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굽는 목사
손경희 지음 / 가나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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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독특한 카페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카페인데 주일에는 교회로 변신하는 곳입니다. 사장님은 목사님입니다.

‘목사님이 왜 장사를 하지?’

처음엔 이 카페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단 종교에서 여는 미끼용 카페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상한 장소가 아니었고, 목사님은 이중직 목회자였죠.

커피값이 싸고 맛도 좋아서 엄마들과 모임 장소로 잘 이용하고 있어요.

저에게 참 낯설었던 이중직 목회자에 관한 책이 나와서 읽어보았어요.

‘도넛 굽는 목사’


손경희 목사님은 미국에서 신학 공부를 했지만 귀국해서 한국에 개척 교회를 여신분입니다.

미국에는 이중직 목회자가 많아서 도넛 장사를 하셨다고 해요.

그 경험을 살려서 한국에서도 도넛 가게를 운영하며 목회자 일을 합니다.

이 책은 손경희 목사님이 직접 겪은 놀라운 간증과 은혜 모음집입니다.

목사님이 사업을 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의 가정을 스스로 책임져서 성도들에게 물질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것.

두 번째는 진짜 위로는 같은 처지에 있을 때 더 강력하다고 믿기에 성도들처럼 일하는 것.

세 번째는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과 만남의 장을 마련하여 세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손경희 목사님을 잘 모릅니다. 그가 좋은 분인지 존경받을만한 분인지 책 한 권을 읽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목사님이 사업을 하시는 의도에는 크게 공감하여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제가 교회에 다닌 지 4년 정도 되었는데요. 교회가 세상과 많이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다니는 교회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비친 교회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교회 이미지는 너무 폐쇄적인 느낌이 듭니다.

크리스천들도 자신이 크리스천이라는 걸 드러내지 않는 사람도 많고, 전도에 대해서도 별로 적극적이지 않더라고요.

누군가를 직접 품어주고 챙겨주는 것보다는 혼자 기도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힘들 때는 곁에 없다가 나중에 나타나서 너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하더라고요.

교회에서 사역을 맡은 사람 중에는 오직 목사님께 잘보이기 위해 애쓰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행사 하나를 준비해도 함께하는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착하고요.

명품과 부동산에 관심 많고,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비싼 학원과 과외에 몰아넣고, 다들 그러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이 깊은 자들도 저와 다를 바 없었어요. 교회 안도 속물적인 세상과 같았습니다.

‘내가 교회를 오래 다녀도 나도 저렇게 변하는 게 없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우울하더라고요.

그런데 목회자와 이런 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니 그 이유가 우리는 모두 죄인이고, 죄인들이 교회에 모여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교회에 다니면서 은혜롭고 아름다운 경험도 많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한국 개신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서운하고 답답한 점들이 먼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의 한국 교회가 미움받는 이유를 아주 잘 알겠거든요. 예수님의 사랑, 성경 말씀이 세상이 전파되지 못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교회와 크리스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손경희 목사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까요?

목사님은 한국에서 같은 목회자들에게 받은 상처가 많았다고 합니다. 주님이 위로해주시는 은혜가 없었다면 이겨내지 못할 큰 고통이었겠죠.

남북이 갈린 것도 서럽고, 이념이 나뉜 것도 안타까운데, 종교에서도 파를 나누니 소름이 끼칩니다.

어째서 이중직 목회자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까요?

자신의 생계조차 해결할 수 없으면서 입으로만 복음을 전하는 목사들보다, 장사를 해서라도 교회를 이끌어나가는 목사님이 더 훌륭하지 않을까요?

코로나 이후에 많은 교회가 어려움에 부닥쳤지만, 이 교회는 살아남기에 유리했을 것입니다.


도넛 굽는 목사님으로 사는 것은 그냥 목사님으로 사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험과 고난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교회 안에만 있으면 근사한 양복에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으며 고결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죠.

그런데 장사를 사러 나가면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죠. 무례한 손님의 멸시도 받고 돈의 유혹도 받고요.

손경희 목사님은 이중직 목회자라서 성도를 위해 기도를 적게하고, 성도 돌보는 일에 소홀하다는 말을 들을까봐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합니다.

이 목사님의 삶을 읽으면서 ‘한국 개신교에 이런 희망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 책의 초반부는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손경희 목사님이 귀국하여 교회를 짓는 내용이 나오거든요.

저는 한국 교회들이 건축에 집착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에서나 교회 십자가가 보이는데, 왜?

목회자가 과잉 배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개척 교회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교회는 월세를 내는 건물의 일부에 위치한 작은 교회이지만 많은 성도가 다니고 있어요.

목사님은 사랑과 은혜의 빚만 지라고 하시고, 자신이 직접 빚 없이 사는 삶을 증명하시고 있어요.

넉넉하지 못해도 타국이나 지방에 있는 다른 교회를 돕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손경희 목사님이 교회를 지으며 시련을 겪는 이야기를 읽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다행히 책의 중후반부 내용은 이 시절을 지난 것도 이유가 있었고 깨달음을 얻으신 것이 나와요.

마치 소설을 읽다가 사이다를 마시는 것처럼 마음이 뻥 뚫렸어요.

하나님이 무조건 다 채워주실 거라는 믿음만으로 일을 벌이고 가족과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면 안 되니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할 때
하나님께서 그 일속에서
다 해결하여 주실 줄 믿고
일을 추진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에 속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하나님의 일을 빙자하여
목사의 일을 하고 있진 않은지
의심해 봐야 하고,
매 순간 자신을 경책할 수 있어야 한다.-152p-’


예수님도 목수 일을 하셨고, 바울은 천막 짓는 일을 했고, 베드로는 물고기 잡는 일을 했고, 누가는 의사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일과 세상의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손경희 목사님은 일을 하면서 성도의 헌금이 어떻게 해서 드려지는 것인지, 그들의 예배 참석이 얼마나 귀한지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하는 목회는 성도들에게 물질적인 부담을 주지 않아서 좋다고 합니다.

저는 교회 설교 말씀에서 물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이번 추수 감사절에도 너무 적은 것밖에 드릴 수 없음이 슬퍼서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헌금할 돈은 없으면서 잘 먹고 잘 쉬는데 쓰는 돈은 있는 제 자신이 밉고... 내가 헌금을 많이 하지 못하는 것은 신앙심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고...

이런 것이 부끄러워서 교회에 나가기 싫은 날도 있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이 언제쯤이면 좀 편안해질까요?


손경희 목사님의 책을 읽으며 한국의 기독교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고, ‘실패에 맺히는 열매’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달콤한 도넛과 커피를 통해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전해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니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저도 아름다운 신앙의 열매를 키워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제가 싫어하는 일부 크리스천의 모습을 닮아갈까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신이 없다면 설명할 수 없는 기적으로 가득 차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싶어요.

나약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저를 주님께서 유용하게 사용해 주시길 바라며 서평을 마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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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한국의 미래
여시재 포스트 COVID-19 연구팀 지음 / 서울셀렉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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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이후를 전망하는 책들이 많이 보이네요.

다양한 책을 읽어보는데요. 그중에서 지금 이 시기가 한국에게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 있어요.

‘코로나 시대의 한국’

이 책은 국제관계, 경제, 교육, 노동, 환경, 기술, 의료 각 분야 전문가가 진단하는 뉴노멀 시대의 대한민국이 담겨 있습니다.

*뉴노멀(New Normal) : 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으로, 경제 위기 이후 5∼10년간의 세계경제를 특징짓는 현상.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등장한다.


뷔페에서 다양한 요리를 맛보는 것처럼 다양한 의견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책의 구성은 포럼 원고를 모아 놓은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은 논문 같은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포럼장에 있는 것처럼 흥미진진했어요.

이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향하는 것이 코로나를 코리아가 퀀덤점프 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퀀텀점프(quantum jump) : 물리학 용어로, 양자세계에서 양자가 어떤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갈 때 계단의 차이만큼 뛰어오르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Part1은 정치, 경제, 국제 관계 전문가들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 질서에 대해서 글을 썼어요.

저도 무척 궁금했어요. ‘앞으로 세계 질서는 어떻게 될까?’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이 너무 막 나갔죠. 파리기후 협약, 유네스코, WHO 등에서 탈퇴하고 세계의 경찰 노릇도 그만 두었어요.

중국도 코로나 이후에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졌죠. 세계 시장에 값싼 노동력과 땅을 제공하는 메리트도 없어졌고요.

코로나 19 확산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처는 아주 실망스러웠습니다. 글로벌 리더십은 거의 발휘되지 않았어요.

각 나라가 서로 협력해서 대응해도 불리할 판국에 서로의 탓을 하며 물고 뜯고 난리였습니다.

앞으로 어떤 혼란이 닥칠지 모르는데, 그때마다 글로벌 리더십이 부재할 상황이 염려스럽네요.


Part2는 코로나 시대의 노동, 교육, 도시의 모습 등에 대해서 나왔는데요.

법에 대한 지적이 인상적이었어요.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법 조항은 거의 변함이 없죠.

예를 들어 현재의 노동법은 19세기 공장법을 근대화한 근로기준법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에 근무 환경이 많이 변했는데, 법이 시대를 앞서가서 사람을 보호해 주면 좋겠네요.

이 책에는 다른 나라의 우수한 사례도 언급되고 있으니 각 분야에서 미래 계획을 세우는 것에 참고하면 좋겠네요.


Part3에서는 대한민국이 이끄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그려졌어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저는 ‘로컬 지향의 시대’라는 말과 ‘스마트 시티’에 관심이 생겼어요.

도시에 모여 사는 것이 인류에게 불리해지면서 지방으로 인구 밀집을 분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죠.

전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라도 로컬 발전은 중요합니다.

최근 자발적으로 지방에 정착하여 지역 발전에 좋은 결과를 내는 사례가 많아서 흐뭇합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칠성조선소, 테라로사 같은 장소도 지역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좋은 사례죠.

이 책에서 언급한 일본의 사례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섬의 섬학교 이야기를 담은 ‘우리는 섬에서 미래를 보았다’, ‘이토록 멋진 마을’, ‘로컬 지향의 시대’라는 책은 꼭 읽어보고 싶네요.

저도 언젠가는 지방에 내려가서 지역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활동을 하고 싶거든요.

20대에 NGO 활동을 했던 경험도 있고, 현재도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을 쌓고 있으니 필요한 곳에 쓰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스마트 시티도 많은 관심을 받았죠.

스마트 시티는 에너지, 교통, 의료, 주거와 삶의 형태를 결합한 미래 시대의 핵심 아이템을 모아둔 곳이라니 가서 살아보고 싶네요.

*스마트시티 :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도시 생활 속에서 유발되는 교통 문제, 환경 문제, 주거 문제, 시설 비효율 등을 해결하여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 '똑똑한 도시'를 뜻한다.

세계 1000여개 도시가 스마트 시티 실험 중이고, 한국도 여러 도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요.

‘코로나 시대 한국의 미래’이는 한국의 미래에 관해서 다양한 내용이 가득 담겨있어요. 이 책을 읽고 크게 깨달은 점은 ‘Why not!’입니다.

세계가 위기를 겪을 때 한국은 꽤 대처를 잘했고, 선진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한민국이 글로벌 리더로 나서지 말라는 법은 없죠.

코로나 시대에 사는 것이 매우 불안하지만, 우리가 이 시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세계 속에서 더욱 빛나는 한국을 만들어 보기를 바랍니다.

미래에 주인공이 되는 길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해요.

이 위기 속에서 오늘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기를......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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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26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유튜브를 활용한 TOL 글쓰기 - 책 안 읽는 우리아이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책임져주는
김재윤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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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듭니다.

저는 이제 TV보다 유튜브가 편해요.

유튜브를 TV에 연결해서 보고, 부모님 댁에도 TV로 유튜브를 볼 수 있게 해드렸어요.

유튜브에서 다양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2020년부터는 저도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가족의 추억이 담긴 영상도 올리고 있어요. 유튜브와 함께하는 일상이 무척 즐거워요.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유튜브 시청을 제한합니다. 자극적인 광고도 많고 선정적인 콘텐츠도 많잖아요. ㅠㅠ

잘 사용하면 아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텐데 아쉽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이런 책을 만났어요. ‘유튜브를 활용한 TOL 글쓰기’


이 책은 유튜브에서도 책 읽기를 통한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자 출신인 저자가 영상매체를 이용한 글쓰기 교육법을 담았습니다.

책을 잘 사용하면 부모가 자녀에게 유튜브를 활용한 글쓰기 교육을 할 수 있어요.

예전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라서인지, 교육 현장과 요즘 아이들 사이에 괴리감이 큰 것 같아요.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콘텐츠를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 책에서 설명하는 유뷰브 글쓰기 교육법은 TOL이라고 해요.

T는 THink
O는 Organize
L은 leave

생각의 방을 채우고, 정리하고, 탈출하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 탈출 게임처럼 유튜브 글쓰기 과정도 흥미롭게 진행할 수 있음이 흥미로웠어요.


코로나 이후에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는데요.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키우는 것에 글쓰기가 좋다고 합니다.

관찰하고,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이 향상될 것 같아요.

저자는 이 책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좋은 콘텐츠를 추천하고, 멀리해야 할 콘텐츠도 소개해 줍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아이들이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지만, 영상을 보고 글을 쓰는 것은 부담이 조금 덜한 것 같아요.

저자는 ‘정비창’이라는 방법을 알려 주는데요. 정리, 비판, 창작의 과정을 거치면 좋다고 해요.

앞으로의 시대는 ‘융합’이 중요한 시대인데, 그래서 이런식으로 생각과 생각을 연결하는 능력을 키우면 아주 좋겠죠.


이 책에서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좋았어요.

광고를 보면서 광고 카피 만들기 훈련을 하거나, 같은 영상을 보고 다른 친구들과 토론하는 것도 아이들과 해보고 싶네요.

이 책에는 저자가 추천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데요. QR코드도 있어서 바로 찾아서 보니까 편리했어요.

이 책은 엄마인 제가 아이의 글쓰기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책이었어요.

유튜브 TOL 글쓰기에 관심 있으신 분은 꼼꼼하게 읽고 실천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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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주영헌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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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를 잊고 산 사람입니다.

독서를 좋아하지만 주로 실용 서적이나 베스트셀러 소설에 관심이 많습니다.

글을 통해서 얻는 이득을 계산하며 책을 선택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ㅠㅠ

시를 읽으면 이런 저의 마음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글을 여유롭게 음미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읽고 치울 과제처럼 여길 때가 있거든요.

시는 내용이 짧지만 긴 글보다 더 천천히 읽어야 해요.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작가가 선택한 최선의 것을 알아볼 수 있으면 좋잖아요.

최근 속독에 푹 빠진 저에게 잠시 천천히 걷는 여유가 필요했고, 그래서 이 시집을 펼쳤어요.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처럼 이 책은 사랑과 이별에 관한 시가 담겨 있어요.

이 시집을 읽으니 제가 잊고 지냈던 감성이 떠올랐어요.

시를 읽으니 ‘작가는 가슴에 사랑이 가득한 남자이구나, 이런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자는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부질없는 것임을 금방 깨닫습니다. 저에게는 이런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자를 부러워할 자격이 없어요.

저에게 이런 글을 써주던 남자들도 있었는데, 저는 그런 남자들은 사랑하지 못했고 저를 괴롭게 하는 남자와 결혼했거든요.

참 아름답고 고마운 사랑이지만, 사랑은 쌍방향이 아니면 결국 고통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이 시집 때문에 잊고 지낸 기억도 떠오르네요.

제가 어느 추운 겨울에 강릉에서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 안목해변에 서 있다가 바다에 뛰어들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사랑이 힘들고, 사는 게 힘들고,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져서 모든 것을 탁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종교에 의지하는 것도 아니어서 마음을 붙들 장치가 없었거든요.

강릉의 겨울 바다는 파도가 아주 높더라고요. 누가 바다에 빠져서 소리를 질러도 파도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누군가에게는 멋진 카페가 가득한 안목해변이 저에게는 별로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가 아니랍니다.

그런데 이 시집을 읽고 안목해변에 대한 어두운 이미지가 씻겨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시인은 안목해변에 사랑하는 연인과의 추억이 있어요. 시에 종종 안목해변이 등장하거든요.

덕분에 이제 안목해변을 떠올리면 아프고 힘든 기억보다는.. 주영헌 시인이 누군가를 사랑했던 추억이 있는 장소라고 기억할 수 있겠네요.


주영헌 시인의 시에는 남자의 섬세한 사랑이 아름답게 녹아 있어요.

일부러 품이 큰 겉옷을 입고 가서, 추위에 떠는 여자를 안아주고 싶다고 말하는 시인.

그는 해변에 닿은 파도를 바라보면서 바다가 해변을 두드리고 육지를 껴안는다고 표현합니다.

이 시집은 이별을 겪은 분에게 선물하고 싶네요.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힘든 시간을 겪겠지만, 곧 빨래가 잘 마르는 것처럼 마음이 뽀송뽀송해져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준비가 될 것이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요.

사랑과 이별은 이제 유부녀인 저와 상관없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요.

어쩌면 저는 아직도 이 단어들과 밀접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이 시집을 읽고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눈물이 울컥 차오르기도 했거든요.

제가 꾹꾹 누르고 있던 낯선 감정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사람으로 사는 일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다채로운 감정의 빛깔이 있음이 아름답게 느껴져요.

인생에 기쁨만 있다면 꽤 지루할 것이고,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깨닫지 못할 테니까요.

작가는 이 시집에서 픔으로 끝나는 말이 슬프다고 말했는데요.

픔은 안아주는 가슴의 옛말이라고 합니다.

내가 바라고 기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아픔, 슬픔이 저의 따뜻한 품으로 밝아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혼이 성숙해지기 위해서 시를 자주 읽어야겠어요.

시집의 뒷장에는 원고지가 들어 있어요. 원고지의 의미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어요.

직접 시를 지어 보라는 것일까? 시집을 선물할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으라는 것일까?

선택은 독자인 우리들의 몫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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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 의대 교수의 치매 일문일답 - 40년간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
피터 V. 라빈스 지음, 김성훈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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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가장 슬픈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억을 잊고, 나를 잊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워지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큰 아픔이죠.

치매는 워낙 유명한 질병이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병이기도 합니다.

치매에 관해서 검색하면 온라인에서는 정보가 넘쳐요. 어느 것이 믿을 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요.

치매를 제대로 알고 싶은 분은 이 책을 읽으시면 좋겠어요.

존스홉킨스의 치매 전문 의대 교수가 40년간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을 일문일답으로 엮은 책입니다.


책을 몇 장을 넘기자마자 충격에 휩싸였어요. 제가 치매에 대해서 너무너무 몰랐더라고요.

치매의 종류는 99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중 가장 흔한 네 가지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루이체치매, 이마관자엽치매 입니다.

치매의 정확한 진단은 사후 부검으로 알 수 있어요. 그전에는 의사가 판단해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죠.

부검하면 다른 가족에 대해서도 미리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고, 의학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치매에 대해 궁금한 점과, 치매 환자 가족들의 질문까지 모두 담았습니다.

의학 지식을 전하지만 일문일답 형식이라서 쉽게 읽을 수 있어요.

제가 궁금했던 것들도 이 책을 통해서 풀 수 있었어요.

파킨슨 병은 정신적 육체적 수행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지 치매와 동일하지 않다는 것, 가족 중에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으면 발병 위험이 2.5~3배 높다는 것, 수면장애와 알츠하이머병이 연관성 있다는 것 등......

앞으로 제가 치매에 걸릴 수도 있고 가족 중에서 환자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어요.

책에는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 자가 진단하는 법, 치료 과정 등 다양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요. 음악치료나 반려견 치료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환자의 특성을 잘 살펴서 적용해 보면 좋겠어요.

전혀 몰랐던 사실도 있더라고요.

치매가 있는 사람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은 폐렴이라고 합니다. 삼키기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흡인 위험이 커집니다.

흡인은 음식이나 입과 코의 분비물, 위의 내용물 등이 식도를 따라 내려가지 않고 폐로 들어가는 현상입니다. 흡인은 폐렴의 흔한 원인입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6장, 치매 환자의 가족들과 나눈 일문일답이었어요.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고, 도둑질한다고 의심하고, 죽은 사람을 살았다고 착각하는 환자의 곁에서 가족은 얼마나 힘이 들까요?

치매 환자와 가족을 40년이 넘게 치료하던 의사 선생님은 이 책을 쓰면서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의사 선생님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었어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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