시인의 친필로 그리고 쓴 시화를 모아 만든 만년 달력 세트다. 필사할 수 있는 노트와 엽서, 달력 포스터, 스티커까지. 패키지가 알차다. 그래픽으로 그린 시화도 차분한 색감과 시와 잘 어울리고 오래 두고 보기 좋다. 미발표 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시인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거다. 


매일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와 그림을 하나씩 보고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고마운 이에게 이런 선물로 안부 인사를 전하는 것도 좋겠다. 

난 어머니께 선물하려고 한다. 나태주 시인도 좋아하시고 달력 보더니 잘 나왔다며 반가워 하셨다. 


달력을 하나씩 넘기다 보니, 한 해가 가는 게 아쉽지만 않다. 내년엔 좀 더 시와 친해지고 좋은 시도 눈에 담고 읽어야지 생각한다. 시와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선물해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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