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게 남은 위시 장미 이야기를 하다가 마르셀 프루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년에 올 장미까지 생각하면 이제 나는 엔간한 위시 장미는 손에 넣은 셈인데, 아직 구해야하는 것이 바로 마르셀 프루스트다.
프랑스 델바 사에서 내놓은 이 장미는 정확히는 수브니어 마르셀 프루스트라는 이름인데 노란 장미에 대한 내 불호를 깨어버린 미모를 자랑한다.
생각난 김에 마르셀 프루스트를 읽어볼까 검색하다가
밀리의 서재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옛 기억으로는 첫 권이 참 지루했던 기억이 있고 2권 후에 읽다가 중단했던 듯하다.
그 때는 내가 20대 초반이었고 도서관에 처박혀서 공강시간마다 읽으러 가면 아무도 손대지 않아서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어언 이십년 가까이 지나 다시 잡아본 이 책은…
왜 지루하다고 느꼈는지 의문일 정도로 취향을 꿰뚫는 거였다!
뭐야 이 무수한 개인적인 회상과 상상과 생각의 조각들이라니 하염없이 남의 일상을 읽는 걸 좋아하는 내 취향을 저격하는 소설인데 대체 왜 지루하다고 느꼈었을까?
20대의 나는 지금보다 tmi를 좋아하지 않았었나?
다른 사람의 정밀하게 다듬어진 트위터를 보는 기분으로 들여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