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서브 로사 1 - 로마인의 피 로마 서브 로사 1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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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세일러의 <로마 서브 로사-로마인의 피>를 읽었습니다. 스티븐 세일러가 로마사를 전공한 만큼 이 작품은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기원전 80년, 로마 제국은 독재관 술라에 의해 지배되고 있습니다. 이 때 활약한 이가 로마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변호사, 작가였던 키케로지요, 키케로는 어느 날 주인공인 '더듬이' 고르디아누스에게 사람을 보내 사건을 의뢰합니다. 한 부자 노인이 살해되고 그 아들이 범인으로 몰리자, 재판 전까지 아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 달라고 합니다. 고르디아누스는 로마 시내는 물론 피해자의 고향을 찾아 여행을 하면서 사건을 조사하죠.

이 작품은 실제로 키케로가 맡았던 사건과 그 기록을 토대로 하였고, 키케로의 법정 연설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 보았음직한 로마 제국, 그 로마의 서민들과 그들의 삶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돋보입니다. 고르디아누스가 만나는 해방 노예와 검투사들에 대한 인상이 깊게 남고요.
<로마 서브 로사>는 "장미 아래서"라는 뜻으로 로마 인들이 비밀 회의 장소에 장미를 꽂아 두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죠, 즉 세일러는 이 시리즈를 통해 로마 역사의 큰 전환기를 추리물 형식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작품에는 카이사르, 폼페이우스와 함께 로마의 삼두 정치를 연 크라수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고 하니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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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창 노블우드 클럽 6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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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딕슨 카의 탐정 중 하나인 헨리 메리베일 경이 등장하지요. 메리베일 경은 <세 개의 관>에 나오는 펠 박사와 이명동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슷한 인물입니다. 뚱뚱하고, 독설가이고, 남 돕기를 좋아한다는 점이지요. 카의 다른 작품인 <흑사장 살인사건>에서 그의 별명은 '마이크로프트 홈즈'라고 나옵니다. 움직이지는 않지만 정부 기관에서 일한다는 점, 홈즈만큼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줄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제임스 앤스웰은 장래성 있는 청년으로, 어느 날 한 여인을 만나게 되고 곧 결혼 약속까지 합니다. 그런데 결혼 얼마 전에 장인 될 분이 그를 집으로 초대합니다. 장인은 그에게 술을 한 잔 주는데 갑자기 제임스는 쓰러지고 맙니다. 문제는 깨어나 보니 장인 될 어른은 화살에 맞아 죽어 있고, 그 화살은 원래 방 벽에 장식되어 있던 것이고 방문도, 창문도 모두 안에서 잠겨 있습니다. 정황상 그가 피해자와 싸움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죽였다는 말이 되지요.
이제 무대는 법정으로 옮겨집니다.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선 제임스, 그를 돕기 위해 나선 변호사인 헨리 메리베일 경입니다. 메리베일 경은 화살의 깃털, 잉크 패드의 위치 등에 주목하지요. 처음에는 조금 짜증나지만 오히려 그런 사소한 단서 하나하나가 범인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메리베일 경은 충분히 무죄를 증명할 자신이 없으면 아예 나서지 않는 인물입니다. 압도적인 상황 증거 속에서도 사건의 진상을 차근차근 밝혀 나가는 메리베일 경의 활약이 돋보이며, 영국의 전통 법정인 올드 베일리에 대한 묘사도 훌륭합니다. 과연 딕슨 카의 작품답더군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범행 과정이 딕슨 카의 다른 작품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이건 스포일러이므로 밝히지 않겠습니다)이죠, 그리고 마지막에 트릭을 풀어낼 때에는 삽화가 있어야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역시 밀실의 대가 딕슨 카다운 트릭이 사용되고 법정물로서의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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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의 비밀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4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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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813>을 까치 판으로 다시 읽었습니다.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뤼팽의 초인적인 능력과 넓은 발(?)에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어렸을 때 추리소설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홈즈파, 뤼팽파로 나뉘게 된다고 하죠, 저는 홈즈파라서 뤼팽을 싫어했습니다. 특히 홈즈가 뤼팽에게 매번 당할 때마다 정말 이가 갈릴 정도였죠.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기암성> 이후 잠적했다는 소문이 돌던 뤼팽은 어느 날 한 호텔에서 세계 제일의 다이아몬드 왕인 케셀바흐의 방을 털다가 그가 최근 들어 어떤 사람을 찾고 있고, 뭔가 귀한 비밀이 담겨 있는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문제는 다음 날, 케셀바흐는 방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호텔 급사와 비서마저도 수수께끼의 살인마에게 당하고 맙니다.  현장에 뤼팽의 명함이 떨어져 있어서 뤼팽이 범인으로 몰리게 되고, 이 사건을 맡게 된 파리 경찰청의 르노르망 경감은 살인범의 뒤를 쫓죠, 단서라고는 현장에 있던 담뱃갑에 범인 이름의 이니셜이라 짐작되는 <L. M>과, 케셀바흐가 가진 물건에 새겨진 <813>,  <APOON>이라는 글자뿐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러시아 출신의 귀족 세르닌 공작은 케셀바흐의 미망인 돌로레스를 보호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배후에는 독일 펠덴츠 지방의 영지를 지닌 대공작의 상속 문제와 영국, 프랑스, 독일의 알자스-로렌 지방을 둘러싼 비밀 협약 문서가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죠. 그 와중에 문서를 노리는 사람들은 수수께끼의 범인에게 차례로 살해되기 시작합니다.

1910년에 나온 이 작품은, 프랑스와 독일의 문제거리인 알자스-로렌 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곳은 원래 독일 땅이었는데 30년 전쟁이 끝난 1648년 프랑스가 이 땅을 차지하게 되고, 1871년 독일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되찾았지요, 하지만 1차대전이 끝난 후 다시 프랑스가 차지하였고 지금은 프랑스 땅입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서 그런지 매우 실감나고, 뤼팽의 초인적인 능력과 의연함에 몇 번이나 감탄하게 됩니다. 아쉬운 점은 뤼팽이 마지막에 결국 인간적인 질투를 느끼게 되어 이성을 잃는다는 점, 홈즈(직접 등장하지는 않습니다)가 풀지 못한 암호를 뤼팽이 푼다는 점 등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건 관계자들이 범인이 누군지 알면서도 왜 말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뤼팽 시리즈의 걸작답게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얼마 전에 셜록 홈즈가 영화로 나왔는데 이 작품도 영화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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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게임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7
정충진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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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앤북스의 뉴에이지 문학선의 작품인 <살인 게임>을 읽었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경찰청에 갑작스러운 괴전화가 걸려 옵니다. 사람을 죽여 서울 흑석동 어느 곳에 두었다는 전화지요, 그런데 동시에 부산에서도 같은 전화가 걸립니다. 경찰이 장난전화 아닌가 하면서도 출동해 보니 정말로 토막난 시체가 검은 봉지에 담겨 있습니다. 이에 서울경찰청 특수수사부의 박 팀장, 김 경위, 서 형사, 이 형사 네 명의 형사가 출동합니다.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해 나가다 이들이 모두 전직 경찰임을 알게 되고 이들은 공통적으로 가혹행위로 악명이 높았다는 사실을 밝혀 냅니다. 동시에 유성철이라는 인물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릅니다. 유성철은 10년 전 일가족 세 사람을 무참하게 살해했다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모범수로 출옥했는데, 그 사건 담당 형사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한 뒤 그에 대한 보복을 한다 여겨지게 됩니다. 특수수사팀은 점점 수사를 확대해 나가게 됩니다.

 줄거리 소개는 이 다음부터는 스포일러성이 짙어지니 그만 하겠습니다. 현직 변호사가 쓴 작품이라 그런지 수사 과정이 매우 자세히 소개되어 있고, 또한 추리소설의 기본에 충실하며 원한과 욕망, 사회 비리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우선, 오류가 보입니다. 사건의 배경인 2001년은 KTX가 개통되기 전인데 이 작품에서는 KTX가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군요.
 그리고, 주인공이 이 특수수사팀 4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작 누가 주인공인지는 분간하기가 어렵더군요, 정작 추리의 주역이 되는 인물은 4인의 형사보다는 검시관인 서홍주 박사라는 점이 전체의 몰입도를 약간 떨어뜨립니다. 더욱이 유성철, 서홍주라는 이름은 패러디라는 점이 너무 드러나기 때문에 아쉽군요.
 또한 범인 및 주요 용의자들이 등장하는 대목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고(스포일러라 자세히 밝히지 못합니다), 용의자 유성철의 운명도 그리 자연스럽지는 못하더군요. 또한 트릭 역시 다른 작품에서도 흔히 본 트릭이라 그리 좋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막상 아쉬운 점을 대 보니 생각보다 많군요, 사실 저도 그렇게 잘 쓰지는 못하는데..., 하하하, 한국에서도 본격 추리물이 최근 많이 출간되고 있어 기쁩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길 빌며, 저도 쓰도록 하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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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암살사건
김재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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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민정음을 둘러싼 암살사건이라, <다빈치 코드> 후 팩션계 소설이 많이 나와서 그저 그런 팩션 중 하나일까 생각하여 조금 미뤘다가 읽을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지하철역에서 소매치기 피해자가 자신의 지갑을 찾으러 왔다가 신원 확인을 요구하는 형사를 때려눕혀 중상을 입히고 달아납니다. 그의 동료인 강현석 형사는 그 수수께끼의 남자가 떨어뜨린 지갑에서 서민영 교수라는 이름을 보고 그녀에게 찾아갑니다. 서민영 교수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훈민정음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강 형사가 가져온 쪽지를 보고 그것을 아버지의 친구인 구 씨에게 맡기지만, 구 씨는 곧 시체로 발견됩니다. 서 교수와 강 형사는 그 쪽지와 서 교수의 아버지의 유서를 바탕으로 수사를 해 나다가가, 이 사건이 훈민정음 원류본을 찾는 일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와중에 알 수 없는 킬러의 습격을 여러 번 당하고, 강 형사는 살인 누명까지 쓰게 됩니다.

 

 읽은 후의 감상은..., 우선은 재미있었다는 말씀부터 드려야겠습니다.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구성도 훌륭했지만 조선의 궁궐과 종묘, 청계천 다리의 구조는 물론 일제에 의해 어떻게 파괴되었는지도 고증하여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며 냈다는 점, 그리고 한글로 만든 암호 또한 매우 신선했습니다. 알파벳 암호는 흔해도 한글 암호는 보기 드문데 말이죠. 그리고 신봉승 선생님에게서 사사받으셨다니 부럽습니다. 저 또한 뛰어난 팩션과 사극을 쓰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작품이 나오면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에 <인문학 콘서트>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덕일 교수가 한국의 역사교육 수준, 그리고 각종 가설 중 우리나라에 제일 불리한 점만을 택하고 있는 역사학계에 대하여 한탄하였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러한 한탄과 지적은 계속됩니다. 저 역시 매우 아쉬웠습니다. '국사'를 선택 과목으로 하고, 영어에만 전념하는 교육 정책이 원망스럽더군요. 최근 제주중앙여고 1학년 학생들이 이 작품의 독후감을 UCC로 제작하기도 하였는데 그들 또한 우리가 우리 역사를 사랑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두 가지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는데, 첫 번째는 기존의 팩션 소설과 차이점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김경로의 <사로의 전설>이나 최정열의 <천년 왕조의 비밀>역시 이와 비슷한 테마를 다루고 있죠,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인디아나 존스처럼 환타지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러한 작품에서는 인디아나 존스의 나치처럼 늘 일본의 우익이 악역을 맡고 있는데, 솔직히 제가 보기에는 이러한 구조는 약간 상투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유광수의 <진시황 프로젝트>처럼 한중일 모두의 우익을 다루거나 했다면 더욱 신선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두 번째 아쉬운 점은(사실 희망사항이라고 하는 편이 옳겠지만) <다 빈치 코드>처럼 시리즈가 되었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전에도 몇 번 다른 게시판에도 쓴 적이 있지만 저는 한국에도 시리즈물 탐정 캐릭터가 나왔으면 하는데, 강 형사와 서 교수 콤비의 조합으로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온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는 아직 밝혀야 할 역사적인 비밀이 많고, 찾아야 할 유물도 많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극중의 허 교수라는 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노골적으로 한국을 비하하고 친일파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후속작이 나온다면 그도 등장시켜서 제대로 한 방 먹였으면(?) 합니다.

 

 간단한 리뷰를 올렸습니다. 김재희 작가님이 앞으로 더 좋은 소설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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