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의 비밀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4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813>을 까치 판으로 다시 읽었습니다.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뤼팽의 초인적인 능력과 넓은 발(?)에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어렸을 때 추리소설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홈즈파, 뤼팽파로 나뉘게 된다고 하죠, 저는 홈즈파라서 뤼팽을 싫어했습니다. 특히 홈즈가 뤼팽에게 매번 당할 때마다 정말 이가 갈릴 정도였죠.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기암성> 이후 잠적했다는 소문이 돌던 뤼팽은 어느 날 한 호텔에서 세계 제일의 다이아몬드 왕인 케셀바흐의 방을 털다가 그가 최근 들어 어떤 사람을 찾고 있고, 뭔가 귀한 비밀이 담겨 있는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문제는 다음 날, 케셀바흐는 방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호텔 급사와 비서마저도 수수께끼의 살인마에게 당하고 맙니다.  현장에 뤼팽의 명함이 떨어져 있어서 뤼팽이 범인으로 몰리게 되고, 이 사건을 맡게 된 파리 경찰청의 르노르망 경감은 살인범의 뒤를 쫓죠, 단서라고는 현장에 있던 담뱃갑에 범인 이름의 이니셜이라 짐작되는 <L. M>과, 케셀바흐가 가진 물건에 새겨진 <813>,  <APOON>이라는 글자뿐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러시아 출신의 귀족 세르닌 공작은 케셀바흐의 미망인 돌로레스를 보호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배후에는 독일 펠덴츠 지방의 영지를 지닌 대공작의 상속 문제와 영국, 프랑스, 독일의 알자스-로렌 지방을 둘러싼 비밀 협약 문서가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죠. 그 와중에 문서를 노리는 사람들은 수수께끼의 범인에게 차례로 살해되기 시작합니다.

1910년에 나온 이 작품은, 프랑스와 독일의 문제거리인 알자스-로렌 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곳은 원래 독일 땅이었는데 30년 전쟁이 끝난 1648년 프랑스가 이 땅을 차지하게 되고, 1871년 독일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되찾았지요, 하지만 1차대전이 끝난 후 다시 프랑스가 차지하였고 지금은 프랑스 땅입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서 그런지 매우 실감나고, 뤼팽의 초인적인 능력과 의연함에 몇 번이나 감탄하게 됩니다. 아쉬운 점은 뤼팽이 마지막에 결국 인간적인 질투를 느끼게 되어 이성을 잃는다는 점, 홈즈(직접 등장하지는 않습니다)가 풀지 못한 암호를 뤼팽이 푼다는 점 등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건 관계자들이 범인이 누군지 알면서도 왜 말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뤼팽 시리즈의 걸작답게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얼마 전에 셜록 홈즈가 영화로 나왔는데 이 작품도 영화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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