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이지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장바구니담기


이번에 박해일과 김혜수가 주연으로 만들어진 모던보이의 원작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일명 망죽살)의 작가. 처음으로 단편을 썼다.
문학동네 작가상으로 데뷔하고 한동안 볼 수 없더니 이름이 좀 바뀌었다.

30대쯤 된 여자들의 이야기가 몇 개 이어지다가 30대쯤되는 남자들의 다소 심하게(?) 솔직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남자들의 생각을 읽으며 과연 남자들은 진정 이런걸까 싶다가도. 아 이 작가 여자잖아하는 생각을 한다. 그 정도로 남자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거 같은 묘사들이다. 뭐랄까. 적나라하다.

첫번째 이야기.
카프카만큼 나쁜 남자를 만난 순진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친구같은 여자 이야기.
이 작품이 표제작이다.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 제목과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라 집어든 책인데 이야기들도 인상적이다. 어쩌면 일상적이라고도 할까.

그 친구같은 여자주인공은 남자의 손에 반한다.
내 친구들도 예쁜 손의 남자에게 끌린다고 하던데.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커피잔을 쥐고 있든, 부끄러워 얼굴을 살짝 가리든 그 손은 여자들에게 대부분 어떤 모성같은 감정을 이끌어내는 듯하다.

이건 키티부인의 한 장면. 키티를 미친듯이 좋아하는 부인의 남편이야기다. 아이를 갖기 위해 매달 배란일에 노력한는 부인. 그렇지 않은 남자. 어느 배란일. 성의없이 응하다 덜컥 진짜 그들은 아이를 갖게 된다. 어쩌면 아이를 소망한 건 키티부인 뿐이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그 부인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고. 발정이 난 암코양이와 남자만 남고, 가끔 가던 술집여자가 그 발정난 고양이를 달래줄만한 숫코양이를 데리고 온다. 읽는 동안 홍상수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았다. 씁쓸했지만 현실은 그렇다는 것. 계속 상기시키는.

바랜듯한 푸른 바탕에 천사날개를 단 마리오네트 여자가 남자의 손을 이끌고 데려다주고 있다.
서정적인 표지. 점점 한국소설 표지가 멋져지고 있다.
표지만으로도 읽고싶다는 생각이 번뜩 드는 책이 있다.
게다가 이 소설집. 너무 재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